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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보고서의 내용은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됩니다.

1. 들어가며

1.1. 이더리움 확장성 설루션, 롤업

이더리움(Ethereum)의 확장성을 개선하기 위해 출시된 레이어 2 설루션 롤업(Rollup)은 오프체인 연산을 통한 가스비 절감 및 빠른 트랜잭션 처리라는 초기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하였다. 롤업 전체 TVL(Total Value Locked)의 도합 65%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 레이어 2인 아비트럼(Arbitrum)과 옵티미즘(Optimism)을 기준으로 트랜잭션 수수료(가스비)는 이더리움에 비해 10배에서 20배가량 저렴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용자가 지불하는 비용은 이더리움에 비해 90% 이상 감소하였다.

롤업이 가져온 사용자 비용 감소, 출처: Dune

이에 따라 롤업은 이더리움의 높은 트랜잭션 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많은 사용자와 개발자를 유입시켰고, 그 결과 롤업 전체 TVL은 L2Beat를 기준으로 2021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460m에서 $34.5b로 약 74배 증가하였으며, 롤업 전체가 하루에 처리하는 트랜잭션 수는 이더리움의 8배에서 10배에 달할 정도로 많은 자본과 사용자를 보유한 블록체인 산업 내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1.2. 롤업 춘추전국시대

2024년 3월 초를 기준으로 현재까지 45개의 롤업이 출시되었으며 34개의 프로젝트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중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이 각각 42%와 2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밑으로는 스타크넷(Starknet), 베이스(Base), zk싱크(zkSync) 등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셀레스티아(Celestia)와 같은 데이터 가용성(DA) 전담 레이어가 보편화되고 OP 스택, 오르빗(Orbit), 그리고 폴리곤 CDK와 같은 롤업 오픈소스 프레임워크가 등장함에 따라 롤업 개발의 기술적 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수많은 신생 롤업들이 출시되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최근 토큰 에어드롭에 대한 높아진 기대감으로 인해 신규 롤업으로의 자금 유입도 활발한 상황이다. 대표적 사례로 각각 2024년 2월 29일, 2023년 9월 12일, 2024년 1월 31일 메인넷을 출시한 블라스트(Blast), 만타(Manta), 그리고 모드(Mode)는 TVL 상으로 3위, 4위, 그리고 15위에 위치하고 있다.

롤업 TVL 기준 1위부터 5위, 출처: L2Beat

1.3. 선두를 공고히 하는 아비트럼

도합 90개에 육박하는 롤업이 존재하고, 주목을 받는 여러 신생 레이어 2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 중 아비트럼은 다른 레이어 2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상기하였듯이 아비트럼은 롤업 전체 TVL의 42% 이상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네트워크에 온보딩 된 디앱의 개수도 560개로 2위인 베이스와 2.5배가량의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풍부한 생태계를 바탕으로 아비트럼은 디앱에 예치된 자금의 총합 측면에서도 약 $3.4b로 2위인 옵티미즘과 3배가 넘는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아베(Aave), 유니스왑(Uniswap) 등 디파이 OG 프로젝트들은 물론, 펜들(Pendle),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버텍스(Vertex)와 같이 최근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다수 포진되어 있다.

또한 아비트럼은 수익 측면에서도 타 롤업에 비해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아래 2023년 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롤업별 온체인 수익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살펴보면, 아비트럼은 2023년 9월부터 2024년 1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수익 상승을 기록하였으며 해당기간 동안 zk싱크 에라를 제치고 아래 5개의 체인 중 수익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아티클에서는 수많은 롤업이 경쟁하고 있는 현 상황 속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아비트럼이 계속하여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근거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2. 아비트럼이란?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아비트럼 네트워크와 네이티브 토큰 ARB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아비트럼은 오프체인 랩스(Offchain Labs)에서 개발한 이더리움 레이어 2 설루션으로 옵티미스틱 롤업(Optimistic rollup) 기술을 사용한다. 옵티미스틱 롤업이란 레이어 2에서 처리한 트랜잭션의 결과를 묶은 배치(batch)를 메인넷(이더리움)에 저장하는 과정에서 트랜잭션 연산의 결과가 타당하다고 가정하고 악의적인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1주에서 2주 정도의 분쟁 기간을 두는 레이어 2를 의미한다.

2.1. 아비트럼 원(Arbitrum One)

아비트럼 원은 아비트럼이 제공하는 메인 롤업 설루션으로서, 흔히 ‘아비트럼 네트워크’라고 불린다. 옵티미스틱 롤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아비트럼 원에서 처리된 트랜잭션 데이터를 담은 배치는 시퀀서(sequencer)에 의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저장되며, 이에 따라 이더리움의 높은 보안성을 온전히 계승할 수 있다.

2022년 8월 적용된 아비트럼 니트로(Arbitrum Nitro)를 기점으로 적용 이전을 아비트럼 클래식, 적용 이후를 아비트럼 니트로라고 구분 짓는다. 니트로란 아비트럼 기술 발전의 최신 단계로서 니트로를 적용함에 따라 아비트럼 원은 이전에 비해 더 낮은 수수료와 더 높은 EVM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앞서 서론에서 살펴본 아비트럼의 높은 TVL, 온보딩 된 디앱의 개수, 그리고 온체인 수익 모두 아비트럼 원과 관련한 내용이다. 또한 아래 도표와 같이, 아비트럼 원은 2024년 이후 활성 사용자와 트랜잭션 수에서 모두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TVL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꾸준히 좋은 퍼포먼스를 유지하고 있다.

아비트럼 원 활성 사용자 및 트랜잭션 주별 추이, 출처: Token terminal

2.2. 아비트럼 노바(Arbitrum Nova)

아비트럼 노바는 니트로 기술을 변형한 애니트러스트(AnyTrust)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비트럼의 또 다른 네트워크로서 높은 확장성과 사용성을 필두로 게이밍과 소셜에 집중한 체인이다. 아비트럼 노바는 아비트럼 원과 트랜잭션 데이터 저장 과정에서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아비트럼 노바는 보안성은 높이고 비용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비트럼 원은 네트워크에서 처리한 트랜잭션 데이터를 콜데이터(calldata) 형태로 이더리움 메인넷에 저장하지만, 아비트럼 노바는 해당 데이터를 외부 데이터 가용성 위원회(DAC)에 저장한다. DAC에는 N명의 구성원이 존재하며, 애니트러스트는 이 중 최소 2명이 정직하다고 가정한다. DAC 구성원은 시퀀서가 트랜잭션 데이터를 보내면 이에 대한 서명을 다시 시퀀서에게 전달하는데, 만약 시퀀서가 몇 분 이내에 충분한 서명을 수집하지 못한다면 DAC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롤업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fall back to rollup’ 방식 덕분에 애니트러스트는 최소 2명의 DAC 구성원이 정직하다는 가정 아래, N-1명의 구성원이 제출한 서명에 대해서 항상 타당하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또한 아비트럼 노바는 롤업 비용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트랜잭션 데이터 메인넷 제출 비용을 외부 DAC로 대체함으로써 높은 빈도로 트랜잭션이 발생하는 게이밍 혹은 소셜 프로젝트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유명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커뮤니티 포인트 MOON과 BRICK 토큰이 아비트럼 노바 위에서 출시된 사례도 존재한다.

MOON은 레딧의 ‘r/CryptoCurrency’ 게시판에 포스팅, 댓글, 게시물 추천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커뮤니티 포인트인 카르마(Karma)를 기준으로 분배되는 토큰이다. BRICK 역시 카르마를 기준으로 배포되는 커뮤니티 토큰으로, 포트나이트: 배틀 로열(Fortnite: Battle Royale)과 관련한 서브레딧인 ‘r/FortNiteBR’에서 활동하여 얻을 수 있다. 두 토큰의 보유자는 배지, 댓글 gif 기능, 커스텀 이모티콘 등 다양한 독점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으며 BRICK의 경우에는 서브레딧 내 거버넌스 토큰 및 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2.3. 네이티브 토큰, ARB

ARB는 ERC-20 기반의 아비트럼 네이티브 토큰으로 주요 사용처는 거버넌스 및 생태계 내 디앱들에게 제공하는 보조금이다. ARB 보유자는 그랜트 프로그램, 위원회 선정,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등 생태계 내 주요 변경 사항에 대해 투표할 수 있다. 또한 아비트럼 재단은 생태계 내 디앱들이 사용자 및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 ARB를 보조금으로서 지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5. 그랜트를 통한 생태계 확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겠다.

2021년부터 롤업 시장을 양분해 온 옵티미즘이 메인넷 출시 3개월 만인 2022년 3월 말에 네이티브 토큰 OP를 출시한 반면에, 아비트럼은 2021년 8월 메인넷 출시 이후 약 1년 반동안 네이티브 토큰을 출시하지 않았었다. 아비트럼 재단은 2023년 3월 16일 생태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ARB 에어드롭을 마침내 공개하였고, 3월 23일 500,000개 이상의 지갑에 10억 개 이상의 ARB 토큰을 분배하였다. 해당 기간 동안 드러난 에어드롭을 받기 위한 노력과 실제 ARB 클레임에 따른 일일 트랜잭션 수의 폭발적인 증가는 당시 ARB 토큰 출시가 받았던 기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3. EIP-4844 적용에 따른 가스비 절감

덴쿤 업그레이드(Dencun Upgrade), 그중에서도 EIP-4844의 적용은 아비트럼뿐만 아니라 롤업 설루션들 모두가 기다려온 이더리움 생태계의 핵심 변경 사항이다. 지난 1월과 2월에 걸쳐 세 개의 테스트넷(Goerli, Sepolia, Holesky)에 적용을 완료한 이후 마침내 3월 13일 이더리움 메인넷에도 성공적으로 덴쿤 업그레이드가 적용되었다.

3.1. 덴쿤 업그레이드의 핵심, EIP-4844

프로토-댕크샤딩(Proto-Danksharding)으로도 알려진 EIP-4844는 덴쿤 업그레이드에 포함되는 9개 EIP 중 핵심으로, 이더리움 롤업들이 덴쿤 업그레이드를 기대해 온 주된 이유이다. EIP-4844의 핵심은 블롭 도입을 통해 롤업 설루션들의 비용을 감소시켜 가스비를 절감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더리움 레이어 2의 확장성을 더욱 증가시키겠다는 것이다.

블롭이란 이더리움 합의 레이어에만 저장되는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 타입이다. EIP-4844 적용 이전에 롤업 설루션에서는 각 체인의 시퀀서가 트랜잭션의 결과를 배치(batch)에 담아 이더리움 메인넷 실행 레이어에 콜데이터(calldata) 형태로 제출하였다. 하지만 해당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레이어 2 전체 운용 비용의 9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가스비를 요구하였고, 이는 결국 트랜잭션을 발생시키는 레이어 2 사용자가 지불하는 수수료가 증가한다는 문제점으로 이어졌다. 블롭은 이처럼 높은 비용으로 인한 롤업 설루션의 확장성 제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적용된 업그레이드로, 콜데이터와 별도의 데이터 저장 공간을 새롭게 마련함으로써 이더리움 메인넷의 저장공간을 확보하고 시퀀서의 데이터 제출 비용(DA 비용)을 대폭 감소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3.2. 블롭 도입에 따른 아비트럼 가스비 변화

롤업마다 월별 배치 제출 비용, 출처: Dune

위 도표는 롤업마다 이더리움 메인넷에 트랜잭션 배치를 전송하는 월별 비용을 나타내고 있으며, 아비트럼의 경우 2023년 한 해동안 해당 비용으로만 약 24,617 ETH를 지불하였다. 이처럼 롤업의 운영 비용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치 전송 비용은 1 바이트당 16 gas라는 콜데이터의 높은 데이터 저장 비용으로부터 기인한다. 반면 이더리움 공식 깃허브에 따르면 블롭 비용은 1 바이트당 1 gas로 콜데이터에 비해 16배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블롭 비용은 기존 콜데이터 비용을 정하는 수수료 시장과는 독립적인 시장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콜데이터 수요가 폭등하는 상황에서도 블롭 비용은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블롭 도입으로 인한 롤업 운영 비용의 감소가 사용자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롤업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치 전송 수수료가 대폭 감소하니, 이에 비례하여 롤업이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비용, 즉 가스비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는 아비트럼의 가스비 공식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아비트럼 트랜잭션 수수료
= L1 비용 + L2 비용
= (콜데이터 크기 * 바이트당 비용) + (소요 가스량 * 기본 수수료)

아비트럼 트랜잭션 수수료는 크게 콜데이터를 이더리움 메인넷에 저장하는 비용(L1 비용)과 아비트럼 컨트랙트 실행 비용(L2 비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L1 비용은 이더리움에 저장하는 콜데이터 크기에 1 바이트당 비용을 곱함으로써 구할 수 있고, L2 비용은 컨트랙트 실행에 필요한 가스와 기본 수수료(base gas fee)를 곱함으로써 산출된다. 따라서, 블롭을 도입하게 되면 L1 비용을 구성하는 바이트당 비용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수식상으로도 아비트럼 사용자가 지불해야 되는 수수료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IntoTheBlock이 예상한 덴쿤 업그레이드 이후 롤업 가스비 변화, 출처: IntoTheBlock

아비트럼은 타 체인에 비해 블롭을 비교적 늦게 도입하였으며, 적용이 완료된 현재 아비트럼의 평균 가스비는 이전보다 20배가량 감소한 $0.01로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블롭 도입 직후 가스비가 $0.0005로 100배 이상 감소하였던 베이스가 밈코인(memecoin) 거래로 인해 평소보다 많은 트랜잭션이 요청되자 L2 비용의 순간적인 증가로 인하여 가스비가 증가한 사례가 존재하듯이, 아비트럼 역시 트랜잭션 처리 급증으로 인한 L2 비용 증가 및 블롭 수요 증가로 인한 L1 비용에 따라 얼마든지 가스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롤업 가스비 비교, 출처: growthepie

4. 기술 개발을 통한 생태계 확장

이더리움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EIP-4844의 도입 외에도 아비트럼은 자체적으로 생태계 확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크게 기술 개발을 통한 생태계 확장과 그랜트를 통한 생태계 확장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본 챕터에서는 기술 개발 사례를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다.

아티클 서두에서 살펴보았듯, 현재 롤업은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출시된 혹은 출시 예정의 여러 롤업들이 사용자, 개발자, 그리고 프로젝트를 온보딩 시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아비트럼은 현재 TVL, 트랜잭션 처리량, 온보딩 된 프로젝트 등 여러 측면에서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롤업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유연한 생태계 확장을 가능하게 할 기술 스택을 개발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수직적 확장을 위한 아비트럼 오르빗(Orbit)과 수평적 확장을 위한 아비트럼 스타일러스(Stylus)로, 두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 많은 프로젝트 그리고 개발자가 손쉽게 아비트럼 생태계로 유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4.1. 아비트럼 오르빗

아비트럼 오르빗은 아비트럼 니트로를 활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레이어 2 혹은 레이어 3를 만들 수 있는 무허가형 서비스이다. 비슷한 서비스로는 옵티미즘의 OP스택을 떠올릴 수 있다. 오르빗을 사용하면 사용자는 아비트럼 롤업(아비트럼 원) 혹은 애니트러스트(아비트럼 노바) 중 자유롭게 선택하여 자신이 개발하고자 하는 애플리케이션 맞춤형 체인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현재까지 아비트럼 오르빗을 사용하여 체인을 만들겠다고 밝힌 프로젝트는 20여 개이며, 이 중 5개의 프로젝트가 메인넷을 공개하였다. 메인넷을 공개한 혹은 공개할 예정인 오르빗 체인의 대표적 예시로는 자이(Xai), 트레져다오(TreasureDAO), 그리고 유가랩스(Yuga Labs)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유가랩스의 에이프체인(ApeChain)의 경우 최근 커뮤니티 투표로 아비트럼 오르빗 사용이 결정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옵티미즘, 폴리곤(Polygon), 그리고 zk싱크(zkSync) 등 타 레이어 2 설루션의 기술 스택과의 경쟁에서 오르빗이 승리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오르빗을 통해 여러 프로젝트들을 아비트럼 생태계 위로 온보딩 시키는 것에 더해, 아비트럼은 칼데라(Caldera), 콘듀이트(Conduit), 알트레이어(Altlayer) 그리고 젤라토 네트워크(Gelato Network)를 포함한 유명 인프라 서비스 제공업체와 셀레스티아(Celestia) 및 아이겐DA(EigenDA) 등 데이터 가용성 프로토콜들과 협력하여 모듈러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아비트럼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아비트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은 자체 체인 개발을 고려 중인 잠재 고객들에게 더욱 넓은 폭의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심화될 롤업들 간 생태계 확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다. 가령 사용자는 아비트럼 오르빗을 롤업 프레임워크로, 콘듀이트를 통해 베이스를 세틀먼트 레이어(settlement layer)로, 그리고 셀레스티아를 DA 레이어로 사용하는 등 각자의 선호도와 체인 특징에 따라 최적의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4.2. 아비트럼 스타일러스

아비트럼 스타일러스는 니트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오르빗과 함께 아비트럼이 더욱 많은 개발자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기술적 업그레이드다. 주요 개선 사항은 아비트럼 원 및 노바에 EVM과 더불어 WASM VM을 추가하여 솔리디티뿐만 아니라 러스트, C, C++ 등 다양한 언어로 작성한 컨트랙트를 아비트럼 위에 배포함으로써 기존의 EVM 동등성(equivalence)을 넘어 ‘EVM+’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아비트럼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스타일러스 적용이 덴쿤 업그레이드와 동일하게 혹은 오히려 더 아비트럼의 확장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스타일러스 도입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러스트, C++ 등 솔리디티보다 훨씬 많은 개발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를 지원함으로써 더 넓은 개발자 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통계 제공 사이트 Statista에 따르면 2023년을 기준으로 솔리디티를 사용하는 개발자는 1.33%에 그친 반면, 러스트는 13.05%, C언어는 19.34%, 그리고 C++은 22.42%가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 번째로는 WASM을 통해 가스비를 더욱 절감하고 트랜잭션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비트럼 측은 니트로의 고유한 사기 방지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WASM을 통한 트랜잭션 처리의 속도는 10배 이상, 비용은 100배에서 500배 이상 저렴할 수 있다고 밝혔다.

5. 그랜트를 통한 생태계 확장

본 챕터에서는 STIP, LTIPP, 그리고 GCP 등 그랜트를 통한 아비트럼의 생태계 확장 노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상기한 아비트럼 오르빗과 스타일러스가 기술적 장벽을 낮춰 새로운 프로젝트를 온보딩 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STIP와 GCP 등 보조금 프로그램은 아비트럼 생태계 내 프로젝트들의 온체인 활동을 늘리고 더 많은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5.1. STIP 및 LTIPP

5.1.1. STIP

STIP(Short Term Incentive Program)는 총 5,000만 ARB 토큰을 커뮤니티 투표로 선정된 30개의 프로젝트에 분배하는 보조금 지원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목적은 아비트럼 내 프로젝트들에게 ARB 토큰을 분배함으로써 각 프로젝트가 사용자와 자금을 유입시키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STIP는 2023년 10월 제안되어 99%의 찬성으로 동년 12월에 통과되었으며, 프로포절이 제안된 지 일주일 만에 10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지원할 정도로 커뮤니티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총 1,200만 ARB로 가장 많은 보조금을 분배받은 GMX를 포함하여 5,000만 ARB 중 약 44%가 무기한 선물계약 프로토콜(Perp DEX)에 할당되었으며, 그 뒤로 탈중앙화거래소(DEX)가 12%로 2위를 차지하였다.

프로젝트 별 STIP 할당량, 출처: The Castle Chronicle

여기에 더해, 아비트럼은 지난 11월 STIP에서 지원을 받지 못한 26개의 프로젝트에 대해 총 2,140만 ARB를 추가적으로 지원하는 백펀드(Backfund) 프로그램을 제안하였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도 게인스 네트워크(Gains Network)라는 Perp DEX가 450만 ARB로 가장 많은 할당량을 받았으며, 기존 STIP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스타게이트(Stargate), 시냅스(Synapse), 웜홀(Wormhole) 등 브릿지 프로토콜들이 포함되었다.

STIP와 백펀드 프로그램에 선정된 프로젝트들은 2024년 3월 29일까지 사용자에게 ARB 인센티브 분배를 완료해야 한다. 기존 인센티브 분배 종료 날짜는 2024년 1월 31일었지만, 백펀드에 포함되어 뒤늦게 ARB 보조금을 지원받게 된 프로젝트들의 원활한 인센티브 구조 설계를 위하여 아비트럼 재단의 ARB 분배를 3월 15일까지 연장하고 각 프로젝트가 사용자에게 ARB 인센티브를 분배하는 기한을 3월 29일로 연장하였다. 또한 ARB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한 프로젝트들은 아비트럼 포럼에 격주로 성과를 업데이트해야 하며, 여기에는 재단으로부터 분배받은 ARB 토큰의 양, 이 중 사용한 금액, 인센티브 내용, TVL 및 트랜잭션 증가 추이, 다음 2주 간의 계획 등이 포함된다.

STIP가 시작한 지 약 4달이 흐른 현재, 총 할당된 62.68M ARB 중 82.1%가 프로젝트들에게 분배되었으며 이 중 75.47%가 사용자 인센티브로 활용되었다. 또한 ARB 할당량 기준 상위 20위 중 90% 이상 ARB 분배가 완료된 프로젝트들의 대부분이 STIP 시작 시점보다 TVL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3백만 ARB를 할당받은 Perp DEX인 버텍스(Vertex)는 인센티브 프로그램 기간 동안 TVL이 6,000 ETH에서 22,000 ETH까지 약 3.67배가 증가하며, TVL 증가가 단순히 ETH 가격 상승분에 기인한 것만이 아닌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자금 유입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버텍스 TVL 추이, 출처: DefiLlama

버텍스는 STIP 시작과 동시에 네이티브 토큰인 VRTX 공개와 더불어 VRTX 및 ARB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발표하였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버텍스는 사용자가 ARB와 VRTX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트레이딩과 LP풀 예치로 설계하여 트랜잭션 실행 수 증가, 프로토콜의 수익 증가, 그리고 프로토콜 내 사용자 유동성 장기 확보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노력하였다. 버텍스의 이러한 급격한 상승은 자체 프로토콜 토큰 에어드롭에 대한 기대를 활용하여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하여 프로토콜, 사용자, 그리고 아비트럼 생태계 모두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준 ARB 토큰 인센티브의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한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다.

5.1.2. LTIPP

LTIPP(Long Term Incentive Pilot Program)는 STIP와 LTIP 사이에 진행되는 12주간의 테스트 프로그램으로 총 4,500만 ARB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 1월 17일 통과되었다. 아비트럼 다오(Arbitrum DAO)에 따르면 STIP에서는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었으며, 아비트럼은 LTIPP에서 해당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실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보조금 프로그램의 성과를 개선하고자 한다.

STIP의 문제점 및 해결책

  • 문제점 1: 100개가 넘는 프로젝트 제안을 모두 검토하고 투표하는 데 있어서 발생하는 직접선거의 한계
    • 해결책 1: 5명의 위원회(5 Council)를 선출하여 간접투표 방식으로 전환
  • 문제점 2: 선정되지 못한 프로젝트들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 부재
    • 해결책 2: 애플리케이션 어드바이저(Application Advisor) 도입
  • 문제점 3: ARB 인센티브 구조 설계의 엄격한 제한에 따른 혁신적인 사례 부족
    • 해결책 3: 애플리케이션 어드바이저 도입에 따른 제한 완화

해결책 1번으로 제시된 5명의 위원회에 대한 투표는 지난 1월 24일 완료되어 GFX Labs, 404 DAO, Wintermute, GMX, 그리고 Karel Vuong이 선정되었다. LTIPP 지원기간은 3월 17일 23:59 EST에 종료되었으며 2주간의 피드백 기간과 1주일의 위원회 평가 기간, 그리고 1주일의 투표 기간을 거친 뒤 최종 선별된 프로젝트에 한해 12주 동안 LTIPP가 시행될 예정이다. LTIPP를 지원한 프로젝트들은 아비트럼 포럼에서 확인할 수 있다.

5.2. 게이밍 카탈라이즈 프로그램

게이밍 카탈라이즈 프로그램(Gaming Catalyze Program, 이하 GCP)은 2억 ARB를 할당받은 아비트럼 게이밍 생태계 확장을 위한 보조금 프로그램이다. 앞서 살펴본 STIP와 LTIPP가 아비트럼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디파이 프로젝트들 위주의 그랜트 프로그램이라면, GCP는 그동안 아비트럼 내부에서 비교적 약점으로 평가받던 웹3 게이밍 프로젝트들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프로그램이다.

역대 최대 규모 및 2년이라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아비트럼은 GCP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 아비트럼 재단, 5명의 위원회, 그리고 벤처 팀(Venture Team) 간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유망한 웹3 게이밍 프로젝트들을 온보딩하고자 한다. 위원회는 LTIPP 때와 마찬가지로 커뮤니티 투표를 통해 선출되며, 이들은 아비트럼 재단의 자회사로 설립될 벤처 팀의 구성원 고용 및 해고를 포함한 전반적인 관리 감독과 더불어 GCP에 참가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들의 화이트리스팅을 담당한다.

GCP에게 할당된 총 2억 개의 ARB 중 1.6억 ARB는 빌더 온보딩 및 육성에 사용되며 나머지 4천만 ARB는 게임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분배될 예정이다.

  • 빌더 온보딩 및 육성 자금(1.6억 ARB): 유망 프로젝트를 아비트럼에 온보딩 시키기 위한 자금
  • 인프라 구축(4천만 ARB): 계정 추상화, 게임엔진 SDK, 등 게임 개발을 위한 기술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금

해당 자금을 활용하여 GCP는 2~300개의 게이밍 애플리케이션 온보딩 및 25개 이상의 오르빗 체인을 출시함으로써 전체 게이밍 프로젝트 중 아비트럼이 차지하는 점유율을 20% 이상 확보하여 타 레이어 2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GCP는 지난 3월 11일 아비트럼 포럼에 제안이 올라온 뒤, 23일 약 99%의 찬성률로 거버넌스 투표에 통과되었다. 이후 4월에서 5월 GCP 위원회 선거와 벤처 팀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들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아직 커뮤니티 투표만 완료된 단계이지만, GCP는 아비트럼 커뮤니티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 및 장기적 프로그램이란 특징 외에도 최근 아비트럼 아케이드(Arbitrum Arcade)를 비롯하여 게이밍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게이밍 섹터에 본격적인 그랜트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과 아비트럼 게이밍 섹터를 이끌고 있는 트레져다오(TreasureDAO)의 공동 창립자이자 LTIPP 위원회로 선정된 Karel Vuong이 제안을 작성했다는 점, 그리고 Karel을 비롯한 아비트럼 생태계 내 여러 유명인사들이 GCP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는 점에서 GCP는 초기 단계부터 아비트럼 생태계 성장을 견인할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6. 마치며

지금까지 덴쿤 업그레이드 적용에 따른 가스비 절감, 오르빗 및 스타일러스 등 기술 스택 개발, 그리고 STIP 및 GCP 등 그랜트 프로그램을 필두로 아비트럼이 더욱 심화될 레이어 2 경쟁에서 계속하여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배경에 대해 살펴보았다. 다만, 덴쿤 업그레이드 적용에 따른 레이어 2의 가스비 감소는 롤업 생태계가 부흥하는데 필요조건이 될 수는 있겠지만 충분조건이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사용자가 네트워크 위에서 활동하기 위한 절대적인 비용이 급감한다 하더라도 해당 생태계 위에서 누릴 수 있는 서비스, 즉 사용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롤업 입장에서 수수료 감소는 득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수익 감소에 따른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EIP-4844 적용에 따른 아비트럼 수익 추정치, 출처: Arbitrum forum

아비트럼은 출시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디앱들, 특히 디파이 프로젝트들을 생태계 위로 온보딩 시켜왔으며 이에 따라 롤업 설루션들 가운데 가장 높은 TVL 및 많은 트랜잭션 수를 발생시키는 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하였다. 여기에 더해 블록체인 산업에서 주목을 받는 신생 디파이 디앱들이 꾸준히 아비트럼에서 출시 및 아비트럼으로 진출하면서 디파이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GCP를 필두로 게이밍 섹터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롤업 TVL 기준 상위 5위, 출처: DefiLlama

다만, 아비트럼의 풍부한 생태계와는 별개로 아비트럼의 네이티브 토큰 ARB의 제한된 유틸리티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우려는 아비트럼이 해결해야되는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대부분의 이더리움 롤업 설루션 네이티브 토큰이 그러하듯이, 아비트럼 역시 ARB의 뚜렷한 사용처는 거버넌스가 유일하며 가스비 역시 ETH로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생태계 안에서 ARB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용처가 부족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지난 3월 16일, ARB 출시 이후 최대 규모인 11.1억 ARB에 달하는 대규모 언락이 이루어졌으며 이후 2027년 3월까지 매월 16일에 팀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9.26억 ARB가 언락 될 예정이다. 따라서 아비트럼은 언락으로 인한 ARB 유동성 증가를 가격 하방압력이 아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ARB의 사용처를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다.

ARB 언락 스케쥴, 출처: TokenUnlocks

덴쿤 업그레이드 적용으로 인해 그동안 단점으로 지목되어 온 비교적 높은 가스비 문제도 해결한 아비트럼은 기존의 강점은 강화하는 동시에 게이밍과 L3 확장이라는 새로운 무기까지 장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갈수록 더욱 많은 유동성이 레이어 2로 유입되고 네트워크 출시를 위한 기술적 장벽은 완화되어 가는 상황 속에서 아비트럼이 지속하여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