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편에 걸쳐서 무기한 선물 계약 및 탈중앙화 선물 거래소의 존재 의의부터 시작하여, 현재의 Perp DEX 산업 및 개별 프로젝트에 관한 세부 사항까지 전반적으로 다루어보았습니다.
현재 크립토 시장에서 비교적 마이너 한 주제이면서 쉽지 않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분에 넘치는 관심에 힘입어 다소 리포트 내용에 관련된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주고받은 Q&A를 기반으로, 설명이 생략되었거나 기초 배경지식으로 가져가기 용이한 내용을 공유드립니다.
Q1. Perp DEX 로직에 대하여
- 선물에서 롱과 숏 모두 체결을 위해 반드시 카운터파티가 존재해야 하나요? 만약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예를 들어서, 제가 롱을 진입할 때, 반드시 반대 포지션 (숏)을 잡는 사람이 있어야만 하는 건가요?
- 선물 거래소에서 보통 거래소는 거래의 청산(settle)만 담당하나요? 직접 카운터파티가 되지는 않나요?
- GMX가 사실은 선물이 아니라 차입을 활용한 마진 거래라고 하는데, 이는 사실상 유동성을 LP로부터 빌리는 미수 거래라고 봐도 될까요?
A1.
여쭤주신 질문에 많은 부분이 가격 발견 모델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현재는 총 3가지 AMM, 오더북, 오라클 모델이 대표적으로 존재합니다.
롱과 숏의 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카운터 파티가 존재해야 합니다. 그 카운터 파티가 누구냐가 중요한데요, 오더북의 경우에는 거래소는 기본적으로 오더북만 제공하고 트레이더와 마켓 메이커가 만나는 장을 열어주는 역할인 브로커리지 모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거래소가 다소 유동성 공급을 위해 트레이더의 거래를 체결 직접 체결하는 마켓 메이킹을 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몇몇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는 완전히 딜러 모델을 채택하여 모든 트레이더의 반대 포지션을 잡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중앙화 거래소의 딜러 모델은 유저 이익금의 출금을 막아버리는 행위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AMM은 모든 트레이더의 반대 포지션을 플랫폼이 직접 잡는 딜러 모델이나, 외부의 LP 공급자가 있다면 해당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퍼페츄얼 프로토콜은 거의 모든 유동성을 외부의 LP로 구동하여 브로커리지 모델로 전환에 성공하였고, 드리프트 프로토콜은 일부 외부 LP를 공급받는 동시에 JIT 옥션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하우스 리스크를 완화합니다.
오라클 모델에서는 플랫폼의 트레져리가 LP 풀에 들어있지 않다고 가정하면, 현재 완전 브로커리지 모델입니다. 유동성 공급자가 마켓 메이커로서 반대 포지션을 담당하며 트레이더와 경쟁합니다. 특히 GMX는 실제 유동성을 차입하는 레버리지 모델을 사용하기에, 미수 거래가 맞습니다. 이에 반해 GNS와 유니웨일의 경우 실제 유동성의 차입이 아닌 P&L만을 교환하는 선물 계약의 거래를 채용합니다.
Q2. 선물 가격 결정 방식에 대하여
- 선물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이론 가격이란 게 있는데, 실제 선물의 가격은 왜 이론가격대로 가지 않나요?
- 선물에서 롱은 매수세고, 숏을 매도세라고 이해해도 되나요? 그리고 선물 가격은 이 둘 간의 상관관계에 의해 결정되나요?
A2.
선물 가격은 시장이 결정합니다. 그리고 현물 거래량보다 선물의 거래량이 많을 경우, 시장 가격은 선물 가격이 리드합니다. “계약”의 형태를 띠므로 레버리지가 용이하여 자본 효율성이 높기에 선물 가격이 언제나 시장 가격을 형성합니다. 모든 시장 참가자가 이론 가격이 아니면 거래를 체결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장 가격은 언제나 이론 가격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선물 시장에서 매수의 수요가 많으면 당연히 선물 가격은 올라갑니다. 오더북의 경우 메이커의 물량이 적어 마켓 뎁스가 낮을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가격이 이동하고, 뎁스가 높을수록 가격의 움직임은 둔화됩니다. 하지만 AMM의 경우 x * y = k에 따라 거래가 체결되는 만큼 가격이 곡선을 따라 매우 직관적으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실제 마켓 뎁스를 반영하도록 AMM 선물 거래소의 경우 k 값이 조정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라클 거래소는 외부의 가격을 빌려오기 때문에, 해당 거래소에서 아무리 많은 거래가 이루어진다 해도 가격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Q3. 진입 가격이란?
- 무기한 선물의 진입 가격(Entry price)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A3.
오더북에서의 진입 가격은 말 그대로 거래 상대방과 매칭이 이루어진 가격을 말합니다. 지정가 주문이 체결되었으면 해당 가격이 진입 가격일 것이고, 시장가 주문의 경우에는 평균 단가가 진입 가격일 것입니다. AMM에서는 기본적으로 시장가 주문이 채용되며 곡선을 따라 가격이 이동하므로, 주문의 사이즈가 클수록 곡선을 따라가며 체결 가격이 변화되므로 AMM Mark Price와 Entry Price의 차이는 벌어집니다. 설명은 길지만 결국 마켓 임팩트에 따른 슬리피지라는 한마디로 귀결됩니다.
Q4. 거래 청산 방식에 대하여
- 무기한 선물이라는 것이 기한이 없는 선물인데, 그렇다면 포지션 정리 시 언제 누구와 거래를 청산하게 되는 건가요?
A4.
실물 인수도 (Physical Delivery) 계약이 아닌 이상, 현재 대부분의 거래소가 지원하는 현금 정산 (Cash Settlement) 계약에서 선물 거래의 포지션 종료란 자신의 포지션을 반대로 새로 진입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50 ETH 롱 포지션에 진입한 것을 종료하고 싶다면, 오더북 AMM 오라클을 불문하고 50 ETH의 숏 포지션에 진입하면서 종료됩니다. 그리고 이에 따른 거래 상대방은 50 ETH의 롱 포지션에 진입하게 됩니다.
Q5. 펀딩비에 대하여
- 무기한 선물에서 펀딩비 개념은 왜 생긴 건가요? 기한이 없는 선물 특성상 선물과 현물 가격을 일치시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하던데, 왜 그런 것인지 이해가 어렵습니다.
A5.
펀딩비는 무기한 선물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선물 계약을 실현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기존의 유기한 선물은 만기가 다다르게 되면 Cash Settlement에서는 현물 가격을 기반으로 정산이 이루어지고, Physical Delivery의 경우 실제로 현물을 교환해야 하므로 현-선물 가격의 차이는 만기 시 0으로 수렴합니다.
하지만 무기한 선물은 만기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현-선물 가격 차이가 시간에 따라 0으로 수렴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를 펀딩비를 통해 시장 수요가 현-선물 가격 차이가 좁혀지도록 시장의 손에 맡긴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Oasis 네트워크라는 레이어에서 신규로 디파이 프로토콜이 등장하여 유동성 부트스트래핑 APR을 높게 주었을 때, 현물을 사서 예치하고 선물을 매도하여 차익거래가 성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바이낸스에서 조차 네이티브 토큰 (ROSE)의 현-선물 가격 차이가 크게 치솟았고, 펀딩비가 매우 높게 부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좁혀지지 않았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본래 유기한 선물의 이론 가격은 선물이 무위험 수익률 만큼 높게 설정됩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당장 현물로 거래하면 현금을 받아서 은행에만 넣어두어도 이자를 먹을 수 있으나, 선물 거래를 체결함으로써 그 수익률을 포기해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선물 가격에 반영하여 계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선물 가격 차이를 베이시스 (Basis)라고 표현하며 이론적으로는 항상 선물 가격이 높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선물 가격이 같은데도 불구하고 무기한 선물의 펀딩비가 양수로 디폴트 값이 설정된 이유가 이론 가격에 반영되는 무위험 수익률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메커니즘입니다. 베이시스를 통해 무위험 거래를 실행하는 Cash and Carry Arbitrage (현물 롱, 선물 숏 수익률)가 무한히 이루어짐으로써 크립토 시장의 자체 무위험 수익률이 디폴트 펀딩비로 설정이 될 텐데, 이 부분은 효율적인 시장을 가정해야 합니다.
Q6. 선물 계약과 미수 거래의 차이
-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물을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같은데, 왜 선물은 레버리지가 높게 가능한 건가요? 단순히 레버리지 거래를 할 거라면 선물이 아니라 미수 거래를 하면 되지 않나요?
A6.
선물 계약과 미수 거래는 레버리지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목적은 같을 수 있으나 내부적으로 레버리지를 실현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선물은 미래에 몇 개를 사거나 팔자라는 계약을 한다는 점에서 적은 계약금 만으로 큰 P&L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에 반해 미수거래는 말씀하신 대로 차입을 통해 레버리지를 실현합니다. 롱 포지션을 기준으로 유기한 선물의 경우 현재 가격보다 높은 이론 가격을 체결하는 비용을 지불, 무기한 선물은 펀딩비를 지불, 미수 거래는 차입 이자를 지불합니다.
Q7. GMX와 타 모델 간의 차이
- GMX가 미수거래 모델이라면 유동성 공급자들이 제공한 유동성으로 hard cap이 잡히는 한계가 분명한 모델 같은데, 왜 현재 시장에서 큰 호응을 이끌었나요? 오라클 기반 perp dex를 구현한게 GMX가 처음이라서 그랬던 걸까요?
- GNS와 유니웨일과 같이 PnL만을 교환하는 경우는 어떻게 가능한 건가요? PnL만을 교환하는 모델이 GMX와 같이 유동성의 차입을 하는 모델보다 우월한 모델인가요? 글을 읽고 이해하기로는 PnL 모델도 결국 유동성 공급자들의 스테이블 코인 유동성에 기반하게 되는데, 이 경우 GMX와 동일하게 공급된 유동성에 hard cap이 생기는 모델이 아닌가요?
A7.
GMX가 인기를 끈 이유는 오라클 모델 선점 효과, 초기에 굳건했던 커뮤니티 결속력, 22년부터 가속화된 레이어 2 네러티브 및 아비트럼 오디세이 등이 있고,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이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1. 투자자 입장: 토크노믹스적으로 향후 지분 희석에 위험이 낮으면서 매출 구조가 간단 명료한 동시에 모든 플랫폼 수익을 배당함으로써 가치 획득 모델이 명확하다는 점
2. 사용자 (테이커) 입장: 마켓 임팩트가 없는 현재 유일한 플랫폼
3. 유동성 공급자 입장: $GLP 인덱스 포지션 + 마켓 메이킹 P&L + 70%의 거래 수수료 분배
GNS 모델은 트레이더와 유동성 공급자간에 PNL만 교환하기에 실제 공급받은 유동성 이상의 명목 금액의 체결을 이행할 수 있습니다. 자본 효율성이 높지만, 시스템에 결함이 발생할 경우 지급 불능에 처할 위험이 있습니다. GMX는 이 위험을 원천 차단하고자 실제 유동성만 사용하되 제로 슬리피지 쪽에 힘을 실어 메이커에게는 부담을 주지만 닭과 달걀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여 지금의 규모를 만들었습니다.
이 이유로 GMX는 리테일을 위한 모델이고 GNS는 다소 마켓 임팩트을 부과해 리스크를 보완하되 고래를 온 보딩 할 수 있다는 전략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8. dYdX에 대하여
- dYdX 앱체인 내러티브에서 밸리데이터 네트워크가 오프체인에서 오더북을 관리한다는건 결국 기존과 동일하게 오프체인 오더북인데, 중개인 위험이 밸리데이터 네트워크로 단순히 이전된 결과를 낳게 되지 않나요?
A8.
DYDX는 하나의 엔티티가 오더북을 관리하는 CLOB에서, 탈중앙화된 무허가 밸리데이터 네트워크가 오더북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장려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의의를 그대로 계승하는 것입니다.
이더리움 및 앱토스 등 각 노드들은 탈중앙화되어 있지만 개개인은 AWS와 같은 오프체인에서 서버를 관리하듯, 탈중앙화 오프체인 오더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