제스트 프로토콜: 비트코인을 위한 자본 레이어를 겨냥하다
디지털 금에서 디지털 담보 자산으로, 아직 열리지 않은 BTC 자본을 연결하다.
Disclaimer: 본 보고서의 내용은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됩니다. 제스트 프로토콜은 디스프레드가 투자자로 참여한 프로젝트입니다.
1. 디지털 금에서 디지털 담보 자산으로

지난 몇 년간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의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상품 승인으로 증권 계좌를 통한 투자 경로가 열렸고, 비트코인은 제도권의 자산 배분 대상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이어 2025년 3월 미국 정부는 ‘전략 비트코인 준비금(Strategic Bitcoin Reserve)’ 설립을 지시하고, 몰수를 통해 확보한 BTC 중 준비금에 편입된 물량을 국가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도록 했다. 비트코인을 장기간 보유할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받아들이는 흐름이 민간 금융을 넘어 국가의 준비자산 정책으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시장 선구자들은 벌써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장기간 보유하는 데서 나아가, 자본시장에서 담보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바로 그것이다. BTC를 담보로 현금이나 스테이블코인을 조달할 수 있다면 보유자는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고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으며, 자금 공급자에게도 BTC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 수익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대출 상품이 등장하면서, 디지털 금으로 자리 잡은 비트코인은 실제 디지털 담보 자산으로도 쓰이기 시작했다.
기관 시장에서는 팔콘엑스(FalconX)가 2025년 5월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로부터 첫 비트코인 담보 금융을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기관 고객의 거래와 헤지, 유동성 운용에 필요한 자금을 비트코인을 담보로 마련한 것이다. 양사는 이번 거래를 시작으로 신용 거래 규모를 1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도 내놓았다.

개인에게는 코인베이스(Coinbase)가 BTC 기반 대출 유동성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열었다. 2025년 1월 선보인 서비스에서는 이용자의 BTC가 cbBTC로 전환돼 베이스(Base)의 모포(Morpho) 스마트 계약에 담보로 맡겨지며, 이를 바탕으로 모포 시장에 자금을 예치한 공급자들의 USDC를 차입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코인베이스는 고객 접점과 BTC 수탁·전환을 맡고, 담보 관리와 차입·상환·청산은 모포의 대출 계약을 통해 이루어진다. 모포의 2026년 8월 발표에 따르면 이 상품에 연결된 cbBTC 담보의 가치는 25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BTC를 팔지 않고 자금을 쓰려는 수요가 실제 금융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장기 보유 자산으로 자리 잡은 BTC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면서, 비트코인의 담보 자산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2. 아직 충분히 열리지 않은 네이티브 담보 시장

앞선 사례들과 위 표에서 살펴볼 수 있듯, 비트코인을 금융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이미 기관과 개인, 온체인과 오프체인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각 구조에 따른 보관·운용 조건을 수용해야만 한다. 차입자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은 크게 다음과 같다.
- 수탁기관 위험: BTC를 맡긴 기관의 관리 부실이나 지급 불능으로 담보를 제때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 래핑·브리지 위험: 래핑 BTC의 가치는 원본 BTC의 보관·상환 체계에 의존하며, 브리지를 거치는 구조라면 공격이나 검증 실패로 담보의 가치와 회수 가능성이 훼손될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 외부 계약·체인 위험: 디파이 담보를 관리하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취약점이나 외부 체인의 장애가 자산 손실 또는 상환·인출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자산 보관과 보안에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기관들은 BTC의 금융 활용 가능성보다 어떤 보안 가정 아래 보유 자산의 안전성을 지킬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비트코인 레이어 2(Layer 2, 이하 L2) 스택스(Stacks) 창립자 무니브 알리(Muneeb Ali)는 “기관들은 보관 통제권을 포기하거나 기반 체인 밖으로 옮기지 않고, 보유 비트코인으로 비트코인 수익을 얻기를 원한다”고 했으며, 기관용 디파이 플랫폼 센토라(Sentora) 공동창립자 헤수스 로드리게스(Jesus Rodriguez) 역시 “거래상대방 위험에서 기술적·경제적 위험으로의 전환이 기관 자금을 관망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기관이 받아들이는 보관·보안 조건은 서로 다르지만, 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받아들일 수 있는 보관·보안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금융 활용으로 이어지지 못한 자본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약은 BTC를 장기간 보유하려는 개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산을 활용하고 싶더라도 비트코인 체인 밖으로 옮기거나 제3자에게 맡기는 위험까지 감수하기는 어려울 수 있어, 이들이 받아들일 만한 보관 조건 아래에서 네이티브 BTC를 담보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시장은 여전히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동안 이러한 수요를 충족할 상품을 구현하기는 어려웠다. 비트코인의 제한적인 스크립트 기능만으로는 외부 대출의 상환·청산 여부를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BTC의 지급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관련 연구가 축적되면서 이러한 제약을 완화할 방법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중 주목할 만한 기술인 비트브이엠(BitVM)은 2023년 로빈 리누스(Robin Linus)의 제안에서 시작해 2026년 BitVM3까지 연구가 이어졌으며, 계산을 비트코인 밖에서 수행하고 잘못된 결과에 대한 증거를 비트코인에서 검증하는 방식을 택한다. 실용화를 가로막던 비용 부담에도 변화가 생겼다. BitVM3 논문은 BitVM2의 최악 조건 분쟁 비용을 약 1만 6,000달러로 설명한 반면, BitVM3의 전체 온체인 비용은 약 9달러로 추산했다. 오프체인 비용을 제외한 2 sat/vB 수수료 가정의 평가이지만, 분쟁 처리에 필요한 자본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상품화 가능성을 높이는 진전이다. 비트코인 밖의 금융 거래를 검증해 BTC 정산에 연결하는 구상도 이처럼 기술과 비용 양쪽에서 점차 실용화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보안 조건 때문에 금융에 활용되지 못했던 BTC를 대출 시장으로 연결할 길이 열리게 된다. 수탁이나 래핑을 꺼리던 보유자도 BTC를 비트코인에 둔 채 지급 조건을 엄격하게 제한할 수 있다면, 매도 없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BTC가 외부 체인의 래핑 자산으로 전환되지 않은 채 보관되어 있는 만큼, 기존 대출 상품이 닿지 못했던 자본을 금융시장으로 연결할 가능성도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비트코인의 주요 보유·활용 경로를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래핑 BTC가 디파이에 담보와 유동성을 공급하고, 기업과 금융기관의 BTC가 대출 및 신용 공급의 기반이 되는 모습 등을 통해 비트코인을 생산적인 자본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미 여러 경로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처럼 비트코인의 디파이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가운데, 온체인 보안 위협도 커지고 있다. 서틱(CertiK)이 집계한 2026년 상반기 코드 취약점 관련 사고는 204건에 달했으며, 앤트로픽(Anthropic)의 연구에서도 모의 환경에서 AI의 스마트 컨트랙트 공격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앞서 살펴본 코인베이스와 모포의 사례는 온체인 금융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금융 활용이 확대되는 것과 별개로, 이용자가 외부 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의 보안 위험에 노출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단순히 중앙기관의 관리 역량에 대한 신뢰를 더하는 것만으로는 보다 엄격한 보관·보안 조건을 원하는 보유자를 설득하기 어렵다.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본질적으로 외부 스마트 컨트랙트의 취약점이 담보의 임의 유출로 이어지는 경로 자체를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 아래, 네이티브 BTC 담보는 또 다른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시한다. 비트코인의 제한적인 스크립트는 실행 가능한 연산과 상태 변화의 범위를 좁혀 복잡한 기능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공격 표면을 줄인다. 여기에 담보의 지급 경로를 미리 정한 상환·청산 거래로 제한하는 설계를 결합하면, 외부 금융 계약의 오류가 곧바로 BTC의 임의 유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구조를 짤 수 있다.
특히 담보 BTC의 보관과 최종 정산을 비트코인 메인 체인에 둔다는 점은 큰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외부 대출 계약과 상태 검증에 필요한 신뢰 가정은 남지만, 담보를 별도 L2의 보관·정산 체계에 의존시키는 부담을 줄이면서 거래 확정에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 예산을 직접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보안 기반을 유지한 채 금융 활용의 문턱을 낮추는 기술은, 그동안 보관에만 머물렀던 막대한 BTC 자본을 새로운 담보 공급원으로 연결하고 비트코인 대출 시장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 비트코인에 더 많은 자본이 축적되고, BTC를 대차대조표에 편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며 금융 활용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까지 정비된다면, 네이티브 BTC 담보가 연결할 수 있는 자본의 범위도 더욱 넓어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실제 담보 제공과 차입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유자들이 요구하는 엄격한 보관·보안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면, 막대한 BTC 자본이 금융시장으로 새롭게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장의 전개는 분명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수요를 겨냥한 네이티브 BTC 담보 상품은 이제 막 초기 검증 단계에 들어섰다. 바빌론(Babylon)은 BTC를 비트코인 위의 볼트에 보관하고 그 담보 상태를 외부 대출 시장에 연결하는 트러스트리스 비트코인 볼트(Trustless Bitcoin Vaults, TBV)를 개발해, 에이브(Aave) v4와 연동한 공개 테스트넷에서 이 구조를 시험하고 있다.
제스트 프로토콜(Zest Protocol) 역시 BTC를 비트코인에 보관한 채 외부 체인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차입할 수 있는 비트코인 담보 볼트(Bitcoin Collateral Vaults, BCV)를 공개 메인넷 데모로 선보였다. 이러한 담보 연결을 다양한 금융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 아래, 제스트 프로토콜은 스스로를 ‘비트코인을 위한 자본 레이어’로 정의하고 나섰다.
2.1. 제스트 프로토콜이 겨냥하는 비트코인을 위한 자본 레이어

제스트 프로토콜은 BTC를 비트코인 메인 체인에 보관하면서도 그 가치를 금융에 활용하려는 보유자들을 겨냥한다. 실제 BTC는 비트코인에 남겨두고 그 담보 가치를 여러 금융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BCV의 공개 메인넷 데모에서는 BTC를 담보로 외부 체인에서 USDC를 차입할 수 있다.
BCV는 BTC를 메인 체인에 보관하면서 그 담보 가치는 이미 유동성과 대출 인프라가 갖춰진 EVM 시장에서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위해 BTC의 지급 목적지를 사전에 제한하고, 외부 대출의 상환·청산 조건에 따라 미리 정한 거래가 실행되도록 했다.
BCV는 초기 담보 대출 운영을 시작으로 향후 차입 자금의 운용 전략 큐레이팅과 수탁기관의 기존 대출 업무 자동화로 사업 범위를 넓혀 갈 계획이다. 이 가운데 운용 전략 큐레이팅은 이용자가 BTC를 예치하면 큐레이터가 이를 담보로 한 차입과 자금 운용을 함께 관리하고, 운용 성과를 BTC나 스테이블코인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구현되면 직접 자금을 빌리려는 보유자뿐 아니라 BTC 운용을 맡기려는 보유자도 BCV를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제스트 프로토콜은 비트코인 L2 생태계가 형성되던 초기부터 스택스에서 대출 프로토콜을 구축해 왔다. 스택스는 트랜잭션 이력의 확정성을 비트코인에 연결해 그 보안을 활용할 수 있는 비트코인 L2 프로젝트로, 제스트 프로토콜은 이 위에 BTC 기반 자산의 예치와 차입을 지원하는 금융 기반을 먼저 마련했다. 즉, 스택스에서는 L2 안의 BTC 기반 자산을 운용하려는 수요를, BCV로는 BTC를 비트코인 레이어 1(Layer 1, 이하 L1)에 보관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다.
이처럼 제스트 프로토콜은 스택스에서 쌓아 온 금융 기반을 유지하면서, BCV를 통해 네이티브 BTC 담보와 그에 연결되는 운용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 한다. 본 리포트에서는 이러한 확장의 중심에 있는 BCV가 BTC의 보관과 금융 활용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그 기술 구조와 시장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3. BCV의 기술 구조와 BitVM 검증

BCV는 제스트 프로토콜이 공개 메인넷 데모로 선보인 네이티브 BTC 담보 상품으로, 실제 BTC 담보와 USDC 차입을 연결한다. 이용자는 비트코인의 탭루트(Taproot) 볼트에 BTC를 보관하고, 그 담보 상태를 나타내는 vaultBTC를 통해 EVM 대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차입할 수 있다. 대출에 쓰이는 스테이블코인은 해당 시장의 자금 공급자가 제공하며, 이들은 차입자가 지불하는 이자를 받는다.
상용 설계에서는 비트코인 라이트 클라이언트(light client)로 볼트 UTXO의 거래 포함 여부와 필요한 블록 확정을 확인하고, 발행 모듈이 해당 출력의 구성과 수익자 연결을 검증해 vaultBTC 발행을 승인한다. 이렇게 발행된 vaultBTC는 특정 볼트의 담보 상태를 대출 계약에 전달하는 기록으로, 이전 범위가 허용된 프로토콜 계약으로 제한되어 일반적인 래핑 BTC처럼 자유롭게 유통되지는 않는다. 비트코인에 남아 있는 담보를 외부 대출 시장이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역할이 있다.
이처럼 BCV는 담보 BTC의 보관과 정산을 비트코인 L1에 두고, 대출 자금의 공급과 차입은 외부 체인에서 이루어지도록 역할을 나눈다. 두 체인을 연결하려면 외부 대출의 상환·청산 조건이 충족됐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BTC 정산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제스트 프로토콜은 2단계에서 이 검증을 BitVM으로 수행하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볼트와 대출을 연결하는 기본 구조는 유지하되, 정산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방식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전환에 앞서, 현재 1단계에서는 사전 서명 거래와 감시자(watchtower), 가디언 평의회(guardian council)를 통해 담보를 운용한다. 감시자는 외부 대출 상태를 게시하고, 가디언은 부당한 정산에 이의를 제기하는 역할을 맡는다.
3.1. 사전 승인한 주소로 담보의 이동을 제한하는 구조

비트코인은 보안을 중시해,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의도적으로 제한한 스크립트 언어를 사용한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상에서 복잡한 금융상품을 구현하는 데에는 제약이 따르지만, 담보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이러한 제약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거래가 따르는 규칙을 단순하게 유지할수록 그 동작을 예측하고 검증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BCV는 여기에 공동 서명과 사전 승인 거래를 결합해, 담보를 보낼 주소를 임의로 바꾸지 못하도록 설계했다.
BTC를 담보로 맡기는 차입자는 예치 시 프로토콜 측과 함께 반환·청산 거래에 미리 서명하며, 이때 각 거래의 금액과 지급처도 고정한다. 이러한 사전 승인 조건을 운영자들이 임의로 바꾸지 못하도록, 제스트 프로토콜은 볼트의 키 경로에 차입자와 프로토콜 양쪽의 키를 요구한다. 따라서 운영자들이 공모하더라도 차입자의 키 없이 새로운 지급처로 보내는 거래를 만들 수 없다. 이미 승인한 반환·청산 거래는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면 차입자의 재서명 없이 실행할 수 있다. 한편 가디언은 부당한 지급에 대응할 때 별도로 마련된 반환 경로를 사용한다. 사전 승인된 반환 조건이 적용된 지급 출력의 BTC를 미리 지정한 볼트로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가디언 역시 반환 목적지를 임의로 바꿀 수는 없다.
담보의 지급처를 제한하는 장치와 함께, 차입자가 프로토콜의 협조 없이 BTC를 회수할 경로도 마련했다. 독립 회수 경로가 적용되는 볼트에 BTC가 아직 지출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면 해당 출력의 타임락이 만료된 뒤 차입자는 이를 회수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기존 비트코인 키와 공개된 볼트 정보이며, 가디언이나 프로토콜의 협조는 필요하지 않다. 일반적인 상환 후 담보 해제와는 별개의 경로로, BTC를 회수하는 것 자체가 외부 체인의 부채를 상환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BCV는 운영자가 담보의 지급처를 임의로 바꾸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동시에, 차입자가 정해진 조건 아래 스스로 BTC를 회수할 경로도 마련했다. 사전 서명과 지급처 제한은 외부 시스템의 문제가 담보의 임의 유출로 번지는 경로를 줄이고, 독립 타임락 회수는 프로토콜이나 가디언의 협조에 의존하지 않고 BTC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한다.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담보의 이동과 회수를 전적으로 운영자의 판단에 맡기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다.
다만 담보를 어디로 보낼 수 있는지 제한하는 것과, 실제로 청산 조건이 충족됐는지 확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제스트 프로토콜은 2단계에서 이 판단에 BitVM을 도입할 계획이다.
3.2. BitVM으로 외부 대출 상태를 검증하는 구조

2단계에서 제스트 프로토콜이 목표로 하는 검증은 정산 주장을 먼저 게시하고, 잘못된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방식이다. 상환 완료나 청산 조건 충족을 주장하는 비트코인 거래가 게시되면 다른 참여자들이 이를 검증할 시간을 갖게 되며, 이의 제기 없이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정산이 완료된다. 반면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주장자가 외부 대출 상태에 관한 서명된 영지식 증명을 제시해야 한다.
계획된 이의 제기 체계에서는 검증자가 정산 주장이 유효하지 않음을 입증하고, 비트코인에서 강제되는 규칙을 통해 부당한 지급을 차단할 수 있다. 외부 대출 계약 전체를 비트코인에서 실행할 필요 없이, 잘못된 정산을 막을 근거를 비트코인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전환은 증명 체계와 운영 도구의 성숙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2단계에서 청산의 정당성 판단이 BitVM 검증으로 넘어가면 감시자는 공동 서명과 거래 갱신을 맡고, 가디언은 청산 심사에서 물러나 반환 이의 제기와 증명 체계 보호에 집중하게 된다. 검증 체계가 안정될수록 이들의 개입 범위도 점차 줄여 나가는 구상이다.
최종적으로는 누구나 보증금을 걸고 검증 노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참여를 개방할 계획이다. 이 경우 자금 공급자는 공급한 자본을, 차입자는 자신의 담보를 직접 감시하며 부당한 정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지정 기관에 맡겼던 검증의 범위가 공개 참여 검증망으로 넓어진다.
다만 BitVM의 이의 제기 기반 검증 특성상, 정해진 기간 안에 최소 한 명의 정직한 검증자가 잘못된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BCV 역시 이 조건과 비트코인·목적지 체인의 합의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지정 기관에 의존하던 검증을 공개 참여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는 설계로 구성되어 있다.
3.3. 필요한 담보만 정산하고 나머지를 유지하는 방식

비트코인은 계좌의 잔액을 조금씩 차감하는 대신, 아직 사용하지 않은 개별 금액 기록인 UTXO를 소비해 거래를 만든다. 지폐를 건네고 거스름돈을 받듯, 기존 UTXO를 통째로 소비한 뒤 지급할 금액과 남길 금액을 새 출력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부분 청산을 지원하려면 하나의 거래에서 필요한 금액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담보로 남길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BCV는 담보를 미리 쪼개 보관하는 대신, BTC 가격과 미상환 부채의 지원 가능한 조합별로 청산 지급액과 잔여 담보를 정한 거래에 차입자가 미리 서명하도록 한다. 이러한 거래들의 집합이 청산 그리드(liquidation grid)다.
위 그림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로, 1 BTC를 ‘0.15 BTC 지급·0.85 BTC 유지’, ‘0.2 BTC 지급·0.8 BTC 유지’, ‘0.25 BTC 지급·0.75 BTC 유지’로 나누는 세 가지 거래를 보여준다. 각 칸의 금액과 지급처는 사전에 고정되며, 이들 중 현재 BTC 가격과 미상환 부채 조건에 맞는 거래가 선택된다. 이렇게 선택된 거래는 차입자의 추가 서명 없이 실행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도 청산인이 금액이나 지급처를 임의로 바꿀 수는 없다. BTC 가격이나 부채가 변하더라도 미리 승인한 범위 안에서는 조건에 맞는 기존 거래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변동으로 그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에 한해서만 새로운 승인이 필요하다.
한편, 조건에 맞는 청산 거래를 실행하려면 그 결과로 남겨질 담보의 보호 조건도 미리 갖춰야 한다. 위 그림의 0.2 BTC 지급 거래라면, 남겨질 0.8 BTC 역시 남은 대출의 담보이므로 이후 청산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스트 프로토콜은 이 거래로 생길 잔여 UTXO에 연결된 후속 보호 거래를 먼저 준비하고, 그 준비가 끝나야 청산 거래를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제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거래가 실행되면 기존 1 BTC UTXO는 소비되고, 청산 지급 출력과 새 담보 볼트가 만들어진다. 수수료와 청산 보너스를 제외한 예시에서 0.2 BTC는 보호 조건이 적용된 지급 출력에서 검증과 대기 절차를 거쳐 청산인에게 전달되며, 0.8 BTC는 새 주소의 볼트에 남는다. 주소는 달라져도 같은 차입자 키 아래에서 남은 대출의 담보로 이어지므로, 예치금을 처음부터 여러 볼트로 나누지 않고도 부분 청산을 지원할 수 있다.
부분 인출에서도 마찬가지로 차입자는 인출 거래와 그 결과로 남겨질 담보의 보호 조건을 함께 승인한다. 대출과 거래 요건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일부 BTC를 회수하더라도, 잔여 담보가 대출을 계속 뒷받침하도록 하는 것이다.
3.4. 플래시 정산과 청산 유동성

네이티브 BTC 담보를 기존 디파이 대출 시장에 연결하려면 청산 속도의 차이도 해결해야 한다. 청산인이 부채를 대신 갚은 뒤 실제 BTC를 받기까지 수 시간에서 수 일을 기다려야 한다면 자금이 묶이고 가격 변동에도 노출되기 때문이다. 제스트 프로토콜이 상용 설계에 포함한 플래시 정산 모듈(Flash Settlement Module)은 래핑 BTC를 먼저 지급하고 비트코인 담보는 후속 정산하는 방식으로 이 간극을 메운다.
모듈은 청산인이 플래시 대출로 조달한 스테이블코인으로 부채를 상환하고 vaultBTC를 넘겨받는다. 이어 이를 담보로 전용 풀에서 cbBTC나 WBTC를 차입해 청산인에게 지급하며, 청산인은 이를 매도해 같은 EVM 거래 안에서 플래시 대출을 갚을 수 있다. 이후 실제 BTC를 받은 정산 상대방이 래핑 BTC를 공급하면 모듈이 전용 풀의 차입금과 이자를 상환하고, 잉여분이 있으면 차입자에게 돌려준다.
이처럼 청산 대금을 EVM에서 먼저 지급하면, 자금을 빌리고 갚는 과정을 하나의 거래 안에서 끝내야 하는 플래시 대출도 BCV 청산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 EVM 시장의 청산 참여자들이 익숙한 자금 조달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고, 비트코인의 최종 정산까지 자기 자금을 묶어 둘 부담도 줄어드는 셈이다. 참여자가 늘어나 낮은 청산 보너스로도 청산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차입자의 담보 소모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실제 BTC가 회수될 때까지 자금을 공급하는 래핑 BTC 풀은 정산 지연과 부족분의 위험을 부담하게 되는데, 제스트 프로토콜은 이에 대비한 보험기금을 도입할 계획이다.
4. 제스트 프로토콜과 바빌론의 BTC 담보 설계

두 상품은 모두 네이티브 BTC 담보 시장을 개척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 제스트 프로토콜은 실제 BTC와 USDC를 사용하는 한도 제한형 공개 메인넷 데모를 선보였으며, 바빌론은 공개 테스트넷에서 에이브 v4 연동을 시험하고 있다.
제스트 프로토콜의 BCV와 바빌론의 TBV는 BTC를 비트코인에 보관하고, 외부 대출 상태에 따라 미리 정한 경로로 담보를 정산한다는 공통점을 갖지만, 정산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방식은 다르다. 현재 제스트 프로토콜의 1단계에서는 차입자가 미리 승인한 거래를 외부 상태에 대한 증언에 따라 실행하며, 가디언이 부당한 지급을 되돌리는 역할을 맡는다.
바빌론의 공개 테스트넷은 이더리움에서 담보 회수 승인이 확정됐다는 사실을 영지식 증명으로 제시하고, BABE를 통해 비트코인의 지급 조건에 연결한다. 바빌론 랩스(Babylon Labs) 등이 공동 연구한 BABE는 위트니스 암호화(witness encryption)와 가블드 서킷(garbled circuit)을 결합한 기술로, 유효한 증명이 있어야 얻을 수 있는 비밀값으로 이의 제기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테스트넷에는 비상시 지급을 차단하는 보안 평의회(Security Council)도 두고 있다.
향후 제스트 프로토콜은 2단계에서 BitVM으로 정산을 검증하고 가디언의 역할을 점차 축소할 계획이다. 바빌론 역시 프로토콜이 성숙하면 보안 평의회를 없애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두 상품은 담보를 정산할 때 UTXO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바빌론은 정해진 순서대로 필요한 볼트를 전체 단위로 정산하고, 나머지 볼트의 BTC는 담보로 유지한다. 청산 규칙에 따라 산정한 초과 회수분은 남은 부채를 줄이는 데 사용되며, 부채를 모두 갚고도 남는 금액은 WBTC로 지급된다. 반면 제스트 프로토콜은 한 볼트에서 사전 승인된 금액을 정산하고, 잔여 BTC는 새 볼트의 담보로 이어 가도록 설계했다. 담보를 여러 크기의 볼트로 미리 나누지 않고도 정산할 금액을 조정할 수 있어, 차입자의 담보 관리 부담을 덜 수 있다.
이 차이는 청산뿐 아니라 자발적인 인출에도 적용된다. BCV에서는 조건에 맞는 초과 BTC를 인출하면서 나머지를 네이티브 BTC 담보로 유지할 수 있다. 바빌론도 대출 조건을 충족하면 일부 볼트를 인출할 수 있으며, 포털에서 담보 분할 규모를 추천하고 청산이 시작되기 전까지 볼트 순서를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만 조정 단위는 개별 볼트 전체다. 이처럼 허용된 범위 안에서 정산·인출 금액을 세밀하게 조정하면서 잔여 BTC를 담보로 이어 갈 수 있다는 점은 BCV의 운용상 강점으로 볼 수 있다.
담보를 조정하는 방식 외에, 독립 회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차이가 있다. 바빌론은 볼트 제공자의 협조 없이 BTC를 회수하는 경로에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 WOTS 키를 사용하는 반면, 제스트 프로토콜의 BCV는 차입자의 기존 비트코인 키를 활용한다. BCV도 회수에 필요한 공개 볼트 정보는 확보해야 하지만, 별도의 비밀 복구 키를 추가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상품을 선택할 때는 운용 편의성뿐 아니라 수수료와 청산 조건, 정산 유동성 등 실제 이용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국 두 프로젝트가 이러한 조건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하느냐가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5. 비트코인 자본 레이어를 향한 도전
5.1. L1과 L2를 아우르는 확장 전략

제스트 프로토콜이 표방하는 ‘비트코인 자본을 위한 레이어’에서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제스트 프로토콜이 비트코인 L1과 L2를 함께 겨냥한다는 점이다. BTC를 보유하는 방식과 추가 수익을 위해 감수하려는 위험은 사람마다 다르다. 보관 조건과 안정성을 우선하는 보유자는 메인 체인의 BTC를 담보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상품을 택할 수 있지만, 합성 자산이나 레버리지 운용처럼 다양한 전략을 원한다면 여러 금융 계약을 조합할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 환경이 필요해진다. 어느 범위까지 자산을 운용할 것인지에 따라 선택할 상품과 추구할 수익률도 달라지는 것이다.
제스트 프로토콜이 얼마 전 새롭게 개발한 비트코인 스테이킹 볼트가 바로 그 대표적 사례다. 스택킹다오(StackingDAO)에 sBTC를 스테이킹하면 stBTC를 받으며, 보상이 쌓일수록 stBTC를 통해 돌려받을 수 있는 sBTC의 양이 늘어난다. 제스트 프로토콜의 볼트는 이 stBTC를 담보로 sBTC를 빌린 뒤, 빌린 sBTC도 스테이킹해 stBTC를 추가로 확보하는 루핑 상품을 제공한다. 루핑을 활용하면 stBTC의 목표 순수익률 약 2.6% 대비 약 6~8%의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
이처럼 L2는 레버리지 운용과 합성 자산 설계, 다양한 디파이 상품 구성을 통해 비트코인을 수익 창출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힌다. 여기에 영지식 증명을 활용해 처리 능력을 높이거나 프라이버시 기능을 더하려는 기술적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메인 체인만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금융 수요와 새로운 기능에 대한 요구를 함께 수용한다는 점에서, L2에는 고유한 역할과 시장이 존재하는 셈이다.
5.2. 확고한 비트코인 L2 기반이 갖는 의미

제스트 프로토콜은 sBTC와 나카모토 업그레이드 개발에 참여하는 등 스택스의 기술 개발과 금융 생태계 형성에 오랫동안 기여하며, 생태계 유동성의 핵심 축을 이루는 대출 앱으로 자리 잡았다. 디파이라마 집계 기준으로 스택스의 총예치자산(Total Value Locked, TVL) 중 약 84.6%를 제스트 프로토콜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아래 현재 제스트 프로토콜은 스택스에서 BTC 기반 자산의 예치·차입과 자동화된 운용 상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스택스 기금(Stacks Endowment)의 지원 아래 유동성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즉, 스택스 생태계에 이미 단단히 자리 잡은 가운데, BCV를 통해 네이티브 BTC 담보라는 새로운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셈이다. 제스트 프로토콜이 현재 확보한 스택스 생태계 내 시장 점유율의 의미는, 현재 비트코인 L2 분야에서 스택스가 차지하는 입지를 함께 살펴볼 때 더욱 흥미로워진다.
5.3. 비트코인 L2 재편 속 스택스의 입지

지난 사이클에는 멀린(Merlin), 비스퀘어(B² Network), 밥(BOB), 비트레이어(Bitlayer), 코어(Core) 등 비트코인의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그러나 코어·멀린·비트레이어 등의 TVL이 고점 대비 크게 줄어드는 등, 여러 신규 주자들이 시장에 자리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50만 달러를 투자받은 또 다른 비트코인 L2 프로젝트인 보타닉스(Botanix)는 2026년 6월 메인넷 운영 종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 배경에는 토큰 발행 이후 남은 베스팅에 따른 공급 부담, 운영 이력이 짧은 체인의 보안성에 대한 신뢰 부족,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과 유동성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고, 프로젝트마다 구체적인 사정 또한 다르겠지만, 지난 사이클의 신규 주자들이 초기의 기대를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초기부터 비트코인 확장을 추진해 온 스택스와 루트스탁(Rootstock)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큰 생태계와 유동성 기반을 유지하고 있으며, 위 비교 대상 체인 TVL의 약 79.1%를 차지한다. 스택스 역시 다소 큰 시장 조정을 겪기는 하였으나, 신규 주자들이 부진한 가운데 비트코인 L2 시장의 주요 축으로 남아 상대적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주요 비트코인 L2 네트워크의 TVL과 토큰 가격이 고점보다 크게 낮아진 만큼 시장의 위축은 분명하다. 그러나 필자는 이를 비트코인의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수요가 사라졌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막대한 BTC 자본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이어지지만, 메인 체인의 제한적인 스크립트로 구현할 수 있는 상품과 기능은 좁기 때문이다. 자본의 규모와 매력에 비해 이를 활용할 기술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그 간극을 메우려는 개발과 사업 시도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으로는 제스트 프로토콜의 stBTC 루핑 상품처럼 여러 디파이 기능을 조합한 운용 전략을 구현하거나, 비트코인 담보 채권처럼 보다 복잡한 금융상품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기술적으로도 프라이버시 강화나 영지식 증명을 활용한 검증 등 비트코인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스타크넷(Starknet)은 비트코인에 영지식 증명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L2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바 있으며, 스택스 역시 2026년 공식 로드맵을 통해 프라이버시 기능 도입 계획을 밝혔다.
이와 같은 금융·기술적 시도가 이어지며 L2가 다시 주목받는다면, 제스트 프로토콜이 스택스에서 단단히 다져 온 생태계 내 입지도 중요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새로운 금융 수요를 맞이할 때 이미 운영 중인 제품과 축적된 유동성 기반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5.4. 비트코인 개발에 쌓은 전문성

제스트 프로토콜 공동창립자 타이코 오나쉬(Tycho Onnasch)는 비트코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인 트러스트 머신스(Trust Machines)에서 스테이킹 사업자와 수탁기관을 스택스 생태계에 연결하는 사업 개발에 참여했다. 현재는 네덜란드의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 트레저리(Treasury)에서 비트코인 전략 책임자로 기업의 BTC 보유·운용 전략을 수립하는 등 금융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을 중점적으로 다뤄 왔다.
또 다른 공동창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인 에밀(Emil E.)은 비트코인 연결 기술과 스마트 컨트랙트 보안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왔다. 그가 이끄는 기술팀은 BTC를 스택스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하는 sBTC 개발에 기여했으며, 에밀은 비트코인 L2 스택스의 개발 언어인 클래리티(Clarity)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의 보안 감사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참여했다.
타이코의 사업·운용 경험과 에밀의 개발·보안 전문성이 결합돼 있다는 점에서, 제스트 프로토콜의 창업진은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사업적·기술적 이해를 두루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5. 투자 유치와 주요 투자자

2024년 5월, 제스트 프로토콜은 드레이퍼 어소시에이츠(Draper Associates)가 주도하고 바이낸스 랩스(Binance Labs) 등이 참여한 350만 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드레이퍼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 팀 드레이퍼(Tim Draper)는 테슬라(Tesla), 스페이스엑스(SpaceX), 코인베이스, 로빈후드(Robinhood) 등에 투자하며 기술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일찍 포착해 온 투자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동시에 그는 비트코인에도 일찍 주목해 2014년 미국 정부 경매에서 약 3만 BTC를 매입한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는 제스트 프로토콜에 투자하며 “BTC를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활용하고 싶다. BTC를 생산적으로 운용하려 여러 시도를 해봤지만 쉽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BTC 보유자이자 투자자로서, 자산을 보다 유연하게 운용할 필요성을 직접 느껴 온 셈이다. 이러한 경험에서 비롯된 비트코인 금융 수요에 대한 이해와 업계에서의 인지도는, 제스트 프로토콜이 제시하는 금융상품의 필요성을 시장에 설명하는 데에도 설득력을 더할 수 있다.
2025년 바이낸스 랩스에서 이름을 바꾼 이지랩스(YZi Labs)는 독립 투자 조직으로 재편된 이후에도, 그동안 거래소 생태계에서 쌓은 네트워크와 사업 육성 역량을 바탕으로 초기 프로젝트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을 갖춘 이지랩스는 제스트 프로토콜이 협업할 사업자를 찾고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는 유력한 웹3 사업 육성 파트너다.
비트코인의 금융 활용에 대한 이해와 웹3 사업을 키워 온 역량을 함께 갖춘 투자자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제스트 프로토콜은 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탄탄한 투자자 기반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6. 마치며

필자가 장기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더 엄격한 보관·보안 조건 아래에서 금융 활용이 가능해졌을 때 새롭게 움직일 비트코인 자본이다. 자산을 매도하지 않으면서 수익과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수요는 대규모 기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BTC를 장기적으로 적립하는 개인과 기업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보관·보안 조건이 갖춰진다면, 그동안 금융 활용에서 빠져 있던 막대한 BTC 자본이 새로운 담보 공급원으로 유입될 길이 열린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에 이어 디지털 담보 자산으로도 쓰이면서, 기존 금융시장이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던 자본을 연결하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한 금융 비전과 투자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는 비트코인이 현대 금융시스템의 “기초 담보이자 자본 자산”이 되는 미래를 조망하며, 그 위에 신용과 수익 상품을 구축하는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a16z 크립토(a16z crypto) 역시 2026년 1월 바빌론에 1,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며, BTC의 담보 활용이 “디파이를 위한 최대 규모의 미활용 온체인 자본”을 개방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비트코인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을 넓히려는 기대가 네이티브 담보 인프라에 대한 실제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택스의 다양한 금융상품 수요와 BCV의 보수적인 네이티브 담보 수요를 함께 겨냥하는 제스트 프로토콜의 도전은 타당해 보인다. 기존 시장의 입지를 유지하면서 아직 충분히 열리지 않은 자본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자본을 위한 레이어’가 겨냥할 시장 기회는 상당하다. 팀의 개발 경험과 서로 다른 산업 경험을 가진 동서양 투자자들의 참여도 이를 뒷받침할 기반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앞으로 확인할 것은 이러한 기술적 이해와 자본적 기반을 실제 시장 채택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BCV의 구현과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보유자들이 그 보안 조건을 받아들여 지속적인 차입과 운용에 나선다면 잠재된 수요의 크기도 드러날 것이다.
제스트 프로토콜 생태계의 장기적인 성장은 비트코인 금융시장이 얼마나 넓어지고, 그 안에서 제스트 프로토콜이 얼마나 많은 담보와 금융 활동을 연결해 지속 가능한 수익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성과가 ZEST 토큰의 가치로 이어지려면, 향후 토크노믹스 역시 제품의 이용과 수익을 토큰의 수요·효용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시장의 확대와 제품의 채택, 그 성과를 토큰과 생태계에 귀속시키는 설계가 맞물릴 때 ‘비트코인을 위한 자본 레이어’가 갖는 잠재력도 보다 선명하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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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lconX · 캔터 피츠제럴드와의 첫 비트코인 담보 금융
- Morpho · 베이스 대출 시장과 코인베이스 대출 실적
- Strategy · 마이클 세일러의 비트코인 담보·디지털 신용 구상
- a16z crypto · 바빌론 투자 발표와 네이티브 BTC 담보 비전
- Stacks · HashKey의 비트코인 스테이킹 참여와 무니브 알리 발언
- DefiLlama · 기관의 디파이 참여 장벽에 관한 Sentora 인터뷰
- BitVM · BitVM3 논문
- CertiK · Hack3d 2026년 상반기 보안 보고서
- Anthropic · AI의 스마트 컨트랙트 공격 능력 평가
- Zest Protocol · Bitcoin Collateral Vaults 공식 발표 · 부분 인출·자체 회수와 BitVM 검증 구상 · BCV의 단계별 설계와 담보·정산 구조 · ZEST의 현재 역할과 향후 계획 · BCV 기술 문서 · 독립 타임락 회수 · 승인 범위와 잔여 담보 보호
- Babylon · Trustless Bitcoin Vaults 개요 · 청산 구조와 초과 회수분 처리 · 부분 인출과 독립 회수 절차 · 공개 테스트넷의 BABE·SP1 파라미터 · 볼트 분할 추천과 청산 순서 · 검증 참여자와 정산 역할
- Stacks · 비트코인 확정성 · 2026년 로드맵: 프라이버시와 결제 기능의 확장
- Starknet · 영지식 증명을 활용한 비트코인 L2 구상
- Zest Protocol · 레버리지 스테이킹 볼트의 구조와 목표 수익률
- Zest Protocol · 비트코인 L2 핵심 개발 기여 · 에밀과 클래리티 보안 감사 활동 · 스택스 시장의 유동성 인센티브
- Bitlayer · 베스팅 일정 공시
- Syndicate One / Botanix · Botanix의 1,150만 달러 투자 유치 · 운영 종료와 시장 수요에 관한 설명
- Treasury · 타이코 오나쉬의 경영진 프로필
- YZi Labs · Binance Labs부터 이어진 프로젝트 육성 이력
- Draper Associates / Zest Protocol · 팀 드레이퍼 프로필 · 시드 투자 발표와 팀 드레이퍼 발언
- River · Navigating Bitcoin Storage: 자기 보관 BTC 추정
- DefiLlama · 스택스 TVL · 비트코인 확장 체인 TV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