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파이 프리미티브’
2020년 11월, 멀티코인 캐피탈(Multicoin Capital)이 발간한 ‘The DeFi Stack’ 에서는 탈중앙 금융, 혹은 디파이(DeFi) 프로토콜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하는 흐름을 설명하면서 여섯 개의 디파이 계층을 소개하였고,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1. 디파이 스택 알아보기
출처: The DeFi Stack
1계층: 가치의 단위(Atomic Units of Value)
- DAI, ETH, USDT 등 가치를 담아 담보물 등으로 활용되는 토큰
2계층: 트랜잭션 레이어(The Transaction Layer)
- 토큰을 활용하여 담보 밸런스에 대한 추적 및 저장, 담보율 측정, 오라클 가격 프로세싱, 청산 실행, 스테이킹 보상 유통, 마진 및 레버리지 발행 등 여러 효과를 발생시키는 ‘거래’를 가능케 하는 트랜잭션 기능
3계층: 가격 오라클(Price Oracles)
- 안전하고 검증가능한 시장 가격 데이터를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오라클 기능
4계층: 디파이 프리미티브(DeFi Primitives)
- 렌딩, AMM, 오더북 거래소, 파생상품 및 자산 관리 플랫폼 등 유저들과 상호작용하는 디파이 앱 계층
5계층: 프로토콜 애그리게이터(Protocol Aggregators)
- 디파이 프리미티브 간의 결합성(composability)을 활용하여 수익 최대화 혹은 비용 극소화 상품을 만들어내고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계층
6계층: 지갑과 프런트엔드(Wallets and Front Ends)
- Metamask 등의 지갑, Zerion 등의 디파이 프런트엔드처럼 디자인, 사용 편의성 증진, 로컬라이제이션 등을 통해 디파이 유저의 사용자 경험을 향상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 계층
2. 렌딩 프로토콜의 의의와 한계
위 계층들 중 1~3 계층은 디파이 활동 자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이므로, 유저 입장에서 가장 인식하기 쉬운 계층은 디파이 프리미티브 계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렌딩 프로토콜’은 암호화폐의 대여 및 차입을 수행하는 머니마켓을 형성하여 자금 조달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디파이 활동의 기본 인프라로써 기능합니다. 디파이 유저들은 렌딩 프로토콜을 통해 보유한 자산을 처분하지 않고도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하여 온체인 상에서 레버리지 포지션(Long or Short)을 구축하거나, 디파이 앱들 간의 결합성을 이용하여 일드 파밍(Yield Farming) 전략을 구사하는 등의 다양한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죠.
2.1. 한계에 대하여
2020년 디파이 서머(DeFi summer)를 이끈 렌딩 프로토콜 중 하나인 컴파운드(Compound)는 네이티브 토큰인 COMP를 프로토콜 상의 암호화폐 대여자(Lender) 및 차입자(Borrower)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통해 성공적으로 유동성을 모집하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 즉 거버넌스 토큰을 프로토콜 참여자에게 일종의 이자로 부여하는 방식은 유저들이 토큰을 수요 할만한 충분한 유틸리티가 설정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방법이 되기 어렵습니다. 현재 대표적인 렌딩 프로토콜로 자리매김한 아베(Aave)와 컴파운드의 경우 또한 유틸리티가 프로토콜 거버넌스 투표권으로 한정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 AAVE 유틸리티: 거버넌스 투표권, Safety Module 스테이킹 후 AAVE 토큰 인센티브 획득
- COMP 유틸리티: 거버넌스 투표권, 프로토콜에서 암호화폐 대여 및 차입 등의 활동을 수행한 유저들에게 COMP 토큰 인센티브를 지급
게다가 렌딩 프로토콜의 주요 수익원이 예대마진(대여 및 차입이자율 간의 차이)이라는 점에서 특정 렌딩 프로토콜이 경쟁자에 비해 유저들에게 특히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등의 차별성을 부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네이티브 토큰의 활용성이 크지 않고 프로토콜 간 수익원 차별화가 쉽지 않은 점은 렌딩 프로토콜 섹터에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등장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렌딩 프로토콜에 대한 수요는 주요 체인에서 시장 선도자 이익(First-mover Advantage)을 가져간 몇몇 프로토콜에 의해 집중될 수밖에 없으며, 2023년 7월 디파이라마(Defillama) 기준 렌딩 섹터 총 TVL 중 83.7%(약 $15b 중 약 $12.5b)가 상위 4개의 프로토콜(Aave, JustLend, Compound Finance, Venus Finance)에 의해 점유되고 있습니다.
한편, 독특한 프로토콜 설계를 통해서 과점 시장과도 같은 렌딩 프로토콜 시장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2023년 3월 V2를 출시한 후 $600M이 넘는 TVL을 모집하며, 규모 부문에서 렌딩 섹터 5위에 올라있는 라디언트 캐피탈(Radiant Capital)이 그 주인공입니다.
3. 라디언트 캐피탈의 등장
라디언트 캐피탈은 2022년 7월에 출범한 렌딩 프로토콜로 현재 약 $621.8M의 TVL(디파이라마 상에서는 $260M 수준이나, 실제 프로토콜 상의 예치 규모는 이와 같음)을 기록하며 렌딩 섹터에서 전체 5위의 규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비트럼 체인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디파이 프로토콜(DeFi’s Most Profitable Protocol)’이라는 기치 아래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측은 22년 7월, 프로덕트 출범 이후 토크노믹스의 설계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을 깨닫고, 23년 3월에 라디언트 V2로의 개편을 실시합니다. 개편 시 ‘Real Yield 중심의 지속가능성 실현’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라디언트(V1)를 비롯한 기존 디파이 프로젝트들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꼽았습니다.
- 거버넌스 토큰이 제공하는 유틸리티의 부족
- 토큰 파밍의 낮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단기 투기적 자본 침투를 제어할 수 없음
위와 같은 문제점들로 인해 기존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네이티브 토큰 가치를 프로토콜의 성장에 비례하여 제고시킬 수 없을뿐더러, 토큰 파밍을 위한 단기적 자본들로 인해서 토큰에 대한 매도 압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부작용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라디언트 캐피탈은 수차례 거버넌스를 통해 토크노믹스를 개선하였고, 기존 렌딩 프로토콜에 비해 차별화된 토크노믹스를 구축하였습니다. 이하에서는 토크노믹스를 중심으로 라디언트 캐피탈을 분석해보겠습니다.
4. 토크노믹스 살펴보기
라디언트 캐피탈 측은 프로젝트의 비전을 담은 글을 통해서 설정한 목표 중 하나로 ‘펌프&덤프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한 단기 투기적 자본의 영향 최소화’를 밝힌 바 있습니다. RDNT 토큰이 기본적으로 기존 디파이 프로토콜들의 네이티브 토큰 사용 사례와 유사하게 프로토콜 참여(주로 자금 예치)에 대한 보상 개념으로 주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토크노믹스 설계가 필요할 것입니다.
4.1. 거버넌스 이력
우선, 라디언트 캐피탈이 토크노믹스 개선과 관련하여 진행한 거버넌스 이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에서 사용되는 RFP란 Radiant Foundation Proposal의 약자로 라디언트 캐피탈의 거버넌스 안건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 RFP-4: 동적 유동성 메커니즘
- RDNT 파밍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유저가 예금한 액수의 5%에 달하는 금액의 LP 토큰 예치를 강제하도록 만듦 - RFP-5: 이탈 페널티
- RDNT 파밍 수령 활성화 시점부터 선형 베스팅 스케줄에 따라 RDNT 수령이 가능하며, 베스팅 완료 전에 수령을 원할 시 25% ~ 90%의 페널티를 사용자에게 부과
- 이탈 페널티로 인해 사용자가 수령하지 않은 토큰의 90%는 RDNT DAO의 리저브로 귀속되며, 10%는 유통량에서 소각 처리 - RFP-6: 베스팅 및 락업 메커니즘
- 락업 된 LP가 만료될 시 프로토콜 수수료 수령 자격을 박탈
- RDNT 토큰의 베스팅 기간을 90일로 설정 - RFP-7: 수수료 분배
- 기존에 프로토콜 수수료의 50%를 RDNT 락업 및 베스팅 유저에게, 나머지 50%를 예금자(lender)에게 수여
- V2 디자인에서는 프로토콜 수수료의 60%를 dLP 예치자에게, 25%를 예금자에게, 나머지 15%를 DAO 지갑에 이전, DAO는 이를 운영비로 사용 - RFP-8: 토큰 분배 일정 조정 및 배출량 할당
- 기존 토큰 분배 일정이 2년(2024년 7월 종료)이었던 것에서, 총 5년(2027년 7월)으로 분배 일정을 조정
5. 토크노믹스의 특징
위 거버넌스를 거쳐 완성된 라디언트 캐피탈 V2의 전반적인 토크노믹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프로토콜에 자금을 예치(deposit)한 자들은 라디언트가 제공하는 기본 시장 수수료(Base Market Rates)를 수취, 기본 시장 수수료는 전체 프로토콜 수수료의 25%에 달함(RFP-7)
- 자금 예치자(lender)들은 (예치한 자금 규모 5% 이상의) dLP(Dynamic Liquidity Provisioning) 예치를 통해 RDNT 토큰 에미션(emission)과 추가적인 프로토콜 수수료 보상(전체 수수료의 60%)을 수취할 수 있음(RFP-4, RFP-7)
- dLP란 각 체인에서 RDNT 가치를 뒷받침하는 LP 토큰으로 아비트럼 체인의 경우 밸런서(Balancer) 프로토콜에 공급된 8:2 비율의 $RDNT-$WETH LP 토큰, BNB 체인의 경우 팬케이크스왑(Pancakeswap) 프로토콜에 공급된 5:5 비율의 $RDNT-$WBNB 토큰을 의미
즉, 라디언트 캐피탈을 이용하는 유저들이 프로토콜이 창출하는 가치를 크게 수혜 받고 싶을수록 자신이 예치한 자산에 비례하여 dLP를 많이 예치(혹은 락업) 해야 하며, 이는 유저가 투여한 자금이 RDNT 토큰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수반하므로, 프로토콜 참여가 곧 RDNT 토큰 가치 제고와 직결되는 설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라디언트 캐피탈의 토크노믹스는 크게 1)유저들의 장기적인 기여를 유도하고, 2)RDNT 토큰에 대한 매도 압력을 최소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5.1. 유저들의 장기적인 기여를 유도
RDNT 토크노믹스에서 dLP의 존재는 프로토콜 참여 유저들이 프로토콜에 장기적으로 기여하도록 만듭니다. dLP의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자금 예치 이후 dLP를 예치한 이들은 플랫폼 수수료 보상 확대 및 RDNT 에미션 보상 수령 가능
- 단순 예금 예치자들은 플랫폼 수수료의 25%를 수취하나, dLP 복합 예치자들은 플랫폼 수수료의 60%를 수취 가능
- dLP 예치 시 1/3/6/12개월 간의 락업 기간을 설정해야 하며, 해당 기간이 길수록 수취하는 보상의 크기가 확대
이러한 메커니즘은 다음의 두가지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 유저들과 프로토콜의 이해관계를 일치
- 단순히 프로토콜에 예금을 예치시키는 것보다 더 많은 자본을, 더 길게 락업할수록 수취할 수 있는 보상의 크기가 커지므로, 보상 분배 시 기여도에 비례한 분배를 실현
- 보상, 혹은 수익 극대화라는 유저의 기대와, 지속가능성 증진이라는 프로토콜의 기대를 일치시키는 메커니즘으로 볼 수 있음 - 프로토콜 기여도를 네이티브 토큰 가치 제고와 연결
- dLP는 RDNT와 타 자산을 묶은 LP 토큰이므로 dLP 생성 및 락업 시 RDNT에 대한 온체인 유동성 또한 확대, 프로토콜의 성장이 곧 토큰 가치의 제고로 이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발생시킴
- 프로토콜 기여에 따른 보상으로 사용되는 RDNT 가치 하락을 최소화하고, 이는 dLP 가치 변동 최소화로 이어져 dLP 락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춤
이는 커브 파이낸스(Curve Finance)가 네이티브 토큰인 CRV 토큰 에미션의 수혜자를 차등적으로 가려내는 방식이었던 ve토크노믹스와 유사한 방식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최대 4년까지 CRV 토큰을 락업할 수 있었던 ve토크노믹스 상에서도 더 많은 양의 CRV 토큰을 더 오랜 기간 프로토콜에 락업할수록 더 많은 수수료 수취 권한과 거버넌스 권한을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식 하에서 유저들이 더 많은 프로토콜 보상을 수취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토큰을 락업하였고, 자연스럽게 프로토콜 및 유저 보상 가치의 동반 성장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ve토크노믹스가 단순히 CRV 토큰만을 락업시키는 방식인 반면, 라디언트 캐피탈의 dLP 메커니즘은 RDNT와 타 자산을 묶은 LP 토큰을 락업시킨다는 점에서 더욱더 적극적인 토큰 가치 제고 방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5.2. RDNT 토큰에 대한 매도압력을 최소화
프로토콜 수수료 및 RDNT 에미션 등 프로토콜 가치를 유저들에게 분배하는 과정에서도 RDNT 토큰에 대한 매도압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당 효과를 발생시키는 설계적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dLP 보상으로 주어지는 플랫폼 수수료는 수령 즉시 클레임 가능하나 RDNT가 아닌 DAI, USDC, wBTC, ETH, ARB 등 프로토콜에서 담보로 취급하는 자산들로 구성
- RDNT 토큰 보상은 90일의 베스팅 기간을 거쳐 온전히 수령할 수 있고, 90일 이전에 보상을 수령할 시 25% ~ 90%의 손실을 감수해야 함
- 베스팅 시작 전, 혹은 베스팅 중인 RDNT는 언제든지 ‘Zap’ 기능을 활용하여 알맞은 금액의 페어 자산(WETH, WBNB)과 함께 dLP 추가 예치가 가능
이러한 특징들을 통해 라디언트 캐피탈은 네이티브 토큰인 RDNT 가치 하락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유저들이 보상으로 수령하는 RDNT 토큰 에미션을 쉽게 dLP로 편입시킬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여, 그들로 하여금 프로토콜 가치 제고에 다시 한번 기여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유도하였습니다.
6. 소결
이상에서 살펴본 라디언트 캐피탈의 토크노믹스는 프로토콜의 성장 즉, 예치 자금의 증대로 인한 프로토콜 TVL(Total Value Locked) 증가 및 dLP 락업 양의 증가로 인한 RDNT 유동성 증대에 비례하여 RDNT 토큰 가치 제고가 발생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다만, 프로토콜에 참여하여 그 성장에 따른 가치를 함께 공유하려는 유저들은 dLP를 장기간 락업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입 자본의 가치 변동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이는 프로토콜 참여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dLP 예치가 아니면 RDNT 토큰을 수요 할 동기가 없기 때문에, Buy&Hold 등 프로토콜 참여 외에 토큰에 대한 수요를 촉진할 요소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라디언트 캐피탈측이 의도한 ‘펌프&덤프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한 단기 투기적 자본의 영향 최소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설계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내릴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존 스테이커들이 지속적으로 프로토콜 성장에 참여하도록 ‘Zap’, ‘Auto-compound’, ‘Auto-relock’ 기능 등 수령한 보상을 편리하게 재기여할 수 있는 UI/UX적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Zap: dLP 예치 편의성을 제공하는 기능으로 유저가 예치하려는 자산(ETH, BNB) 규모에 맞게, 필요한 경우 머니마켓을 활용하여 클릭 한 번으로 dLP 생성, 예치 및 락업을 한번에 수행(링크)
- Auto-compound: 유저가 수령하는 프로토콜 수수료를 일정 기간마다 자동으로 dLP로 변환하여 락업(링크)
- Auto-relock: 해당 기능 활성화 시, 유저가 락업한 dLP가 만료될 때 자동으로 다시 락업(링크)
상기한 노력을 바탕으로, 라디언트 캐피탈은 V2 버전 출시 후 높은 프로토콜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등 지표 상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라디언트 캐피탈이 기록하고 있는 프로토콜 성장 지표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7. 프로토콜 성장 지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디파이 프로토콜’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 라디언트 캐피탈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1)실제로 높은 수익을 발생시키는지와 2)유저들이 프로토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가 될 것입니다. 해당 요소를 분석하기 위해서 알아보아야 할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실제로 높은 수익을 발생시키는지 - 프로토콜 수수료 추이
- 유저들이 프로토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 dLP 풀의 유동성 추이
7.1. 프로토콜 수수료 추이
라디언트 캐피탈의 주별 수수료는 7월 2째주 기준, 약 $576K로 컴파운드 파이낸스의 약 $506K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아베의 약 $1.4M의 1/3 수준을 나타내었습니다. 라디언트 V2가 출시한 2023년 3월 이후 지속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 규모를 유지해오고 있으며, 이는 프로토콜 규모를 나타내는 TVL 수치를 감안한다면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입니다. 2023년 7월 27일 기준, 위에서 나타난 세 가지 렌딩 프로토콜의 TVL 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베: $5.85B
- 컴파운드 파이낸스: $2.27B
- 라디언트 캐피탈: $621.8M
라디언트 캐피탈은 경쟁 프로젝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프로토콜 규모에도 불구하고 컴파운드 파이낸스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 규모를 기록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토콜 수수료를 비롯한 주요 핵심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7.2. dLP 풀의 유동성 추이
라디언트 캐피탈이 구축한 토크노믹스 상에서 프로토콜 성장에 기여하고, RDNT 및 프로토콜 보상을 수령하는 유저들에게 dLP 예치는 필수적입니다. 상기했듯이, dLP란 RDNT 가치를 뒷받침하는 LP 토큰으로 아비트럼 체인의 경우 밸런서(Balancer) 프로토콜에 공급된 8:2 비율의 $RDNT-$WETH LP 토큰, BNB 체인의 경우 팬케이크스왑(Pancakeswap) 프로토콜에 공급된 5:5 비율의 $RDNT-$WBNB 토큰을 의미합니다. dLP 예치 시 유저의 자금은 각 체인에 맞는 LP 토큰으로 변환되어 해당 풀 유동성으로 추가됩니다.
따라서 dLP 예치 풀 유동성의 성장 추이는 프로토콜에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dLP 풀의 유동성 추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위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각 체인별 dLP 풀의 유동성 규모는 풀 생성 시점(아비트럼:3월 18일 / BNB 체인: 3월 27일) 이후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23년 7월 27일 기준 각 체인 상의 dLP 풀 유동성 규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비트럼 밸런서 RDNT/WETH 풀 유동성 규모: 약 $52.4M
- BNB 체인 팬케이크스왑 RDNT/WBNB 풀 유동성 규모: 약 $21.92M
따라서, 라디언트 V2 출범 이후 현재까지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프로토콜에 참여하고 있으며 규모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디파이 프로토콜’이라는 라디언트 캐피탈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프로젝트 측이 알맞은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현재 시점에서 나타난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8. 마치며: 우려와 기대
준수한 토크노믹스가 설계되었고, 실제 지표 상으로 프로토콜의 성장이 확인되었다고 해도 라디언트 캐피탈의 계속된 성장을 담보할 수는 없습니다. V2 업그레이드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으나, 유저들의 자본이 프로토콜에서 이탈하지 않고 머물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측의 지속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프로토콜 입장에서 직면한 가장 큰 우려는 dLP의 대규모 언락 시점이 다가온다는 점일 것입니다. 2024년 3월 이후 약 4개월 간 약 $44.67M의 dLP 언락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는 현재 아비트럼과 BNB 체인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 전체 DLP 유동성 규모인 $74.3M의 60%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대규모 언락 시기가 도달하기 전까지 프로토콜은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는 프로토콜 지속성에 있어 중요한 과제입니다.
8.1. 행보와 전략
라디언트 캐피탈은 현재 대표적인 ‘옴니체인 머니마켓’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먼저, 기존 ERC-20 기반이었던 RDNT 토큰을 레이어제로(Layerzero) 기반의 OFT(Omnichain Fungible Token) 형식으로 마이그레이션하여 다수 체인으로의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체인에 상관하지 않고 유저들이 프로토콜 가치를 원활하게 공유받을 수 있도록 의도했습니다.
실제로 라디언트 V2가 아비트럼에서 출범한 이후 지난 3월 말, BNB 체인으로 프로토콜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지난 6월 말, 이더리움(Ethereum) 체인으로의 확장을 내용으로 한 거버넌스 프로포절(RFP-19)이 통과되어, 또 한 번의 체인 확장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LSD, 스테이블코인 등 가장 큰 규모의 디파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이더리움 체인으로의 확장이 라디언트 캐피탈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라디언트 캐피탈은 ARB 토큰 에어드랍의 수혜자로 트레저리에 약 3.34M개의 ARB 토큰을 보유 중에 있으며, 두 차례의 거버넌스(RFP-16, RFP-18)를 통해 신규 및 기존 dLP 예치자에게 토큰을 배분하도록 하여 추가 유동성 유치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펌프&덤프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한 단기 투기적 자본의 영향 최소화’를 실현하는 토크노믹스 설계와 ‘옴니체인 머니마켓’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들을 기반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디파이 프로토콜’로 나아가려는 라디언트 캐피탈은 지금까지와 같이 순조로운 행보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이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렌딩 섹터의 지각 변동을 주목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