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Data Insight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특정 주제를 조망하고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스테픈(Stepn)이 불러일으킨 M2E(Move-to-Earn) 열풍은 많은 유사 프로젝트들을 등장시켰습니다. 하지만 스테픈이 보여준 한계처럼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은 토크노믹스에서 비롯된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노출했고, 좋지 않은 시장 상황으로 인해 토큰 가격의 하락과 유저 이탈을 막지 못했습니다.
국내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등장했으나, 글로벌 프로젝트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운영이 녹록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상반기부터 다른 프로젝트들에 비해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준 국내 M2E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바로 “슈퍼워크(Superwalk)”입니다.
이하에서는 슈퍼워크의 데이터를 살펴보면서 프로젝트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23년 10월까지의 온체인 지표를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프로젝트 특성상 오프체인에서 운영되는 부분이 많아 일부 분석은 슈퍼워크 팀이 제공해 주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2. 프로젝트 소개
슈퍼워크는 2022년 7월에 런칭한 M2E 프로젝트로, 스테픈을 비롯한 프로젝트와 같이 유저들이 앱을 실행한 후 걷거나 뛴 활동을 기록하고 그에 맞는 토큰 보상을 부여하는 디앱(dApp)입니다. 크게 신발 NFT, WALK, GRND의 3가지 자산을 중심으로 게임 생태계가 형성되며, 각각 다음의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 신발(Shoes) NFT
- 유저가 보유한 NFT 개수와 능력치에 따라 토큰 보상량이 차등화
- WALK 토큰을 사용하여 신발 능력치 업그레이드가 가능
- WALK
- 유틸리티 토큰으로 유저의 활동량에 비례하여 WALK 토큰을 통해 보상을 부여
- 각종 게임 아이템 구매 혹은 신발 NFT 업그레이드 및 수리에 사용
- GRND
- 거버넌스 토큰으로 스테이킹 자산으로 사용되며 추후 거버넌스 기능 도입 예정
- 이벤트 참여 보상으로도 사용
유저들은 위 자산들을 모으고 사용하면서 디앱과 상호작용하며, 그 과정에서 기록되는 지표들을 살펴보면서 프로젝트 현황을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3. 화제성 증가와 커뮤니티의 성장
- 특정 프로젝트와 연관 없는 주요 크립토 텔레그램 대화 채널 5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슈퍼워크 관련 키워드 언급량은 2022년 4분기부터 꾸준히 상승하였으며, 분기별 언급량 증가율은 30~50% 수준을 보여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 23’ Q1 전분기 대비 증가율: 56%
- 23’ Q2 전분기 대비 증가율: 47%
- 23’ Q3 전분기 대비 증가율: 35%
- 프로젝트의 커뮤니티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적인 언급량 자체는 많지 않으나, 언급량 증가 추이로 미루어 보았을 때 프로젝트 외부에서의 화제성이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 프로젝트 커뮤니티의 활성도 추이는 슈퍼워크 유저들의 주요 커뮤니티로 활용되고 있는 슈퍼워크 디스코드 분석을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 프로젝트가 런칭한 직후인 작년 하반기부터 디스코드 한국 채널의 대화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2023년 6월 이후 대화량은 상승 추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9월 대화량은 전월 대비 약 83% 상승하였으며 전체 대화량이 2만 건에 육박하여 급격한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 글로벌 커뮤니티 또한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런칭 직후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였던 일본 커뮤니티는 2022년 10월을 기점으로 활성도가 다소 잦아들었으나, 2023년 5월 약 2천 건에 육박하는 대화량을 보여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 프랑스 커뮤니티의 경우에도 2023년 9월 대화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약 500건을 기록하였으며, 2023년 10월에는 가장 활성화된 대화 채널 중 하나인 일본 대화 채널과 비슷한 수치의 대화량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 위 토큰 가격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관련 토큰의 가격 추이와 비교했을 때 커뮤니티의 활성화 시점이 가격이 대폭 상승한 2023년 2~3월이 아닌 5~6월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토큰 가격 및 프로젝트의 안정화를 통해 신규 유저의 유입과 커뮤니티의 성장이 일어나기까지 약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유저 성장 지표 분석
유저의 온체인 자산이 인앱 환경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스펜딩 월렛(Spending wallet)”이라고 하는 온체인 상의 하나의 지갑 주소와 상호작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스펜딩 월렛 주소를 분석함으로써 프로젝트의 여러 성장 지표를 엿볼 수 있습니다.
- 인앱 자산의 매입 혹은 매도를 위해서는 유저가 스펜딩 월렛과 상호작용하여 트랜잭션을 발생시켜야 하기 때문에 스펜딩 월렛의 입출금 횟수는 유저 수의 성장 추이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 슈퍼워크 스펜딩 월렛은 KLAY, GRND, WALK, oUSDT의 4가지 자산을 취급하며, 인앱 마켓플레이스에서 주로 쓰이는 KLAY와 유저 보상이자 신발 NFT 수리 및 업그레이드 용도로 쓰이는 WALK가 트랜잭션 횟수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스펜딩 월렛 주소가 발생시킨 트랜잭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스펜딩 월렛의 입출금 횟수는 프로젝트 런칭 직후 소폭 상승했다가 잦아들었고, 2023년 6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8월부터 90K 이상의 트랜잭션 횟수를 기록하였습니다.
- 특히 9월과 10월에 약 6만 건에 육박하는 트랜잭션 횟수를 기록하여 가장 높은 유저 활성도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위에서 확인한 유저 성장 지표는 슈퍼워크 팀이 제공한 DAU(Daily Active Users) 데이터를 통해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스펜딩 월렛 입출금 횟수가 증가하기 시작한 2023년 6월부터 DAU는 6천 명을 돌파했으며,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9월 11일에 최초로 1만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스펜딩 월렛 입출금 분석
- 위 차트는 스펜딩 월렛에서 발생한 입출금 내역을 분석한 것으로 각 자산의 USD 기준 일별 종가를 적용해 도출한 스펜딩 월렛의 누적 순입금 추이입니다(oUSDT는 금액의 크기가 크지 않아 제외).
- 스펜딩 월렛의 순입금 추이는 60일 이동평균선 기준으로 23년 3월부터 상승 추세로 전환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월 6일, 스펜딩 월렛의 잔고 규모는 약 $1.87M을 기록하여 최고점을 기록하였고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다만, 프로젝트 운영을 위해 팀이 소유한 지갑에서 관련 자산의 유출입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위 차트에서 볼 수 있는 순입금 변화 추이는 유저들의 자산 유출입으로 상정하여 프로젝트 건전성 지표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 스펜딩 월렛에서 발생한 유저 자산의 유출입 규모 추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입출금 트랜잭션을 제외해야 합니다. 다음의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는 트랜잭션을 제외하였으며, 고려하지 못한 변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소각 목적으로 출금된 GRND 관련 트랜잭션
- 팀 보유 지갑으로 의심되는 주소에서 입출금 된 WALK 관련 트랜잭션
- 상기한 트랜잭션들을 제외한 결과, 스펜딩 월렛의 누적 순유입 규모는 프로젝트 런칭 이후 2022년 9월 28일에 순유출 상태로 전환되었으며, 2023년 2월 28일에 누적 순유출 규모 약 47.7만 달러를 기록하여 최저치를 기록하였습니다.
- 이후 회복기를 거쳐 2023년 7월 5일 이후 순유입 상태로 전환된 이후 누적 순유입 규모는 증가 추세를 보였고, 10월 14일에 누적 순유입 규모 약 99.7만 달러를 기록하여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6. 신발 NFT 발행량 추이
- 온체인 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신발 NFT 발행량 추이는 위 그래프와 같은데, 프로젝트 런칭 이후 2023년 4월까지 월별 신발 NFT 총발행량은 대부분 1만 개 이하로 유지되어 왔습니다.
- 2023년 5월, 월 신발 NFT 발행량이 1만 개 이상을 기록한 이후 점점 증가하였으며, 2023년 10월 약 2만 3천 개를 기록하여 프로젝트 런칭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 NFT 누적 발행량은 약 17만 6천 개를 기록하였습니다.
- 다만, 2022년 11월과 같이 신발 NFT 발행량이 0건을 기록한 경우를 목격할 수 있는데, 이는 신발 NFT 발행 과정이 오프체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온체인 컨트랙트 분석과 시기적으로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 슈퍼워크 팀 측에서 제공한 오프체인 데이터(~9월)에 따르면 신발 NFT 발행량 추이를 조금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2023년 3월 이전까지 월별 발행량이 약 5천 개 내외를 기록했으나, 3월 이후 월별 신발 NFT 발행량이 지속적으로 1만 개 이상을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2023년 9월 월별 발행량은 약 1만 9천 건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하였으며, 누적 발행량은 약 13만 4천 건에 달했습니다.
- 온체인 및 오프체인에서의 신발 NFT 누적 발행량을 비교한 결과, 오프체인 기준에 비해 온체인 기준 누적 발행량이 약 1만 ~ 2만 개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상기했듯이 오프체인에서 이루어지는 신발 NFT 민팅 과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온체인에서 신발 NFT 민팅이 먼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7. 신발 NFT 거래량 분석
- 신발 NFT 거래는 주로 인앱 마켓플레이스에서 이루어지므로 온체인에서 해당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으나, 슈퍼워크 디스코드 “👟 | shoe-sales” 채널 데이터를 통해 분석을 실시하였습니다.
- 2023년 6월 20일부터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으며, KLAY 토큰 기준 일별 거래 규모와 일별 KLAY 토큰 USD 종가를 기준으로 NFT 거래 규모를 측정했습니다.
- 약 4개월의 측정 기간 동안 일별 평균 거래 규모는 약 6만 달러를 기록하였으며, 2023년 9월 4일 거래 규모가 약 10만 달러를 기록하며 최대치를 기록하였습니다.
- 20일 이동 평균선 기준 신발 NFT 거래량은 2023년 9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이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9월 한 달 평균 거래 규모는 약 7만 5천 달러였으나, 10월 한 달 평균 거래 규모는 약 6만 5천 달러 수준으로 조사되었습니다.
- 슈퍼워크 Docs에 따르면 인앱 마켓플레이스 거래 수수료는 6%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KLAY 토큰 기준 NFT 거래량과 일별 KLAY 토큰 USD 종가를 고려했을 때, 신발 NFT 거래 수수료 매출 추이는 위 그래프와 같습니다.
- 약 4개월의 측정 기간 동안 인앱 마켓플레이스 누적 수수료 매출은 약 49만 달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해당 분석은 일별 수수료 매출을 즉각 USD로 변환시키는 가정을 담고 있기에, 실제 매출은 이와 다소 상이할 수 있습니다.
8.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 어디까지 통할까
슈퍼워크가 보여준 약진의 이유를 프로덕트 설계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슈퍼워크는 기존 M2E 프로젝트들에게 공통적으로 지적되었던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래의 3가지 설계를 꼽을 수 있습니다.
- 신발 NFT 발행 시 교환 불가 재화인 SWEAT 소요
- 직접 앱을 이용하여 걷거나 뛴 유저만이 SWEAT을 얻을 수 있으며 이는 교환 불가 재화
- 신발 발행 과정에서 SWEAT이 소요되어야 하며, 이로 인해 직접 앱을 이용하지 않은 유저는 신발 NFT 발행이 불가
- WALK 토크노믹스 설계
- WALK 보상을 위한 일일 보상풀이 존재하며, 유저들이 하루에 채집한 포인트를 기준으로 등수를 매겨 보상을 차등 지급
- 일일 보상풀은 신발 NFT 수리, 제작, 레벨 업 등에 소요된 WALK 양을 반영하여 총개수가 지속가능하도록 조정됨
- 래플 시스템을 통한 WALK 소각처 마련
- 주기적으로 게임 아이템이나 의류 등의 실물을 상품으로 지급하는 래플을 진행하며, WALK 등의 게임 관련 자산을 소각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
위와 같은 시스템을 통해 무분별한 관련 자산의 양산 및 인플레이션을 막고 상대적으로 자산 가격의 안정화와 인플레이션 속도 유지를 실현시킬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시스템의 구축이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을 영원히 담보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습니다. 위 분석에서 살펴본 프로젝트의 성장과 회복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WALK 토큰 및 신발 NFT 등 프로젝트 관련 자산이 최근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다소 아쉽습니다.
M2E 프로젝트에게 풀리지 않은 과제와 같은 지속적인 신규 유저 유치와 기존 유저 이탈 방지, 그리고 지속가능한 설계를 슈퍼워크가 성공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요? 이들이 보여준 인상적인 행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켜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