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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보고서의 내용은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됩니다.

김치 프리미엄은 한국 커뮤니티에서 뜨거웠던 주제들을 돌아보는 주간 시리즈입니다.


이주의 키워드: 월드코인

월드코인은 홍채를 스캔하여 인간임을 증명하면 월드코인(WLD)을 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미래에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했을 때 인간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그 목적입니다. 오픈AI의 샘 알트먼이 만든 것으로, 크게 설명이 필요 없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국에서도 약 9만 명이 월드 앱을 내려받았고, 약 3만 명이 홍채 인증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개인정보보호보법을 위반하여 과징금 11억여 원이 부과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월드코인 재단과 월드코인 재단으로부터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위탁받은 TFH는 합법적인 처리 근거 없이 홍채 정보 등 개인정보를 수집했고, 이를 해외로 옮기면서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월드코인 재단은 한국에서 홍채 정보를 수집하면서 정보주체에게 수집·이용 목적과 보유·이용 기간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특히 홍채코드는 그 자체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고 변경이 불가능한 민감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별도의 동의를 받고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월드코인 재단과 TFH가 국내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독일 등 국외로 이전하면서 관련 고지사항을 정보주체에게 알리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아울러 월드코인 재단은 홍채코드의 삭제 및 처리 정지를 요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지 않았고, TFH는 월드 앱 가입 시 14세 미만 아동의 연령 확인 절차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 
연합뉴스

이 뉴스가 더욱더 의미 있는 이유는 한국에서 WLD 거래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10월 6일 현재 한국 거래소에서 차지하는 WLD 거래량은 전체 대비 16% 수준입니다. 이 거래량의 대부분은 빗썸에서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는 전체 거래소에서 바이낸스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거래량입니다.

WLD의 한국 거래소 거래량 비율

지난 7월, @DefiSquared는 트위터에서 WLD의 벨류이션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점, 프로젝트 팀의 가격 조작 정황, 그리고 내부자에게 너무나 유리한 토크노믹스를 들며 월드코인을 크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WLD의 전체 유통량 중의 2.7% 밖에 풀리지 않았지만 FDV(완전희석가치)가 300억 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WLD의 유통량 중에 약 25%가 빗썸에 예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들며 한국 리테일이 본의 아닌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상당수는 영어를 잘 모르다 보니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유통 중인 WLD의 무려 25%가 빗썸에서 보유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곧 있을 언락으로 공급이 늘어날 텐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건 절대로 쉿코인 차트가 아닙니다

구글 트렌드에서 한국어로 ‘월드코인’의 관심도 그래프는 WLD의 가격과 거의 똑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이라면 저 당시에 WLD를 구매했을 확률이 더 높았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WLD는 약 12달러까지 상승했고, 현재는 90%에 가까운 하락을 보여줬습니다.

더 비극적인 것은 크립토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20~30대 남자뿐만이 아니라 노년층까지 월드코인의 소문을 듣고 오브(Orb)가 있는 장소를 찾아가 홍채 인식을 하고 WLD를 받는 것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노년층이 WLD 토큰을 구매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혹여라도 구매했다면 상당히 낭패를 봤을 것입니다.

위에서 보는 영상과 같이 서울 곳곳에서는 월드코인의 오브가 설치되어있는 장소들이 있는데, 특히나 서울에는 식음료 매장을 위주로 오브를 설치한 곳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아는 게 사실이라면 오브를 운영하는 오퍼레이터는 누군가 새로 홍채 인증을 할 때마다 WLD를 보상으로 받습니다. 그래서 매장 측에서는 음식을 먹으러 오는 손님에게 꽁돈이라며 홍채 인증을 권유할 수 있다는 점을 착안하여 마케팅에 활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러한 마케팅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할머니들의 홍채 정보를 수집한다!’와 같은 인식이 생겨버렸고, 월드코인이 가장 뜨거웠던 3월, 한국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빗발치는 민원에 조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에 위치한 월드코인 오브 지도

물론 오브로 스캔하는 홍채 이미지를 복구해서 개인의 생체정보를 탈취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드코인의 기술을 완전히 이해할 수도 없고, 홍채를 스캔하는 행위 자체가 상당히 불쾌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논란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월드코인(35.1%)에 대한 검색이 다른 키워드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한 가지 재밌는 현상은, 유튜브에서 월드코인에 관한 콘텐츠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위의 이미지는 제 유튜브에서 제 채널의 검색 통계인데요, ‘월드코인’ 키워드가 약 35%로 2위와 2배 이상 격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유튜브에 들어가서 월드코인이라고 검색하면 각종 호재 예고와 가격 예측 등의 영상으로 도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는 네이버 다음으로 유튜브가 정보 검색으로 많이 쓰이는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검색 엔진 랭킹

한국인들은 정보를 검색할 때 네이버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그 뒤로 구글이 아니라 유튜브로 정보를 검색합니다.

영어권에서는 거의 90% 확률로 구글을 사용하겠지만 한국은 네이버 카페라고 하는 특수한 커뮤니티에서 생산되는 정보가 사실 꽤나 많고, 이러한 정보는 네이버에서만 검색이 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어로 된 정보를 접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네이버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크립토에 투자를 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당히 왜곡된 정보를 접하거나 심각한 경우에는 다단계 사기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어와 네이버라는 단절된 환경은 사실 한국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에게도 문제이지만, 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한국인들에게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