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코스모스(Cosmos) 네트워크 기반의 앱체인, 이더리움(Ethereum) 기반의 Layer2 네트워크들의 지속적인 등장과 더불어 솔라나(Solana), 수이(Sui), 앱토스(Aptos)로 대표되는 모놀리틱 네트워크들의 약진으로 인해 현재의 블록체인 생태계는 멀티체인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네트워크들의 특징을 활용한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서비스들이 탄생하고 있지만, 동시에 유동성 파편화 및 유저 경험 문제 또한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웜홀(Wormhole)과 레이어제로(LayerZero)로 대표되는 체인 간 상호운용을 위한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들이 등장하여, 여러 네트워크 및 애플리케이션과 협업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토콜들은 주로 체인 간 메시징 전송 기능과 그를 통한 애플리케이션 구축에 특화되어 있어, 여러 네트워크의 데이터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성을 제공하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여러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크로스체인 디앱(Dapp)을 개발할 때는 중앙화 리스크를 감수하며 프로토콜이 직접 데이터를 추출 및 가공하거나, 다음과 같은 프로토콜을 별도로 활용해야 하는 복잡성이 발생합니다.
- 탈중앙 데이터 인덱싱 프로토콜: 특정 주체가 필요로 하는 온체인 데이터를 정제하고 조회 가능하게 만들어, 디앱이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쉽게 액세스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ex. The Graph)
- 탈중앙 오라클 프로토콜: 특정 블록체인 외부의 데이터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당 네트워크에 제공하여, 스마트 컨트랙트가 외부 정보를 기반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분산형 프로토콜(ex. Chainlink)
이처럼 크로스체인 디앱 개발자들에게는 체인 간 메시징과 함께 온체인 데이터에 대한 안전하고 편리한 접근 방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아날로그(Analog)는 개발자들에게 이 두 가지 핵심 기능에 대한 통합된 접근성을 제공함으로써, 포괄적인 상호운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 아티클에서는 아날로그의 구조를 살펴보고, 아날로그가 크로스체인 디앱 개발자들에게 어떤 방식의 상호운용 솔루션들을 제시하고 있는지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 Analog, 상호운용 올인원 솔루션
상기했듯, 아날로그는 브릿지/크로스체인 메시징과 같은 네트워크 간의 직접적인 상호운용 기능과, 동시에 여러 블록체인의 온체인 데이터를 집계하고 인덱싱 및 쿼리 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해 크로스체인 디앱 개발자들에게 편리한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2024년 연말 메인넷 론칭을 앞두고 현재 인센티브 테스트넷을 운영 중에 있으며, 테스트넷에서 다양한 퀘스트를 수행하는 유저들에게 자체 포인트인 ATP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ATP를 모은 유저들에게는 축적한 포인트 수량에 기반하여 추후 발행될 아날로그의 네이티브 토큰 $ANLOG의 에어드롭이 있을 예정입니다.
메인넷 론칭 이후에는 이더리움, BNB 체인, 폴리곤(Polygon), 아스타(Astar)와 같은 EVM 기반 네트워크와의 연결을 시작으로 타 네트워크의 연결 또한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날로그가 제공하는 상호운용 기능들을 자세히 살펴보기에 앞서, 아날로그의 주요 구성 요소인 타임체인(Timechain)과 크로니클 노드(Chronicle Node)에 대해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1. Timechain
아날로그의 중심에는 타임체인(Timechain)이라 불리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존재합니다. 타임체인은 아날로그 기반의 프로토콜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호작용을 검증 및 기록하여 프로토콜의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보증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타임체인은 폴카닷(Polkadot)의 블록체인 구축 프레임워크인 Substrate SDK를 기반으로 구축되었으며, 합의 메커니즘 역시 폴카닷과 동일한 NPoS(Nominated Proof of Stake, 지명 지분 증명)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네이티브 토큰($ANLOG) 보유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밸리데이터에게 토큰을 스테이킹함으로써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특정 밸리데이터를 선택하여 자신의 토큰을 스테이킹하는 네트워크 합의 구조는 DPoS(Delegated Proof of Stake, 위임 지분 증명)와 비슷하지만, DPoS에서는 악의적인 밸리데이터의 스테이킹 지분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해당 밸리데이터에게 스테이킹한 유저의 지분은 슬래싱 당하지 않지만, NPoS에서는 밸리데이터의 지분과 함께 해당 밸리데이터에게 스테이킹을 한 유저의 지분 또한 슬래싱 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2.2. Chronicle 노드
아날로그에는 타임체인 외에도, 타 네트워크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형태로 존재하며 아날로그와 타 네트워크 간의 메시지 창구 역할을 하는 게이트웨이 컨트랙트(Gateway Contract), 연결된 체인에서 게이트웨이 컨트랙트에 들어오는 트랜잭션을 모니터링하고 다른 게이트웨이 컨트랙트에 전달하는 크로니클(Chronicle) 노드가 존재합니다.
또한 크로스체인 메시징 요청을 병렬로 처리하기 위해 타임체인이 일정수의 크로니클 노드를 묶어 샤드(Shard)를 구성하며, 샤드 구성 이후 샤드에 속한 크로니클 노드들은 주기적으로 자신이 온라인 상태임을 타임체인에 증명하는 온라인 증명을 실행해야 합니다. 만약 크로니클 노드가 온라인 증명에 실패하여 오프라인 상태임이 밝혀지면, 오프라인 상태의 크로니클 노드는 샤드에서 제거되고 스테이킹 지분을 슬래싱을 당하게 됩니다.
더불어 아날로그는 특정 크로스체인 트랜잭션 요청이 있을 때, 일정 수 이상의 노드가 해당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검사 및 2/3 이상의 노드가 동의를 해야하는 TSS(Threshold Signature Scheme, 임계값 서명 체계)를 사용하여 크로니클 노드의 악의적인 행위를 방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테스트넷에서는 아날로그 팀이 24개의 크로니클 노드를 직접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유저들이 일정량의 $ANLOG를 스테이킹하고 크로니클 노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아날로그는 보안성과 탈중앙성을 책임지는 타임체인을 중심으로 크로니클 노드를 통해 다른 네트워크에서 아날로그로 제출된 트랜잭션을 감지하고 실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를 통해 아날로그 GMP(Analog GMP), 아날로그 와치(Analog Watch), 아날로그 오토메이션(Analog Automation)과 같은 크로스체인 상호운용 기능들을 제공합니다.
3. Analog의 상호운용 기능
3.1. Analog GMP(General Message Passing)
아날로그 GMP는 아날로그에서 제공하는 크로스체인 메시징 기능으로, 서로 다른 체인 간의 스마트 컨트랙트 함수 호출을 지원합니다. 개발자들은 GMP를 활용하여 단순한 브릿지 기능을 넘어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크로스체인 기능들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 크로스체인 스왑: 사용자가 제출한 단일 트랜잭션으로 두 네트워크 간의 자산 브릿지와 스왑을 한 번에 실행
- 크로스체인 렌딩: 한 네트워크의 자산을 담보로 다른 네트워크에서 대출을 실행
- 크로스체인 NFT: 네트워크 간 자유로운 전송과 호환이 가능한 NFT 발행
- 크로스체인 거버넌스: 여러 체인에 걸친 통합된 거버넌스 실행
아날로그 GMP를 활용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프랙스 파이낸스(Frax Finance)가 있으며, 프랙스 파이낸스는 현재 여러 네트워크에서 분포되어있는 거버넌스 토큰 veFXS을 활용하여 하나의 통합된 거버넌스를 실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3.1.1. 아날로그 GMP 작동 방식
아날로그를 사용하는 크로스체인 디앱에 크로스체인 메시지 요청이 담긴 트랜잭션이 제출되었을 때 다음과 같은 방식을 거쳐 다른 네트워크로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 유저가 상호작용한 크로스체인 디앱은 특정 네트워크에 배포된 아날로그 게이트웨이 컨트랙트에 트랜잭션을 제출하며 크로스체인 메시징 시작
- 해당 네트워크의 게이트웨이 컨트랙트를 담당하고 있는 크로니클 노드 샤드가 해당 트랜잭션의 유효성 검증과 TSS를 실행하고 타임체인에 제출
- 타임체인은 샤드가 제출한 트랜잭션을 최종적으로 검증하고 기록한 다음, 목적지 네트워크에서 실행할 트랜잭션을 생성하여 해당 네트워크에 배포된 게이트웨이 컨트랙트와 상호작용하는 샤드에게 전달
- 해당 샤드는 타임체인으로부터 받은 트랜잭션을 목적지 네트워크의 게이트웨이 컨트랙트에 제출
해당 과정을 수행할 때, 유저는 처음 트랜잭션을 제출한 네트워크와 타임체인, 그리고 목적지 네트워크에서 각각의 네이티브 토큰으로 수수료가 필요하지만, 아날로그는 시작 네트워크에서 발생시키는 트랜잭션 수수료에 나머지 두 네트워크에서 필요한 수수료를 포함시킴으로써 마치 단일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는 것과 같은 매끄러운 유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3.2. Analog Watch
아날로그 와치는 아날로그와 연결된 여러 네트워크의 온체인 데이터를 개발자가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인덱싱과 쿼리 기능을 제공하는 아날로그의 하위 프로토콜입니다.
아날로그 와치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집하고자 하는 데이터가 발생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리스팅 해야 합니다. 그 후 리스팅된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수집할 데이터 범위와 형태를 정의한 뷰(View)를 생성하고, 일정량의 $ANLOG를 지불하여 뷰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데이터를 수집 및 쿼리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본래 아날로그 와치가 수집한 데이터에 대한 쿼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GraphQL 언어와 해당 언어를 실행할 수 있는 환경(GraphQL IDE)이 필요하지만, 아날로그는 쿼리를 단순화시키고, 다른 환경에서도 GraphQL을 작성 및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Watch SDK를 제공하여 아날로그 와치에 대한 편리한 접근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유저는 SDK를 활용해 구축된 와치 포탈(Watch Portal)을 통해 웹 환경에서도 스마트 컨트랙트 리스팅 및 뷰를 생성하고 쿼리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와치를 통해 수집 및 가공된 데이터는 외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디앱에 사용되거나, 유저가 필요로 하는 온체인 데이터를 디앱의 프론트엔드에 게시할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GMP 단락에서 언급했던 프랙스 파이낸스는 아날로그 GMP와 더불어 아날로그 와치를 활용하여 여러 네트워크에 분산되어 있는 $FRAX와 $FXS 토큰에 대한 취합된 가격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와치는 아날로그 팀으로부터 중앙화된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지만, 차후에는 데이터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GMP와 같이 데이터 쿼리 결과에 대해 크로니클 노드가 TSS를 수행하고 타임체인이 최종 검증을 실행하는 On-Demand 데이터 검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3.3. Analog Automation
모든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는, 해당 스마트 컨트랙의 함수를 호출하는 트랜잭션이 발생해야 작동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한 온체인 액션을 자동화하기 위해서는 중앙화된 주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체인링크(Chainlink), 젤라또(Gelato)와 같은 프로토콜을 이용해야 하지만, 이러한 프로토콜들 또한 다중 체인 간의 액션을 자동화시켜주지는 않습니다.
아날로그 오토메이션은 크로스체인 환경에서 특정 온체인 액션을 자동화 시켜주는 프로토콜입니다. 유저는 수행할 액션을 명시한 크로스체인 메시지와 해당 트랜잭션이 제출되기 위한 트리거(trigger)를 설정하는 것으로 오토메이션을 이용할 수 있으며, 오토메이션은 아날로그 와치를 통해 트리거를 감지하고, 아날로그 GMP를 통해 크로스체인 메시지를 제출합니다.
이처럼 아날로그 오토메이션은 아날로그의 주요 기능인 GMP와 와치를 결합한 프로토콜로써, 크로스체인 디앱 개발자는 오토메이션을 활용하여 디앱에 다음과 같은 기능들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 크로스체인 DEX에서의 지정가 주문
- 크로스체인 디파이의 보상 클레임 및 예치 자동화
- 크로스체인 렌딩 프로토콜의 자동 청산 기능을 통한 담보금 보호
하지만 아직 오토메이션 기능은 백서 및 블로그에만 소개되어 있으며, 현 테스트넷 상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따라서 앞으로 아날로그의 기능 업데이트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4. 결론
크로스체인 상호운용 솔루션들의 등장으로 멀티체인 상의 유저 경험은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크로스체인 디앱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은 기존의 상호운용 솔루션을 활용하더라도 온체인 데이터 활용이나 트랜잭션 자동화 등 프로토콜에 편리한 기능을 부여하여 완성도 높은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아날로그는 타임체인을 중심으로 아날로그 GMP, 아날로그 와치, 그리고 아날로그 오토메이션 등 크로스체인 디앱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여, 개발자들이 여러 프로토콜을 활용하지 않고도 아날로그 하나만으로 다양한 크로스체인 디앱을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렇듯 아날로그는 현존하는 크로스체인 상호운용 솔루션 대비 더 높은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크로니클 노드의 탈중앙화, On-Demand 데이터 검증 서비스, 아날로그 오토메이션 등 아날로그의 백서에 명시된 메커니즘의 상당수가 아직 구현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아날로그가 내세우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능들의 정상적인 업데이트 여부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