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아티클은 E. Glen Weyl, Puja Ohlhaver, Vitalik Buterin이 공동 작성하고 2022년 5월에 발간된 Decentralized Society: Finding Web3’s Soul 논문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이하에서는 논의 상 편의를 위해 ‘비탈릭의 논문’이라고 칭하겠습니다.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서 이전에 발간된 SBT 논문 톺아보기 1편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 서론
SBT 논문 톺아보기 1편에서는 SBT가 가져올 시장, 웹3 툴, 공유경제로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중심으로 비탈릭의 논문을 분석해보았습니다. 논문 전반부를 다루었던 이전 글에서 SBT 도입이 가져올 웹3 생태계 변화 양상에 집중했다면, 논문 후반부를 다루는 이번 편에서는 SBT 도입으로 인해 궁극적으로 형성될 탈중앙화 사회(Decentralized Society; 이하 Desoc)의 형태와 정당성을 알아본 후, SBT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 고려해야할 문제와 실현 방안을 알아보겠습니다.
2. Desoc의 형태와 정당성
2.1. 네트워크 재화 생산 사회
SBT 논문 톺아보기 1편에서 SBT를 통해서 진실된 선호를 반영하는 공유 재화 생산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웹3 환경에서 공유 재화의 지배적인 형태는 네트워크 재화입니다. 네트워크 재화(Network goods)란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 즉 한 사람의 수요 행동이 다른 사람의 수요에 영향을 끼치는, 수요의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재화를 말합니다. 보통 서비스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서비스의 질이 상승하는 사례가 많은데 예를 들어, 무선 통신 서비스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서비스 범위가 넓어지며, 유튜브의 알고리즘 영상 추천과 같은 예측 모델은 사용자의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예측의 정확도가 상승합니다. 비탈릭은 논문에서 이러한 네트워크 재화는 사적 재화(private goods) 혹은 공공재(public goods)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소유권 체계 및 의사 결정 체계가 필요하며 그것을 ‘Desoc’이라고 명명합니다. 이러한 주장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추가 투입 단위에 대한 산출량 감소를 가정하는 현대의 신고전주의 경제학과는 달리 네트워크 재화는 추가 투입 단위에 따라 산출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재화 취급 체계인 사적 재화와 공공재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체계가 필요
- 네트워크 재화를 사적 재화로 취급 시, 민간 주체에 의한 독점(ex. 웹2 독점 기업) 혹은 강력한 정부에 의한 독점(ex. 중국 공산당)에 취약하며 과도한 사용료 징수로 인해 과소 생산의 문제에 봉착
- 네트워크 재화를 공공재로 취급 시, 규제의 문제 혹은 자금 조달 실패 등을 이유로 과소 생산의 문제에 봉착
웹3 생태계 상에서 논의되고 생산되는 프로토콜들은 오픈소스의 특성으로 인해 불특정 다수의 참여자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재화의 성격을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기한 이유들을 근거로 자격과 능력이 갖춰진 복수의 주체에 의한 소유 및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체계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SBT 도입을 통해 형성되는 Desoc이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논문에서 말하는 Desoc이란 “Soul과 커뮤니티가, 다양한 규모에 걸쳐 공동의 네트워크 재화를 생산하기 위한 속성으로써, 상향식 소집되는 공동 결정 사회”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Desoc은 네트워크를 중첩시키고 더 확대시키는 특징을 지니며, 현실의 평판을 반영하는 SBT의 특성을 통해서 물리적 세계로도 네트워크를 확대시킬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습니다.
2.2. 신원 증명 프레임워크 간 비교 분석
웹3 생태계가 지향해야 할 신원 증명 프레임워크(Identity framework)로 논의되는 형태는 Desoc을 제외하고 크게 4가지 패러다임이 존재합니다. 현실의 레거시 신원(identity) 시스템 / 가명 경제(pseudonymous economy) / 개인 증명(proof of personhood) / 검증 가능 자격(verifiable credentials)이 그것들이며, 비탈릭은 각 패러다임과의 비교를 통해 SBT 중심으로 한 Desoc의 정당성을 증명합니다.
레거시 신원 시스템: 기존의 레거시 신원 제도는 정부, 대학 등의 제3자가 발급하는 서류나 신분증에 의존하여 개인의 신원을 규정합니다. 이 방식은 공동체 구성원의 신원을 사회적 맥락과 분리시키며, 신원 확인을 위해 중앙화 된 기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비효율성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정당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가명 경제(pseudonymous economy): Balaji Srinivasan에 의해 알려진 가명 경제는 특정 사용자가 명예를 훼손하고 사회적 유대를 깨려는 공격을 받았을 때, 계정에 축적된 영지식 증명을 추적이 불가능한 다수의 계정에 분할하여 양도하고 그 중 하나에서 새로운 가명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일컫습니다. 참여자 보호 방안으로 신원의 분리와 양도는 어느정도 효과적일 수 있으나, 양도 가능한 신원을 취급한다는 점에서 평판 및 사회적 맥락에 신뢰성을 부여하지 못하므로 정당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개인 증명(proof of personhood): 개인 증명 방식 및 프로토콜은 시빌 어택을 예방하고 비금융 애플리케이션 운영이 가능하도록 개인 고유성을 담은 토큰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BrightID, Worldcoin 등의 프로토콜이 채택하고 있는 이 방식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기보다는 개별 정체성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공동체 구성원의 다양한 관계성과 차별점을 나타내기에는 한계를 가집니다.
검증 가능 자격(verifiable credentials): 검증 가능 자격이란 보유자의 재량에 따라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W3C(월드 와이드 웹 컨소시엄) 표준의 영지식 증명 형태를 말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한 계정이 가진 자격의 내용을 공유받지 않는 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오직 일방적인 공유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호 권한 등의 사회적 관계를 표현하기에는 한계를 가집니다.
상기한 각 신원 증명 프레임워크들은 한계를 가지며 커뮤니티 기반의 상향식 신원 증명에 효율적인 시스템에는 부적합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면 개개인이 가진 사회적 연결성을 나타내면서도 탈중앙화된 신원 증명 방식인 SBT 중심의 Desoc은 웹3 생태계의 기반 시스템으로서 정당성을 갖습니다.
3. 공유 지능의 형성과 거버넌스의 개선
3.1. 예측 모델의 비교 분석(AI vs 예측 시장)
디지털 세계에서 취급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재화 중 하나는 빅데이터 기반의 예측 모델입니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 모델은 크게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를 이용한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 영상과 같은) 빅데이터 예측 모델(이하 AI 모델)과 시장 참여자 개개인의 예측치를 경쟁하고 종합하는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 모델로 나눌 수 있습니다. AI 모델은 데이터 접근권에 대한 독점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방대한 데이터를 쌓아 올리고 종합하여 예측을 진행하는 반면, 예측 시장 모델에서는 (보통 투기 시장의) 참여자들이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결과 지향적인 베팅을 하고, 참여자들의 예측이 모여서 균형 가격(equilibrium price)이라는 종합 예측치를 형성합니다.
두 모델 모두 유저 데이터를 종합하여 하나의 객관적인 결과를 산출하지만, 그 산출 과정에 있어서 각각 맹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완벽한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합니다. 먼저 AI 모델은 상기했듯이 데이터 접근 권한에 대한 독점을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데이터 자주권을 박탈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예측 모델 생성 과정에서 데이터 생산자들의 주관을 배제하며, 결과적으로 완성된 모델이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 못하고 편견과 차별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집니다. 최근 미국에서 알고리즘을 통한 빅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에 대한 규제 법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Algorithmic Accountability Act(알고리즘 책임성에 대한 법안)” 사례가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편 예측 시장 모델은 참여자들이 미래 결과에 베팅을 하고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위험회피 성향을 가진 이들은 시장을 떠나게 되며 예측 시장 모델의 예측치는 다소 편향된 특성을 가진 표본을 바탕으로 생성됩니다. 또한 승자가 모든 보상을 차지하는 메커니즘이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숨기려는 경향을 갖게 됩니다.
3.2. 평판의 측정과 사용자 데이터 활용 방식의 변화
이전 글에서도 언급하였듯이 SBT는 Soul의 특성을 나타내며, 그것을 수치화하고 측정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따라서 SBT의 도입은 각 사용자가 제공하는 데이터의 신뢰성 혹은 평판을 평가할 수 있게 만들어 기존의 예측 모델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킬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예측 분야에 따라 높은 연관성을 가진 SBT를 보유한 Soul이 제공하는 데이터에 가중치를 높게 설정하여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예측의 생산을 유도하거나, 제공한 데이터의 예측 적합도를 평가하고 Quadratic 메커니즘을 사용하여 각 참여자가 받는 보상을 균등하게 분배하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설령 이러한 방식을 통해 생성된 예측치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해당 결과 혹은 성과를 SBT에 반영하여 이후 예측 라운드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더욱 정확한 예측 모델로의 개선을 꾀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방식은 기존의 예측 모델이 가지고 있던 사회적 맥락의 배제, 데이터 자주권 박탈(이상 AI 모델), 편향된 표본 형성, 데이터 공유 유인의 부족(이상 예측 시장 모델) 등의 맹점을 극복하고 공유 지능의 형성(Plural sensemaking 혹은 Plural Intelligence)을 가능하게 합니다.
3.3. DAO 거버넌스의 개선
위와 같은 로직은 거버넌스 체계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가 참여하는 DAO 거버넌스 체계 하에서 SBT를 통한 Soul의 평판 측정을 통해서 신뢰성 있는 의견이 무엇인지 밝혀낼 수 있고, 그에 따라 투표 및 보상의 가중치를 설정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성과 평가 혹은 동료 평가를 다시금 SBT에 반영할 수 있는 점은, 거버넌스 참여를 활성화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심의 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로의 거버넌스 체계 발전을 촉진시킬 것입니다.
4. SBT 적용 시 고려해야할 것은?
4.1. 프라이버시 문제
공개적인 SBT들은 Soul에 대한 너무 많은 정보를 노출시켜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태생적으로 공개적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SBT를 통해서 너무 많은 정보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예측 모델 사례에서도 각 개인의 SBT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공유 지능의 형성이 가능하므로,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한 질문을 갖게 합니다. 데이터가 사유재산과 같은 개념이라면, 데이터가 언제 그리고 누구에게 공개될 것인지는 사용자 개인이 정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SBT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모델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정당화될 수 없을 것입니다.
비탈릭은 데이터를 사유재산으로 보는 관점을 극복하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권리의 묶음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데이터를 일괄적으로 사유재산을 취급하기보다는, 정보 공유에 관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데이터 공개 한도를 조정 및 재산권의 내용을 다르게 규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권이나 의료 기록 등의 정보는 사유 재산처럼 취급되어야 하나, 학위나 특정 커뮤니티 멤버십 등의 기록은 적격한 인물이나 집단에게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데이터 이용에 따른 보상을 수취하는 등의 메커니즘 설계로 충분하다는 것이죠.
4.2. How to?
그렇다면 프라이버시 프로그래밍을 위해서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요? 다양한 기술들이 제시될 수 있으나, 가장 간단한 방법은 데이터를 오프체인에 보관하고 데이터가 필요할 때 해시함수화 시켜 온체인으로 전송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s) 기술은 이러한 메커니즘의 실현 방안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영지식 증명이란, 증명자(prover)가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자격 등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검증자(verifier)에게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합니다(자세한 메커니즘은 비탈릭의 관련 아티클이나 디사이퍼의 영지식 증명 리서치 시리즈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기술을 통해서 증명자의 임의적인 진술을 구체적인 내용 공개 없이 증명 가능하므로, SBT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프라이버시를 보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서울에서 태어난 40대 여성으로, 50회 이상의 유기견 관련 봉사활동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위의 임의적 진술을 증명 가능하고, 해당 진술을 SBT로 만들어 평판을 측정, 투표권 및 보상의 가중치 설정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영지식 증명과 데이터 저장소로써 오프체인의 활용은 훨씬 더 다양한 방식의 SBT 활용 방안을 가능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검증자에게만 정보 접근 권한을 설정하는 지정 검증자 증명(designated-verifier proofs) 방식이나, Unirep Social의 사례와 같이 부정적 평판(negative reputation)을 추가하고 다루는 등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프라이버시를 보존함과 동시에 재산권의 각 영역인 이용권, 변경권, 수익권을 어떻게 분리하고 프로그래밍하느냐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으며, SBT 도입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4.3. 부정행위의 문제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SBT의 도입을 통해서 기존에 존재하던 시빌 공격(Sybil attack) 등의 부정 행위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나, SBT가 특정 커뮤니티의 접근 권한 등의 자격을 부여한다면 여전히 뇌물 공여나 Soul 자체를 매매하는 등의 부정행위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따라서 비탈릭은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통해서 부정행위 내지는 전략적 행동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신뢰성 짙은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SBT 생태계를 구성(ex. 교회, 직장, 학교 등)
- 잠재적인 담합 가능성이 있는 경우 각 참여자들이 속한 사회적 맥락을 가늠할 수 있는 SBT를 자격 요건으로 요구(ex. 특정 시에서 보조금 분배 투표를 진행할 경우, 각 참여자는 자신의 거주지를 나타내는 SBT를 보유해야 함)
- SBT의 공개성과 분석 가능성을 활용하여 담합 등의 부적절한 행동을 처벌할 수 있음(ex. 깃코인(Gitcoin)의 Quadratic Funding 메커니즘은 이미 “담합 집단"을 선별하는 데에 쓰이고 있음)
- 영지식 증명 기술을 이용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SBT 증명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만들어, 증명에 대한 매매 행위를 억제
- 담합의 패턴을 밝혀내고 벌하는 방향으로 내부고발자를 양성, 일정 규모 이상의 담합의 발생을 억제
- 피어 예측 메커니즘(Peer Prediction Mechanism, 관련 글), 즉 어떤 사실에 대해 참여자 서로가 상대방을 증명해주는 방법을 사용해 담합 비용 증대를 유도
- SBT 간의 상관관계 점수(Correlation scores)의 사용을 참여자들이 정직하게 행동하는 방향으로 설계
5. 마치며
SBT의 도입은 웹3 생태계 새롭고 풍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정량적 가치 외에 정성적인 요소를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던 웹3의 단점을 보완하고 생태계 참여자의 평판과 사회적 관계성 등을 표현하여 더 풍부한 활동 형태를 생산하는 한편, 오프라인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통해서 현실과 소통하면서도 독자적인 사회를 구축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SBT 자체는 도구에 불과할 뿐 그 쓰임에 따라 긍정적으로 사용될 수도, 부정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비탈릭 또한 인식하고 있으며 SBT가 부정적으로 사용될 시에 소수 집단에 대한 차별을 강화하고 그들의 평판과 문화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명시해두기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글을 작성하면서 논문에서 언급되었던 문제 외에도, 1) SBT를 분석, 측정하여 점수를 매기는 메커니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2) 커뮤니티 간의 힘의 불균형이 있는 경우에도 독점 및 담합 발생 방지가 가능할 것인지 등의 의문점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분명 SBT는 아직 설계 단계에 있고 실제 적용 시에 많은 문제를 발생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이전 가능한 자산(Transferable assets; 일반적으로 토큰)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에는 한계가 있고 그 형태는 대개 금융 활동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웹3 생태계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SBT의 도입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NFT 붐 이후로 떠오른 개념인 ‘메타버스(Metaverse)’ 또한 현실과 구별되는 사회를 건설한다는 점에서 SBT의 도입이 선행된 이후에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
SBT는 암호 화폐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Next Big Thing’이 될 수 있을까요?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SBT는 그 출시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생산해낼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참고자료
- Weyl, E. Glen, Puja Ohlhaver, and Vitalik Buterin. “Decentralized Society: Finding Web3’s Soul.”(2022).
- Vitalik Buterin, Prediction Markets: Tales from the Election
- Vitalik Buterin, Some ways to use ZK-SNARKs for privacy
- Jungwoo Pyo, Zero-Knowledge proof :: chapter 1. Introduction to Zero-Knowledge Proof & zk-SNA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