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지난해 7월 커브 전쟁에 대해 다룬 적이 있습니다. 커브 전쟁을 통해 각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커브의 부스트 기능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려 했습니다. 결국 각 디파이들은 veCRV를 최대한 많이 얻기 위해 CRV를 락업시키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커브는 디파이라마(Defilama) 기준 TVL(Total Value Locked)이 98억 달러, 컨벡스 파이낸스는 약 42억 달러였습니다.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커브의 TVL은 240억 달러, 컨벡스 파이낸스는 200억 달러로 성장했습니다.
이후 각 디파이 프로토콜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커브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의결권을 얻기 위해 CRV 예치를 유도했을 뿐만 아니라, Bribe.crv와 보티움(Votium)과 같은 거버넌스 투표 보상 유도 및 위임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최근 Olympus DAO, Abracabra, Frax, REDACTED 등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으면서 이들의 유동성 풀 보상 유도를 위해 커브 전쟁이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2. Not Curve War, But Convex War
커브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컨벡스 파이낸스, 와이언 파이낸스 등 여러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경쟁한 결과, 커브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투표권을 의미하는 veCRV를 가장 많이 확보한 프로토콜은 컨벡스 파이낸스로 총 유통량의 약 4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컨벡스 파이낸스가 커브 파이낸스의 거버넌스에서 가장 많은 의결권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며 궁극적으로는 컨벡스 파이낸스가 어떤 유동성 풀에 커브 파이낸스의 Gauge 가중치(보상 부스트)를 적용할지 결정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합니다.
사용자들은 컨벡스 파이낸스에 CRV를 락업하면 cvxCRV를 얻을 수 있습니다. 커브 파이낸스에 CRV를 락업하면 락업 기간동안 CRV가 묶이게 되기 때문에 유동화가능한 cvxCRV를 얻는 것이 사용자 입장에서는 더욱 유용합니다. cvxCRV/CRV 페어를 통해 자유롭게 포지션을 바꿀 수 있습니다.
물론 cvxCRV를 얻게 되면 veCRV가 아니기에 커브 파이낸스의 직접적인 거버넌스 의결권을 사라지지만 1)커브 파이낸스에서 발생하는 스왑 수수료, 2) 컨백스 파이낸스의 운영 수수료, 3) 컨벡스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토큰 CVX를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사용자는 커브 파이낸스의 직접적인 거버넌스 권한을 포기하는 대신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CVX를 컨벡스 파이낸스에 약 4개월(16주) 동안 락업함으로써 컨벡스 파이낸스가 커브 파이낸스의 Gauge 가중치를 결정하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veCRV는 컨벡스 파이낸스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커브 파이낸스의 Gauge 가중치는 컨벡스 파이낸스의 거버넌스가 결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여러 디파이 프로토콜 및 사용자들은 컨벡스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토큰의 CVX를 확보하기 위한 ‘컨벡스 전쟁(Convex Wars)’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CXV의 수요는 많은 반면 CXV를 얻기위해서는 컨벡스에서 CRV 및 cxvCRV를 스테이킹하거나 DEX에서 구매할 수 있어 공급이 매우 적은 상황입니다.
또한 CVX의 인플레이션은 CRV가 많이 락업될수록 발행되는 수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양의 CVX가 락업되고 있으며 현재 발행량 중 약 41%가 락업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 CVX의 가격은 커브 전쟁 시작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컨벡스에 락업된 CRV는 1억 7천만개, 총 락업된 CVX는 약 3300만개입니다. 이는 락업된 CVX 1개당 약 5.2개의 CRV토큰이 상응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월 6일 기준 현재 CRV 가격은 $5.4, CVX의 가격은 $41.8로, 시장에서는 약 7.7배 차이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또한 컨벡스 파이낸스의 프로토콜 수입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2.1. Bribe.crv
Bribe.crv는 와이언 파이낸스의 안드레 크론제가 개발한 플랫폼으로, veCRV 보유자들에게 Bribe(뇌물)을 지급함으로써 커브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권한을 얻고자 합니다. 와이언 파이낸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커브 파이낸스의 부스트 기능을 게이지를 높러려는 이유입니다.
2.2. 보티움(Votium)
보티움은 컨백스 파이낸스의 투표권을 더 많이 원하는 사용자가 CVX 스테이커(vlCVX, Voted Locked CVX)들로부터 투표권을 위임받고 이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는 플랫폼입니다. 매 에포크마다 스냅샷을 진행하며 투표권을 행사하기 힘든 사용자들은 보티움을 통해 vlCVX를 위임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vlCVX를 보티움에 위임만 해놓으면 자동으로 컨벡스 파이낸스의 투표에 참여할 수 있고 추가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티움은 사용자들이 bribe.crv보다 더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디파이 프로토콜은 컨벡스 파이낸스가 압도적으로 veCRV를 많이 보유하자 veCRV를 얻는 대신 컨벡스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참여자(vlCVX)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보상의 96%는 vlCVX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4%는 보티움이 가져갑니다. 이를 통해 보티움은 지금까지 총 $4600만 달러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현재 보티움을 통해 투표권을 얻기 위해 $1를 지급하면 Gauge 가중치에 따라 $2.59 가치의 CRV 및 CVX를 얻을 수 있기에 컨벡스 파이낸스의 투표권을 원하는 사용자는 보티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현재 보티움의 자체 거버넌스 토큰은 없습니다.)
2.3. UST
테라폼랩스에서도 UST 유동성 풀에 높은 보상을 지급하기 위해 CVX를 얻기 위해 OTC로 구매한 바 있습니다. 또한 보티움을 통해 UST-3CRV 풀의 보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2.4. FRAX, MIM
FRAX와 MIM은 보티움에서 많은 양의 보상을 지급하며 커브 파이낸스의 높은 Gauge 가중치를 받고 있습니다.
2.5. REDACTED
REDACTED는 최근 주목받았던 Olympus DAO의 포크 프로젝트입니다. 자체 거버넌스 토큰인 BTRFLY의 토큰 판매를 Olympus DAO의 채권 발행 방법으로 진행했으며 OHM, CRV, CVX 총 3가지 페어로 가지고 있습니다.
REDACTED가 OHM외에 CRV와 CVX를 선택함으로써 OHM의 유틸리티를 향상시키고 커브 파이낸스의 부스트 기능을 극대화해 높은 수익을 얻으려고 합니다.
2.6. Badger DAO
뱃저(Badger)는 프로토콜의 약 78%를 컨벡스 파이낸스에 예치했습니다. 뱃저는 컨벡스 파이낸스를 통해 CRV와 CVX를 얻고자 합니다.
3. 커브 파이낸스의 플라이휠
커브 파이낸스와 컨벡스 파이낸스가 상호작용하며 서로간의 성장을 위한 플라이휠을 구축했습니다. 컨벡스 파이낸스는 커브 파이낸스를 활용해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커브 파이낸스의 최대 의결권을 지닌 프로토콜이 자리잡으면서 이제는 CRV가 아닌 CVX를 갖기 위한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CRV보다 CVX의 수요가 많아진것 처럼, 컨벡스를 위한 제 2의 컨벡스가 나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번 디파이 2.0 관련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처럼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더 많이 시도되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각 스테이블코인간의 가격 안정성을 유지해주고 유동성있는 스왑을 제공해줄 커브 파이낸스, 컨벡스 파이낸스가 있기에 이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