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프렌즈와 커피챗 I 김동혁 리서처
‘메이커다오 엔드게임 제안’에 대한 리포트를 발간한 김동혁 리서처를 만나 경영학도가 웹3 업계로 넘어온 계기와 본인이 추구하는 리서치의 방향성, 리서처로서의 경쟁력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테라 사태, 웹3에 관심 갖는 계기가 됐습니다”
**Disclaimer) 인터뷰에 나오는 내용은 인터뷰이 개인 의견으로, 디스프레드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안녕하세요! 디스프레드(DeSpread)의 ‘쪼하(zzoha)’입니다.
디스프레드는 웹3 업계에 푹 빠져있는 ‘디젠(Degen)’들이 모인 회사입니다. 동료 한 분 한 분마다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지만 웹3에 대한 진심이라는 DNA를 공유합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면서도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는 프로 의식을 발휘합니다.
저번 <D’s 프렌즈와 커피챗>에서는 디스프레드의 컨설턴트/콘텐츠 프로듀서 로건 리(logan Lee)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디스프레드에서 ‘메이커다오 엔드게임 제안’에 대한 리포트를 발간한 김동혁 리서처를 만나 경영학도가 웹3 업계로 넘어온 계기와 본인이 추구하는 리서치의 방향성, 리서처로서의 경쟁력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쪼: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디스프레드에서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김동혁입니다. 트위터에서는 데클란 킴(Declan Kim)이란 아이디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의 10기 학회원이기도 합니다.”
쪼: 학교와 직장 생활을 병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졸업하기도 전에 웹3 업계로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이러니하게도 지난해 5월 발생한 ‘테라 사태’가 웹3 업계에 본격적인 흥미를 가지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매일 아침마다 경제 뉴스를 스크랩하던 중 경제지에서 테라 사태를 접했습니다. 이전부터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의 존재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특정 자산이 며칠 동안 연달아 전일 대비 -99%의 손실을 냈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디사이퍼 학회장인 친구에게 웹3 업계가 어떤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신생 산업이라 열심히만 하면 충분히 차지할 만한 자리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 말을 듣고 비트코인 백서도 읽고 뉴스도 챙겨보고 지난해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에도 참석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잘 모를 때는 막연히 가상자산을 투기라고만 여겼는데 공부를 시작한 후에는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이 유망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전공한 경영학과와 웹3에 대한 지식을 엮을 수 있는 지점도 많았습니다. 웹3 업계로 커리어를 이어 가도 괜찮겠다고 판단했고, ‘기회가 왔으니 일단 해보고 안 되면 다른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있다’는 생각으로 들어왔습니다.”
쪼: 웹3 업계 가운데 디스프레드를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디스프레드의 리서치 총괄 이승화님과 커피챗을 하다가 저와 결이 맞는다고 생각해서 우선 인턴으로 시작했습니다. 올해 6월부터 정직원으로 전환됐고요. 대표인 예준녕님의 ‘본인이 하고 싶은 리서치를 하라’는 말씀이 가장 크게 와닿았습니다. 어떤 기준이나 양식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조사하고 관련된 글을 쓰라는 게 리서처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잖아요. 일을 하면서 동시에 공부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학업과 병행 중이라는 특수 상황을 배려해주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쪼: 디스프레드에 리서처로 합류한 이유와 리서처로서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디스프레드 입사 당시 웹3에 대한 지식 저변이 넓지 않았습니다. 산업을 알아보자는 취지에서 리서처를 선택했습니다. 제가 궁금한 부분을 조사하며 알아가고 이를 제 방식대로 풀어내는 것에 재미를 느낀 점도 한 몫했습니다.
리서처로서는 개인적인 탐구욕을 충족시키는 리서치와 회사에 도움되는 리서치, 이렇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네요. 제가 알고 싶은 내용을 탐구하면서 작성한 리포트가 추후 잠재 파트너를 발굴하는 기회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일 것 같습니다. 리포트로 다른 프로젝트와의 협업 포인트를 찾아내고 협업까지 이끌어 내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쪼: 리서처로서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개인적으로 특정 주제를 다룰 때 다양한 자료를 읽고 그 내용을 빠르게 구조화시키는 능력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의 흐름이나 뉘앙스, 그리고 자료 사이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어떤 내용을 어떻게 묶어서 서술할지를 먼저 생각하는데요. 그렇기에 리포트 주제를 잡고 작성하기까지의 시간이 크게 단축됩니다. 리서치 총괄인 승화님이 저를 ‘리서치 공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리포트를 많이 쓴 것 같네요.
또한, 정기적으로 할 일을 만드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요. 그래서 틈틈이 출근하기 전 뉴스를 읽고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승화님이 트위터에 올려볼 것을 제안하셔서 트위터 뉴스레터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관심있는 주제를 조사하다 보니 리서치 자료를 찾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쪼: 다른 리서치 업체와 비교했을 때 디스프레드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지난해부터 일본 시장을 규제, 개인 투자자(리테일), 투자 트렌드 등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는데 회사 내 일본어에 능통한 일본 사업총괄님이 계셔서 현지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규율이 있으면서도 편한 분위기라는 점도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라고 봅니다. 다른 업계 친구들과 회사 생활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제겐 당연한 것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하는데요. 조직원들끼리 같이 일하는 동료이자 동시에 사적으로도 친해서 디스프레드만의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 같습니다.”
쪼: 디사이퍼 학회원으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디스프레드 업무와는 어떤 시너지를 내고 있나요?
“평소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야뿐 아니라 개발, 레이어, 인프라, 거버넌스 등 여러 분야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디사이퍼 학회원들이 개발자, 사업개발(BD) 등 여러 직무에 종사하고 있다 보니 동일한 프로젝트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고 이에 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사이퍼 미디어 팀에서 미디엄(medium)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 리서처로서의 업무에도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디사이퍼 학회원들의 글을 검수하는 역할이기에 매주 새로운 글을 접하는데요. 최근 영지식증명(ZK) 머신러닝(ML)에 대한 디사이퍼 학회원의 글을 읽고 난 후에 (디스프레드 업무 일환으로) 뉴스 스크랩핑을 하다가 ZK에 인공지능을 접목시킨 프로토콜에 대한 기사를 발견해서 더 반가웠던 기억이 나네요. 이처럼 뉴스레터 배포 업무에도 도움이 됩니다.”
쪼: 매일 일본어 및 프랑스어를 공부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국어 공부의 목표가 있으실까요.
“외국어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행 가기 전에 늘 현지 언어를 공부해서 가는데요, 영어만으로는 현지를 느끼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요. 일단 외고 시절 불어학과를 전공해서 프랑스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습니다. 군 복무 중에는 스페인어를 공부하기도 했어요.
퇴근하고 일본어도 매일 두 시간씩 공부하고 있어요. 원래 일본어를 좋아하기도 했고 일본 웹3 시장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일본어 공부가 리서치에도 많이 도움됩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언어로 일본 자금결제법에 대한 정의를 검색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 다릅니다. 역시 일본어를 써야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오더군요. 지난 7월 웹엑스(WebX) 출장을 통해 일본어를 공부해야 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졌습니다. 일본에서 영어로 소통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일본 웹3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일본 현지 프로젝트와 직접 소통하기 위해선 일본어를 잘 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쪼: 리서치를 할 때 가장 관심을 많이 두는 분야는 어디인가요?
“웹3 산업이 전통 금융과 접점을 만들 수 있는 분야에 주목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실물연계자산(RWA),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스테이블 코인, 결제, 토큰증권(ST) 등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쪼: 한국은행의 CBDC 모의 테스트와 일본의 자금결제법 개정안 등 규제 영역에 주목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웹3 산업이 나중에는 제도권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보기에 장기적으로는 규제 영역을 반드시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규제 당국이나 제도권 사업자들이 시장을 볼 때 접점이 많은 부분을 먼저 볼 텐데 그 대상은 스테이블 코인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가 가장 먼저 이뤄질 듯해요.
개인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이 웹3 대중 채택(mass adoption)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봅니다. 일본이 세계 최초로 관련 법안을 제정하고 시행했기에 일본 사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 봤습니다. 이후 영국에서도 스테이블 코인 규제안이 제출됐는데 일본의 자금결제법 개정안과 매우 유사한 것을 보고 전세계 규제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은 일본과 달리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웹3 대중 채택을 촉진하려는 듯합니다. 또한, 국회에서 2단계 논의에 들어간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법안에서 CBDC와 스테이블 코인을 다루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법안과 일본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 사이의 차이점이 있다면 이로 인한 영향이 어떨지를 다루려고 합니다.”
쪼: RWA 관련 가상자산들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던데 RWA가 무엇이며, 왜 그렇게 주목을 받는 걸까요? 관련해서 깊게 들여다보고 계신지요.
“RWA는 Real World Asset의 줄임말로, 주로 현실 자산을 토큰화한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저는 현실에 익스포저가 있는 모든 자산은 RWA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국채나 달러를 지급준비금으로 삼는 스테이블 코인도 RWA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블록체인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때부터 RWA가 전통 금융과 디파이(DeFi, 탈중앙금융)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듯해서 깊게 들여다 봤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RWA 관련 내러티브가 없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이더리움 스테이킹 연 이자율보다 높아지다 보니 RWA 내러티브가 부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실 세계 자산을 온체인으로 갖고 와서 개인 투자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디파이 프로토콜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요. 대표적인 사례로는 프랙스(FRAX) 파이낸스가 있습니다.”
쪼: RWA가 가상자산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 및 전통 금융-가상자산을 연결하는 가교가 될 수 있을까요?
“갤럭시 리서치에 따르면, RWA 가치가 지난 8월 역대 최고치인 31억 달러에 달했으며 2024년에는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도 스테이블 코인을 포함한 RWA 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어요. 스테이블코인처럼 현실 자산을 지급준비금 정도로만 삼는 간접적인 RWA가 전체 RWA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습니다. 직접적인 RWA라고 할 수 있는 국채 기반 RWA는 제 3세계에서만 거래되고 있어요. 몇몇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들이 멕시코 투자자 대상으로 토큰화된 채권을 판매한 것처럼 직접적인 RWA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그래야만 자산운용사나 전통적인 웹2 투자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경로가 열릴 것 같아요.
에코본드 기반 RWA도 종종 보이긴 합니다. 에코본드라는 신산업에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을 결합한 것이죠. 이처럼 신산업 위주로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많아지는 듯합니다. 궁극적으로 웹3 시장의 파이가 커질수록 전통 시장과 겹치는 부분도 많아지면서 전통 기관이 블록체인을 채택하려는 시도도 늘어날 것입니다. RWA는 그런 미래를 이끌 내러티브가 될 전망입니다.”
쪼: 지금까지 본인이 작성한 것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리포트는 무엇인가요?
“메이커다오 엔드게임 시리즈를 꼽을 수 있겠네요. 당시 국내에서 메이커다오의 엔드게임 제안에 대해 다루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해당 리포트는 제가 처음으로 쓴 결과물이자 시리즈로 발간한 것이라 더 애착이 갑니다. 거의 두 달 반 동안 그 리포트에 매달렸네요. 메이커다오 관계자들로부터 리포트에 대한 호응이 있어서 더 뿌듯했습니다. 메이커다오의 남두완님이 제 리포트를 봤다고 피드백해주셨고 그 덕분에 일본 웹엑스 출장 때 메이커다오 공동 창업자 루네 크리스텐슨과도 직접 얘기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외 STO 시리즈나 일본 웹3 바이블 리포트도 기억에 남네요. 확실히 시리즈로 구성한 리포트가 기억에 남는데 그만큼 몰두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 메이커다오 엔드게임 - 완전한 리브랜딩을 꿈꾸는 메이커다오
➤ 일본 웹3 바이블 시리즈
➤ STO 시리즈
쪼: 웹3 시장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나 좋아하는 회사를 꼽자면?
“이승화님과 디스프레드요. 디스프레드에 계신 분들의 장점을 하나씩 흡수하면 완전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승화님의 리서치 능력, 박주혁님의 밈(meme) 소화력과 친화력, 태윤님의 트렌드 분석 능력 및 프로젝트의 옥석을 가려내는 안목, 건우님의 비판적 사고 및 데이터 활용 능력 등이 있겠네요. 메사리, 델파이 디지털 등 해외 리서치 업체만 볼 필요 없이 회사 내부의 장점을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쪼: 앞으로 디스프레드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디스프레드 리서처로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리포트를 작성하고 싶습니다. 제 리포트가 회사에 수익뿐 아니라 잠재 파트너사 유치, 영향력 확대에 기여했으면 합니다. 본업인 리서치를 하면서 그런 목표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리서치를 통해 일본 프로젝트, STO 리서치를 통해 증권사, RWA 리서치를 통해 메이커다오 등 잠재 파트너사들과 협업점을 찾아내고 이를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만약 실제로 성사된다면 그런 파트너사들은 제가 관리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어요.”
디스프레드의 미션
DeSpread provides refined perspective for web 3 pion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