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laimer: 본 보고서의 내용은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됩니다.

1. 이드덴버 참여후기

2월 말, 콜로라도 덴버에서 10일간 개최된 이드덴버(ETHDenver) 2024에 다녀왔습니다. 건조하지만 화창한 날씨 속에서 진행된 이번 이드덴버는 약 2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드덴버는 개발자뿐 아니라 투자자, 마케터, 리서처, 커뮤니티 멤버, NFT 애호가 등 다양한 생태계 참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고 빌딩 하며 협업의 기회를 모색하는 장입니다. 원래 이더리움 개발자 콘퍼런스로 출발한 이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며 이제 세계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행사이자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축제로 그 외연을 넓혔습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비트코인 생태계의 폭발적인 성장이었습니다. 이더리움 중심의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관련 이벤트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오디널스(Ordinals) 프로토콜의 출현으로 촉발된 비트코인 레이어 2의 부상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작년에 비트코인 관련 행사가 거의 전무했던 것과 크게 대비되었죠.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니어, 솔라나, 폴카닷, 세이, 모나드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들의 세션을 볼 수 있어 이더리움만을 위한 것이 아닌 진정한 블록체인 생태계 모두의 축제로 변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편 모듈러 기술의 약진도 돋보였습니다. 실행체인의 분리, 데이터 가용성 설루션의 발전 등 모듈러 아키텍처를 통한 블록체인 확장성 문제 해결이 업계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그 외에도 DePIN(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 인공지능, 영지식증명(ZKP) 등 블록체인과 연계된 혁신 기술들도 이드덴버의 주된 화제였습니다. 다양한 DePIN 프로젝트들이 주목받았으며, 블록체인과 AI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이 모색되었습니다. 영지식증명 기술도 프라이버시 보호와 확장성 향상을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며 매우 많은 프로젝트들이 이를 활용한 설루션을 선보였습니다.

이드덴버 메인 행사장 Spork Castle, 출처: X

무엇보다 가격이 아닌 기술과 비전을 중심으로 한 건전한 토론이 많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블록체인에 대한 확신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시장의 단기적 등락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의 장기적 발전 방향과 현실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 졌고 개발자, 연구자, 기업가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에서 업계의 성숙한 면모를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번 참관기에서는 ETHDenver 2024에서 직접 보고 느낀 변화와 트렌드를 전달해 보고자 합니다. 이드덴버는 이제 단순한 이더리움 개발자들의 콘퍼런스를 넘어, 블록체인 생태계의 현주소와 미래 비전을 조망할 수 있는 종합 축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업계의 흐름을 반영하는 동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드덴버에 참여하며 느낀 점과 트렌드를 공유합니다.

2. 메인 이벤트 분석

메인 행사장인 Spork Castle에서의 패널 토론
2024 이드덴버 메인 이벤트 분석

올해 이드덴버에서는 총 433개의 메인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중 요가나 강아지와의 명상, DJ 세션 등 체험 위주의 'Experience' 카테고리의 24개 이벤트를 제외한 409개의 발표, 토론, 교육 중심의 메인 이벤트를 GPT-4 모델을 활용해 카테고리화했습니다.

분석 결과, 개발(Development)과 이더리움(Ethereum) 관련 세션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이드덴버가 다양한 체인과 여러 종류의 이벤트를 품고 있는 행사로 성장하는 와중에도 여전히 개발자 중심의 콘퍼런스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확장성(Scalability), 탈중앙화금융(DeFi), 거버넌스(Governance), 보안(Security) 등 다양한 주제도 상위권에 올라 있어, 블록체인 기술의 실용화와 대중화를 위한 업계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위 차트에서 총 이벤트 수가 409개를 초과하는 이유는 하나의 이벤트가 여러 카테고리에 중복 포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프라이버시를 위한 영지식증명(ZKP) 활용' 세션이 프라이버시와 ZK 카테고리에 동시에 속하는 경우가 그 예입니다.

2.1. 확장성과 모듈화의 발전

확장성(Scalability), 레이어 2(Layer 2),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모듈화(Modularity) 등의 키워드가 상위권에 포진했습니다. 확장성은 아직도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가장 열심히 개발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이더리움 진영에서는 모놀리틱이 아닌 모듈러가 매스어답션을 가져올 기술이라는 컨센서스가 있고 이를 위해 많은 개발과 발전이 이루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멀티체인 미래에 다가설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한 모듈러 관련 세션의 인기를 통해 다양한 체인 간 연결을 강화하려는 트렌드도 느껴졌습니다. 롤업, 사이드체인, 모듈러 블록체인 등 다양한 확장성 설루션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이들 간의 상호운용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Base, Arbitrum, Celestia, EigenLayer 등의 프로젝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2.2. 프라이버시와 보안의 강화

프라이버시(Privacy)와 보안(Security) 관련 세션도 상당수 진행되었습니다. 영지식증명(ZKP) 기술은 프라이버시 보호와 확장성 향상을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고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감사, 형식 검증 등 블록체인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MEV를 주제로 한 세션도 있었습니다. Scroll, Polygon, Polyhedra, zkSync 등의 프로젝트가 눈에 띄었고, 비트코인 생태계에서도 영지식 증명을 활용하려는 시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2.3. AI에 대한 뜨거운 관심

올해 이드덴버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 중 하나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의 폭발적 증가였습니다. GPT, Stable Diffusion 등 대형 AI 모델들의 등장으로 인해 AI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블록체인과 AI의 융합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습니다. 특히 AI와 DePIN(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의 결합이 주목할 만한 트렌드였습니다.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DePIN을 통해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동시에 AI의 탈중앙화와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를 실현하려는 시도들이 소개되었습니다. io.net, Livepeer, Akash Network, Filecoin, Gensyn, Kaito 등의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2.4. UX 개선과 대중화를 위한 노력

사용자경험(UX) 개선과 대중화(Mass Adoption)를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매스어답션을 위해서 복잡한 개념과 기술을 쉽게 설명하고, 친숙한 UX를 제공하여 일반인들도 블록체인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2.5. 규제와 컴플라이언스

한편 규제(Regulation)와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이슈도 여전히 블록체인 업계의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불확실한 규제 환경 속에서 어떻게 혁신과 컴플라이언스의 균형을 맞출 것인지, 건전한 토큰 경제 설계(Tokenomics)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 등에 대한 고민도 논의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순위권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DID(Decentralized Identity), RWA(Real World Asset), AA(Account Abstraction) 주제에 대한 논의도 상당수 진행되었습니다.

2.6. 주제별 유튜브 조회수 분석

이드덴버 유튜브 채널에서 올해 가장 인기 있었던 주제

올해 이드덴버에서 진행된 모든 메인 세션은 이드덴버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어 있습니다. 주제별 관심도를 가늠해 보기 위해, 각 주제별로 최소 15개 이상의 세션이 진행된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3월 15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단순히 총조회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해당 주제의 이벤트 수가 많을수록 총조회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벤트당 평균 조회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습니다.

분석 결과, DePIN(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인공지능(AI) 등의 주제가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현재 블록체인 커뮤니티 내에서 이들 주제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음을 보여주고, 실제로 제가 직접 피부로 느끼고 경험한 것과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3. 사이드 이벤트 분석

많은 사람들로 빽빽했던 사이드 이벤트 Modular day
2024 이드덴버 사이드 이벤트 분석

메인 이벤트는 이드덴버에서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공식 행사로, 키노트 스피치, 패널 토론, 워크숍 등으로 구성됩니다. 반면 사이드 이벤트는 이드덴버에 참가한 커뮤니티, DAO, 프로젝트 팀 등이 자발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로, 메인 이벤트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네트워킹 파티가 주를 이루지만 이외에도 키노트, 토론, 해커톤, 콘서트, 스포츠 이벤트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죠. 사이드 이벤트는 주최 측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기획되기 때문에, 오히려 블록체인 생태계의 최신 트렌드와 커뮤니티의 관심사를 더 직접적으로 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올해 이드덴버에서는 무려 475개 이상에 달하는 사이드 이벤트가 개최되었습니다. 위의 차트는 이벤트 제목과 내용을 기반으로 GPT-4 모델을 활용해 475개의 사이드이벤트를 카테고리별로 분류한 결과입니다. 올해 사이드 이벤트에서는 ZK와 인프라에 대한 높은 관심, DePIN・AI・모듈러 영역에서의 혁신, RWA 등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3.1. 빌더 위주의 행사

먼저 행사 이름에 걸맞게 DeFi(탈중앙화 금융)와 이더리움 관련 이벤트가 각각 195개, 145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점은 DeFi 다음으로는 빌더(Builders)를 위한 이벤트가 119개로 세 번째로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이드덴버가 빌더 위주의 행사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빌더들을 위한 네트워킹 파티나 코워킹, 워크숍, 체험 이벤트들이 많았습니다.

3.2. 레이어 2 기술의 엔드게임, ZKP

또한 보안(Security), 영지식증명(ZKP), DAO, 인프라(Infrastructure) 등의 주제도 상위권을 차지했는데, 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보안과 확장성, 그리고 탈중앙화된 거버넌스 모델에 대한 커뮤니티의 높은 관심을 반영합니다. 특히 영지식증명 기술은 프라이버시 보호와 확장성 향상 이외에도 다양한 곳에 활용되며 향후 블록체인 발전을 이끌어갈 핵심 섹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3.3. 모듈러 블록체인

모듈러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모듈러 블록체인은 기존의 모놀리틱 블록체인과 달리, 합의(Consensus), 실행(Execution), 데이터 가용성(Data Availability) 등의 기능을 별도의 레이어로 분리하여 각각을 최적화하는 설계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확장성, 유연성, 상호운용성 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블록체인 아키텍처로 주목받고 있죠. 실제로 모듈러 블록체인 관련 이벤트가 64개나 개최되었고, 실행 계층과 데이터 가용성 계층을 분리하는 방안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습니다. 모듈러 데이 사이드 이벤트가 사람으로 꽉 찬 것을 보고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비트코인 르네상스 행사

3.4. 비트코인

한편 비트코인 관련 이벤트는 20개로 전체 사이드 이벤트 중 비교적 적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작년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는 비트코인 생태계의 성장과 다양한 레이어 2 설루션의 등장에 힘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NFT관련 이벤트는 17개에 그쳤는데, 이는 NFT 시장의 침체와 함께 비슷한 시기 개최된 NFT 파리 행사로 인해 이드덴버에서의 비중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3.5. AI와 DePIN

제가 가장 주목했던 분야는 AI와 DePIN입니다. AI 열풍이 블록체인 업계에도 상륙했습니다. 메인 이벤트보다 사이드 이벤트에서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웠는데, AI 관련 이벤트가 72개, DePIN 관련 이벤트가 59개나 개최될 정도였죠. AI와 DePIN의 만남은 블록체인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DePIN을 통해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시너지로 이야기되었습니다.

DePIN은 전 세계에 분산된 개인과 소규모 단체의 유휴 컴퓨팅 자원을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중앙화된 AI 기업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이 AI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이들이 보유한 고유의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AI 모델의 데이터 편향성 문제, 이른바 '롱테일 문제'도 해결할 열쇠로 DePIN이 제시되었습니다. 필자도 AI에 관심이 많아 관련 이벤트에 많이 참여하려 했지만, 대부분 빠르게 마감되어 웨이팅 리스트에 머물렀던 게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AI에 대한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6. 한국의 부재

이드덴버는 세계 각지에서 모여드는 글로벌 축제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프랑스, 영국, 호주, 태국, 일본,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날아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각국의 프로젝트들이 대거 참가해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글로벌 무대에서 정작 한국의 자취는 매우 미미했습니다. 많은 세션과 부스를 둘러봤지만 한국 프로젝트를 찾아보기 힘들었죠.

반면 아이러니 하게도 암호화폐 거래가 금지된 중국발 프로젝트와 VC들의 행보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고 사이드 이벤트를 개최하며 글로벌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한국은 거래량과 투자자 규모 면에서 글로벌 크립토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히지만, 막상 실질적인 개발과 생태계 기여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습니다.

베라체인의 Berapalooza 행사장, 행사장내 카메라 촬영이 불가능했고 핸드폰 카메라를 스티커로 가려야 입장이 가능했다.

3.7. 핫 했던 프로젝트

직접 참가해 본 사이드 이벤트 중 가장 참가자들의 열기가 높았던 프로젝트로는 베라체인(Berachain)과 파캐스터(Farcaster)가 있습니다. NFT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베라체인은 독특한 토큰 모델과 밈과 커뮤니티 문화로 무장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고,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참가했습니다. 탈중앙화 소셜 네트워크 파캐스터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과시하며 많은 이드덴버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죠. 파캐스터의 이벤트도 사람이 꽉 차 프런트 데스크에서 입장이 거절되는 사람을 많이 보았습니다. 파캐스터는 베이스 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소셜 네트워크 프로토콜로, 하나의 계정으로 다양한 앱(App)을 상호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70개 이상의 댑(DApp)이 개발되고 있는 파캐스터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3.8. 아쉬운 점

수많은 이벤트와 세션과 논의가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기술과 프로젝트가 주목받았고 파캐스터라는 훌륭한 디앱의 가능성을 보았지만 사용자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고 대중화를 선도할 킬러 디앱은 아직 부족해 이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용성(UX) 개선, 교육과 온보딩 등이 뒷받침되어야 매스어답션으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종합하자면 이드덴버 2024의 사이드 이벤트는 블록체인 기술의 최전선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장이었습니다. DeFi, 이더리움 등 기존 강자들의 건재함과 함께 모듈러 블록체인, ZK, DePIN, AI 등 새로운 트렌드의 부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 직접 경험한 이벤트 & 주목할만한 프로젝트

4.1. 메인 행사장: IYK 퀘스트

메인 행사장내 IYK 부스, 출처: X

메인 행사장에서 기억에 남았던 경험 중 하나는 IYK(If You Know)의 BUIDLShop 이벤트였습니다. 메인 행사장에 마련된 이 팝업 스토어는 독특한 체험형 퀘스트 시스템을 통해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행사장에 등록을 마치면 NFC 칩이 내장된 목걸이 뱃지를 받게 되는데, 이를 핸드폰으로 태그 하면 IYK 웹사이트로 연결되어 퀘스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면 $BUIDL 코인을 획득할 수 있고, 이를 BUIDLShop에서 다양한 한정판 머천다이즈와 교환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퀘스트는 디지털과 물리적 경험을 아우르는 다양한 미션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를 통해 이드덴버의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발견을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완료한 퀘스트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BUIDL 코인은 참여에 대한 보상 체계를 게이미피케이션 한 사례로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퀘스트 참여와 $BUIDL 토큰을 받기 위해서는 Clave 지갑을 요구했는데, 제가 시도했던 당시에는 알 수 없는 API 문제로 인해 지갑 다운로드가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Clave 지갑이 필요한지도 몰라 부스 직원에서 질문을 하고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시스템이 다소 복잡하고 설명이 부족해서 사용 방법을 익히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더욱 직관적이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풀어야 할 숙제임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습니다.

4.2. 사이드 이벤트 DEPIN DAY

사이드 이벤트 디핀 데이 행사장 모습

4.2.1. 인공지능 시대에서 DePIN의 역할

인상 깊었던 사이드 이벤트 중 하나는 'DEPIN DAY'였습니다. 그중 io.net의 세션에서 DePIN이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사례를 볼 수 있었는데요. 발표자는 "GPU는 정보화 시대의 기름"이라는 말로 세션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AI 서비스의 전례 없는 급격한 성장으로 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거죠. 실제로 허깅페이스에는 약 35만 개의 오픈소스 AI 모델이 등록되어 있고,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연산 요구량은 18개월마다 10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AI 모델 사용 비용 역시 크게 오르고 있는데, 이는 곧 GPU 공급 부족 문제로 직결됩니다. io.net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프로젝트입니다. 전 세계에 분산된 유휴 GPU 자원을 모아 AI 개발자들에게 저렴하고 효율적인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비전입니다. 현재 6만 개 이상의 GPU를 확보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세계 최대 규모의 분산형 GPU 클라우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io.net 같은 DePIN 프로젝트를 보며 블록체인 기술이 AI 혁신을 뒷받침할 중요한 인프라로 떠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2.2. DePin & AI: A Match Made in Heaven

DEPIN DAY에서 인상 깊었던 또 다른 세션은 'DePIN & AI: A Match Made in Heaven'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이었습니다. 이 세션에는 Filecoin(탈중앙 스토리지), Aether(탈중앙 GPU 클라우드 인프라), Syntropy(탈중앙 실시간 데이터 스트림), Gensyn(탈중앙 머신러닝 컴퓨팅)에서 패널로 나왔으며 인공지능과 DePIN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무엇보다 DePIN이 거대 중앙화 AI 모델보다는 소규모 사용 사례에 특화된 로컬 AI 모델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잠재력이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적절한 인센티브 설계와 상호운용성 확보입니다. 특히 AI 개발에서 데이터, 그중에서도 희소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을 크립토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크립토의 정수 중 하나가 바로 인센티브 메커니즘이라는 점에서, 이를 잘 활용한다면 성공적인 부트스트래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탈중앙화 기술을 통해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면서도 AI에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이 제한되는 등의 데이터 지역성 이슈가 있는데, 분산 컴퓨팅을 활용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편 Gensyn의 Ben Fielding은 AI의 미래가 결정론적이고 명령형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인간의 추론과 유사한 확률론적 모델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게임, 의료, Autonomous Economic Agent(지갑을 가지고 자율적 행동이 가능한 지능형 에이전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와 DePIN의 혁신적 활용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데이터 무결성 확보, 분산 하드웨어 자원을 활용하면서도 지연 시간이 짧은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이 DePIN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혔습니다. 그럼에도 AI와 블록체인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은 이외에도 많아 보였습니다.

4.3. IPOR Labs: DeFi 시장의 기준금리를 꿈꾸다

Thank You Satoshi, Whoever You Are 사이드 이벤트 행사장

사이드 이벤트 “Thank You Satoshi, Whoever You Are”에서는 비트코인을 주제로 한 네트워킹 파티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맥주 한잔을 시킨 후 IPOR Labs의 CEO인 Darren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요. 그는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10년도 전에 보고서 업계에서 일해왔던 OG였습니다. 그와 나눈 대화에서 그가 창업해서 빌딩하고 있는 IPOR Labs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IPOR Labs의 목표는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시장에 안정성과 효율성을 더하는 것인데요. 그 중심에는 'IPOR(Inter-Protocol Offered Rate)'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재 DeFi 시장에는 Maker DAO, Aave, Compound 등 다양한 렌딩 프로토콜이 존재합니다. 각 프로토콜마다 대출 및 예금 금리가 다른데, IPOR은 기존 TradFi 시장의 LIBOR(London Inter-Bank Offered Rate)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지표로서 마치 DeFi 시장의 기준금리를 설정하겠다는 시도입니다. 주요 DeFi 프로토콜들의 금리를 종합해 산출되는 IPOR은 변동성이 큰 DeFi 시장에 안정적인 벤치마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IPOR기반으로 금리 리스크를 헷지(hedge)할 수 있는 파생상품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변동금리 대출자는 IPOR 금리 스왑을 통해 고정금리로 전환함으로써,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정금리 예금자는 변동금리로 스왑 하여 시장 금리 하락 시에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겠죠. IPOR 기반의 금리 스왑, 선물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통해 시장의 효율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IPOR Labs는 탈중앙화된 거버넌스를 통해 DeFi 시장의 공공재로서 IPOR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IPOR의 산출 로직과 활용 방안이 모두 커뮤니티에 의해 투명하게 결정되고 발전되는 것이죠.

저는 Darren과의 대화에서 DeFi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이러한 기반 인프라의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데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전통 금융의 단순한 복제가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을 살려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금융 시스템을 만드는 것. 또한, 이런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빌딩 하는 CEO와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누고, 만약 10억 원이 있다면 어떤 디파이 전략을 쓸 것이냐 질문하며 웃을 수 있는 것. 이런 것들이 이드덴버의 진정한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4. 진짜 거래량 vs. 가짜 거래량

출처: 코인메트릭스(Coin Metrics)의 Trusted Exchange Framework 2.1.1 리포트

Flow 해커하우스에서 만난 코인메트릭스의 리서처와의 대화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코인메트릭스에서 최근 발간한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 프레임워크 2.1' 리포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한국 거래소인 업비트가 이 평가에서 매우 낮은 등급을 받았다는 점이 의외였습니다. 실제로 한국 최대 규모 중앙거래소인 업비트는 종합 평가에서 최하위인 D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C- 등급에 그쳤는데요. 데이터 품질, 투명성, 보안, 규제 준수, API 품질 모든 항목에서 C 이하 등급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질문하니 코인메트릭스 연구원은 데이터 품질 평가에 사용된 방법론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코인메트릭스는 거래소의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하여 '진짜' 거래량을 가려내고자 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거래 패턴 분석(Trade Permutations), 거래 규모 분포 분석, 벤포드 법칙 적용, 거래량 상관관계 분석 등의 기법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거래 패턴 분석 결과가 흥미로웠는데요. 정상적인 거래가 발생하는 거래쌍은 특정 시간에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이 쏠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잠잠해지지만, 업비트와 같은 거래소에서는 매수-매도 주문이 하루 내 균등하게 분포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는 실제 거래가 아닌 워시 트레이딩과 같은 허수 거래량이 상당수 존재함을 보여주는 패턴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코인메트릭스에서는 이런 식으로 주요 거래소들을 평가하여 '신뢰할 수 있는 거래량(Trusted Volume)'을 산출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체 거래량에 대한 분석이 아닌 개별 거래소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암호화폐 시장에 존재하는 가짜 거래량의 비율 자체를 추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특정 거래소가 전체 시장에 대한 수치를 크게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예컨대 코인베이스나 크라켄 같은 건전한 거래소가 하루에 1억 달러의 거래량을 정직하게 보고하는 반면, 'Sketchy Exchange'라는 의심스러운 거래소가 같은 날 19억 달러의 대부분 가짜인 거래량을 보고한다면, 전체 거래량 중 약 95%가 가짜인 셈입니다.

코인메트릭스의 설명을 듣고 보니 '신뢰할 수 있는 거래량'을 평가하려는 이들의 시도가 나름 일리 있어 보였습니다. 실제로 암호화폐 시장에는 가짜 거래량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니까요. 게다가 가짜 거래량은 거래소별로 편차가 크기 때문에, 단순히 전체 시장의 가짜 거래량 비율을 추정하는 것보다는 개별 거래소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게 더 의미 있다는 점에도 동의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내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코인메트릭스가 제시한 기준이 한국 거래소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걸까요?

우선 매수/매도 주문 분포로만 가짜 거래량을 판단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업비트 사용자 중에는 선물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현물 시장에서 단타매매에 주력하는 개인투자자들과 프로그램 매매의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해외 거래소에서는 선물 거래로 단기 매매나 프로그램 매매를 하고, 현물은 장기 보유하는 경우가 많겠죠. 거래 패턴이 다를 수밖에 없는 환경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건 결과의 정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규제 준수 항목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았습니다. 해외 업체들 중 상당수는 한국의 규제 현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투명성 측면에서도 전 세계 거래소 중 분기별 회계감사를 받고 상세한 재무제표를 공개하는 곳이 코인베이스와 업비트가 유일하며, 한국 거래소들은 특정금융정보법으로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으면서 분기별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은 평가로 보여 그 신뢰도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인메트릭스의 평가가 시사하는 바가 분명 있지만, 그들의 분석이 놓치고 있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한국 거래소들도 API 품질과 같은 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코인매트릭스뿐만 아니고 코인마캣캡을 포함해 여러 해외 기관에서는 한국 거래량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앞으로는 거래소 평가에 있어 글로벌 기준과 로컬 기준 사이의 간극, 한국 블록체인 생태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제대로 인식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향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4.5. 젤라또: 올인원 RaaS

메인 행사장 내 젤라또 부스

이드덴버 메인 행사장을 둘러보던 중, 저는 Gelato의 부스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Gelato는 스마트 컨트랙트 자동화, 오프체인 데이터 연결 등 이더리움 인프라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프로젝트죠. 이들이 최근 롤업 설루션까지 영역을 확장했다는 소식에 관심이 갔습니다.

부스에서 만난 Gelato팀은 자신들의 Rollup-as-a-Service (RaaS) 플랫폼이 기존 인프라 설루션들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설명해 주었습니다. 예컨대 개발자들은 Gelato를 통해 OP Stack, Arbitrum Orbit과 같은 롤업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는 한편, Gelato의 Web3 Functions나 Relay Network 등 기존 서비스를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롤업 체인과 인프라 서비스가 하나로 통합된 개발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죠.

이는 최근 에어드롭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Dymension이나 AltLayer 등 여타 RaaS 프로젝트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보입니다. Gelato는 RaaS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것이 아니라, 기존에 쌓아온 인프라 설루션 운영 경험과 파트너 생태계를 기반으로 RaaS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Gelato팀과 이야기를 나누며, RaaS가 단순히 롤업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도구를 넘어,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를 아우르는 통합 경험으로 진화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이런 설루션들의 발전이 필수적이겠죠. 앞으로도 Gelato를 비롯한 RaaS 프로젝트들이 어떤 성과를 낼 지 기대가 되면서 모듈러 블록체인 생태계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4.6. Citrea: 비트코인 위의 최초 zk롤업

Citrea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박CP

비트코인 르네상스 사이드 이벤트 행사장에도 다녀왔습니다. 이 행사는 비트코인 생태계의 진화와 비트코인 기반의 여러 체인 간의 시너지를 탐구하는 자리였는데요. 2021년 11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도입된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 덕분에 태어난 오디널스의 등장으로 다양한 NFT 프로젝트와 레이어 2 프로젝트들이 생겨나며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행사장 이름 대로 ‘비트코인 르네상스’가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 실감될 정도로 활기가 느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저의 관심을 끈 것은 Citrea였습니다. 부스에서 만난 팀은 Citrea가 영지식 증명 기술을 활용한 비트코인 최초의 롤업이라고 설명했고 이를 통해 비트코인 위에서 모든 것을 구축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Citrea는 영지식 증명을 인스크립션 형태로 비트코인에 제출합니다. 이 증명이 BitVM을 통해 옵티미스틱하게 검증됩니다.

한편 행사장에는 Citrea 외에도 B^2 Network, BOB 등 다양한 비트코인 레이어 2 프로젝트들의 부스가 있었습니다. 재미있었던 점은 각 프로젝트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설루션이 최고라며 경쟁 프로젝트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는 사실입니다. 예컨대 B^2 Network는 비트코인 위의 또 다른 zk롤업인데, Citrea와 달리 전체 데이터를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해시값만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BOB(Build on Bitcoin)은 비트코인 위의 최초 EVM 호환 레이어 2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개발자들이 이미 자리가 잘 잡힌 EVM 생태계를 활용해 손쉽게 디파이, NFT 등의 dApp을 구축하고 이더리움 생태계로부터 마이그레이션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내세웠죠.

저는 이러한 차이점을 보며 Citrea의 차별화 포인트가 더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Citrea는 영지식 증명과 BitVM을 활용해 데이터 가용성과 검증 가능성을 모두 비트코인 네트워크 내에서 해결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4.7. Ord Denver

Ord Denver의 행사장 이었던 Starkey Mansion

디스프레드가 스폰서 중 하나로 참여한 Ord Denver에도 다녀왔습니다. 3일간 진행된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축제였던 오드덴버는 다양한 네트워킹 파티, 브런치 이벤트, 그리고 인스크립션 기술을 활용한 5,000달러 상금의 해커톤 등 알찬 프로그램들로 가득했죠. 저희가 첫날 저녁 도착했을 때 행사장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참석해 있어 좋은 네트워킹 기회가 되었습니다.

시차 적응으로 인해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짧은 시간에도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ETF 승인, 스택스(STX) 토큰의 가격 상승, 그리고 인스크립션 열풍 등으로 인해 비트코인 생태계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황이었는데요. 이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컬렉션인 비트코인 퍼펫 홀더들이 주축이 된 '비트코인 퍼펫 브런치(Bitcoin Puppet Brunch)'와 같은 다양한 커뮤니티 모임으로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디스프레드는 앞으로도 비트코인 생태계 성장에 기여하는데 앞장서려고 합니다.

4.8. 행사장 분위기 & 사진

메인 행사장의 팟캐스트 부스, 예약하면 누구나 이용 가능했다.
가장 큰부스 중 하나였던 베이스, 많은 사람로 북적였다
메인 행사장 내 쉼터
머니불님 덕분에 가본 스크롤 사이드 이벤트, 코워킹 하기 좋은 장소로 보였다
스크롤 사이드 이벤트 행사장
노드러쉬 사이드 이벤트. 이번 이드덴버에서는 메인 행사장이나 사이드 이벤트에서 애플의 비전 프로가 심심치 않게 보였다
Untitled
매우 길었던 베라체인 행사장 입장 줄
덴버 길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개리 갠슬러의 사진을 활용한 광고
사람으로 꽉찬 파캐스터 사이드 이벤트
파캐스터 이벤트에서 당구를 즐기는 박CP

5. 마치며

2024년 이드덴버는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네트워킹하며 블록체인 생태계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트위터에서만 팔로우했던 유명인사들을 실제로 볼 수 있어 신기했습니다. 10일간의 행사를 마치고 돌이켜보면, 몇 가지 주제가 특히 머릿속에 남습니다.

우선 DePIN과 AI의 결합이 가져올 혁신의 가능성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작년과 대비 큰 변화가 느껴졌던 오디널스와 비트코인 레이어 2 생태계의 폭발적인 성장도 주목할 만했습니다. 그리고 DeFi 시장의 기준금리를 꿈꾸는 IPOR Labs의 비전도 흥미로웠습니다. 한편 코인메트릭의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 프레임워크' 리포트는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글로벌 기준에서 바라본 한국 거래소들의 현주소와 개선 과제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그 외에도 RaaS의 발전, ZK와 모듈러 기술의 부상 등 눈여겨볼 만한 트렌드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이드덴버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의 협력과 개방성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미래의 변화를 이끌어갈 다양한 프로젝트와 커뮤니티가 한 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교류하고 파티를 즐기는 모습은 블록체인의 탈중앙 정신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업계 OG부터 이제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까지 모두가 자유롭게 어울리며 자신의 관심사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런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협력의 기회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며 블록체인 업계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록체인 업계와 트렌드를 열심히 팔로우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들어보지도 못한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블록체인의 구멍을 열심히 채워주며 이런 설루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것만으로 블록체인의 미래에 희망을 갖게 했습니다. 이러한 문화가 유지되며 내년에는 더 큰 행사로 발전해 있기를 바라며 2024 이드덴버 탐방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