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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폴카닷(Polkadot)과 이더리움(Ethereum) 생태계 사이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에 집중한 블록체인 플랫폼 아스타(Astar)는 지난 9월, 아스타 슈퍼노바(Astar Supernova)를 발표하였다.

해당 발표의 주요 내용은 폴리곤과 협력하여 아스타 zkEVM을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아스타 EVM으로 확보한 EVM 호환성(compatibility)을 넘어, 이더리움 레이어 2 설루션인 아스타 zkEVM을 통해 “EVM 동일성(equivalence)”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1.1 아스타 zkEVM의 의의

아스타는 폴리곤(Polygon)의 CDK(Chain Development Kit)를 활용하여 아스타 zkEVM을 출시할 계획이다. 폴리곤 CDK란 zk 롤업 설루션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크로스체인(Cross-chain)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으로서 WASM과 더불어 이미 EVM 개발 환경을 지원하고 있는 아스타가 zkEVM을 출시하는 의도는 무엇일까?

생태계 활성화라는 목적을 위해 현재 블록체인 제1 생태계라고 할 수 있는 이더리움과의 연결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이더리움 상에 다양한 롤업 프로젝트가 존재하는 지금, 기존의 아스타가 제공하는 EVM 호환성만으로는 자본과 참여자들이 굳이 아스타로 온보딩할 유인이 적을 것이다.

한편, 폴리곤은 이더리움에 비해 낮은 가스비와 높은 확장성을 제공하면서 일본 내 다양한 프로젝트들, 특히 게이밍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채택하고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또한 일본 3대 초대형 통신사 중 하나인 KDDI와 협력하여 그들의 메타버스 플랫폼 ‘αU’의 NFT를 폴리곤 위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외에도 폴리곤은 더블점프도쿄(Double Jump Tokyo),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 등 웹2와 웹3를 넘나들며 일본 내 다양한 기업들의 블록체인 산업 진출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폴리곤 CDK를 이용한 zkEVM 출시는 파운더 와타나베 소타(Watanabe Sota)를 중심으로 일본 대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거듭나고자 하는 아스타에게, EVM 동일성 달성과 일본 영향력 강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 수 있다.

1.2 아스타 zkEVM 특징

아스타는 기업 및 디앱(dApp) 개발자들에게 더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크로스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이 되기 위해 폴카닷 생태계의 파라체인(parachain)인 “아스타 서브스트레이트(substrate)”로 시작했다. 독립적인 네트워크인 파라체인은 자체 토큰을 보유할 수 있으며, 블록 생성과 검증은 릴레이 체인(relay chain)의 검증자가 실시한다. 이더리움 레이어 2인 아스타 zkEVM 출시 이후에는 두 네트워크가 브릿지로 이어질 예정이며, 이에 따라 아스타 생태계는 위 도식과 같이 폴카닷 생태계를 넘어 이더리움까지 확장된다.

2. 아스타 zkEVM 특징

아스타는 ‘아스타 zkEVM’이라는 이더리움 메인넷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레이어 2를 추가하여 기업과 개발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생태계 빌더들을 아스타 네트워크로 끌어들이려 한다. 본 챕터에서는 아스타 zkEVM에서 주목해야 하는 특징에 대해 알아보겠다.

2.1 호환성을 넘어 동일성으로

아스타 zkEVM은 기존에 이더리움 개발 환경을 지원하던 아스타 EVM 보다 더 뛰어난 이더리움 호환성을 제공한다. 아스타 EVM은 폴리곤 PoS처럼 EVM 기반의 네트워크이지만 이더리움과 별개의 네트워크로 고유 합의 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스타 zkEVM의 경우 이더리움 메인넷 위에 올라온 레이어 2로 트랜잭션 처리 과정에서 이더리움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zk 롤업 설루션이다. 즉, 수평의 관계가 아닌 수직의 관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아스타 측은 이를 EVM 호환성(Compatibility)을 넘어 동일성(Equivalence)을 확보하는 과정이라 설명한다. 호환성과 동일성 모두 EVM 기반의 개발 환경을 지원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정도에 차이가 존재한다. 이더리움 메인넷 위의 코드를 zk 롤업으로 옮기는 상황에서, 호환성을 확보한 롤업 설루션은 대부분의 경우 기존 코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때때로 원활한 작동을 위해 코드 변경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동일성은 이더리움 메인넷 위의 디앱, 툴, 인프라를 어떠한 코드 변경 없이 그대로 옮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탈릭은 zk 롤업들의 EVM 동일성 정도를 아래와 같이 5단계로 구분하였다.

ZK-EVM 유형의 구분, 출처: vitalik.ca

현재 아스타 zkEVM은 타입 3의 EVM 동일성을 확보한 단계로 대부분의 이더리움 디앱들과 완전한 호환성을 이루지만, 아스타 zkEVM에서 제거하는 전처리(pre-compiles)를 사용하는 디앱들과 호환되기 위해서는 일부 변경이 필요하다. 아스타 측은 이후 모든 전처리 컨트랙트 지원이 완료되면 완전한 EVM 동일성을 의미하는 타입 2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당 로드맵에 따라 아스타 zkEVM이 타입 2 EVM 동일성을 확보하게 된다면 기존 아스타 EVM과는 달리 개발자들이 이더리움 메인넷 위에 배포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그대로 아스타 zkEVM 위로 옮겨올 수 있게 된다.

EVM 동일성에 더해 이더리움 메인넷에 비해 낮은 트랜잭션 수수료와 빠른 트랜잭션 처리 시간, 이더리움으로부터 계승된 높은 상호운용성 및 보안성, 그리고 현 블록체인 산업에서 가장 넓고 다양한 이더리움 생태계의 자본과 개발자 풀 역시 아스타 zkEVM이 이더리움 메인넷 위의 롤업 설루션으로 확장함으로써 활용할 수 있게 된다.

2.2 지속가능한 ASTR 가치 유지 모델

ASTR는 아스타 네트워크의 네이티브 토큰으로서 스테이커(staker) 및 개발자 보상, *트랜잭션 수수료, 그리고 아스타 트레져리(treasury), 그리고 커뮤니티의 펀딩 자금으로 사용된다.

*아스타 서브스트레이트, 아스타 EVM에서는 ASTR를 트랜잭션 수수료로 사용하지만, 아스타 zkEVM에서는 ETH를 사용한다.

ASTR의 최대 발행량은 무한이며 현재 9.5%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고 있다. 토큰 개수의 증가 속도를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은 토큰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핵심 지표 중 하나이며, ASTR와 같이 최대 발행량이 무한인 토큰은 최종 발행량에 제한이 있는 다른 토큰들보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는다. 이처럼 ASTR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ASTR가 지난 1년 반 동안 지속적인 가격 하락을 기록하며, 사용자와 개발자 등 아스타 생태계 구성원들에게도 유의미한 보상을 지급하지 못하는 문제에 직면하자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아스타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아스타 네트워크에서 매 12초마다 새롭게 생성되는 253.08개의 신규 ASTR 토큰으로부터 기인한다. 따라서 아스타는 인플레이션 감소를 위하여 블록 보상을 고정 값이 아닌 조정 시점의 총공급량에 기반하여 매년 신규 인플레이션을 설정하겠다는 ‘토크노믹스 2.0’과 사용자에게 ASTR 스테이킹을 유도함으로써 시중 ASTR 유통량 감소에 기여하는 ‘디앱 스테이킹(dApp Staking)’의 새로운 버전인 v3를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아스타 zkEVM의 트랜잭션 처리 과정에서 ASTR 매입 및 소각함으로써 ASTR의 인플레이션을 감소시키겠다는 계획 또한 발표하였다. 상기한 변화가 적용될 경우, 아스타 측은 현재의 9.5%라는 인플레이션이 5.8% 이하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 챕터에서는 개선된 디앱 스테이킹과 ASTR 매입 및 소각 구조를 통해 아스타 zkEVM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ASTR 가치 유지 모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3 디앱 스테이킹

디앱 스테이킹은 아스타 디앱에 ASTR를 스테이킹함으로써 개발자는 인센티브를, 사용자는 스테이킹 보상을 수령하는 독자적인 자금 지원 메커니즘이다. 개발자, 기업, 그리고 사용자를 포함한 아스타의 모든 생태계 참여자에게 직접적으로 수익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는 ASTR 매집 동기와 장기 투자를 유도하며 개발자와 기업에게는 디앱과 인프라를 만들 유인을 제공하고 자금 모집 문제를 해결한다. 현재 디앱 스테이킹은 2.0 버전이며 추후 단계적으로 3.0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 디앱 스테이킹 1.0: 패시브 인컴 제공 메커니즘 구축
  • 디앱 스테이킹 2.0(현재): 프로젝트, 개발자, 유저 간 보상 체계 연결성 강화
  • 디앱 스테이킹 3.0(예정): 디앱 별 티어(tier) 구별

2.3.1 디앱 스테이킹 2.0의 문제점

디앱 스테이킹의 보상은 아스타 네트워크의 각 블록이 생성하는 ASTR 블록 보상으로부터 지급되며, 이는 디앱 개발자 보상과 사용자(스테이커) 보상으로 나누어진다. 개발자들은 그들의 프로젝트가 디앱 스테이킹 전체 TVL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보상을 수령하며, 사용자는 프로젝트에 상관없이 평균적으로 10.7%(APY)의 수익을 얻는다.

여기서 문제는 현 시스템에서 개발자에 대한 보상이 고정 값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디앱 스테이킹에 올라온 디앱이 많아질수록 각 디앱이 수령하는 보상은 줄어드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의 구조를 띠고 있다. 더군다나 아스타 측에서 관리하는 아스타 코어 컨트리뷰터(Astar Core Contributors)와 커뮤니티 트레져리(Community Treasury)가 디앱 스테이킹에 올라온 프로젝트 중 TVL 기준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둘의 TVL을 합치면 총 디앱 스테이킹 TVL(약 3.6B ASTR)의 54%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아스타 측이 과반수 이상의 파이를 차지한 제로섬 게임에서는 새롭게 온보딩 하는 신규 프로젝트 및 개발자가 유의미한 보상을 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높은 진입 장벽은 아스타 zkEVM 출시 이후 이더리움 위의 여러 디앱들을 아스타 디앱 스테이킹으로 유입시키는 데에 있어서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아스타는 디앱 스테이킹 3.0 도입을 통해 제로섬 게임 내 경쟁을 완화하고 신규 디앱의 활발한 온보딩을 이루며, 궁극적으로는 풍부해진 디앱 스테이킹 생태계에 더욱 많은 유저가 ASTR를 스테이킹 함으로써 시중 유통량을 조절하고 ASTR의 가치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2.3.2 디앱 스테이킹 3.0

디앱 스테이킹 3.0의 핵심은 티어 정립이다. 2.0에서는 개별 스테이킹 TVL에 따라 각 디앱이 수령하는 보상이 선형적으로 증가하였지만 3.0에서는 각 티어별로 수령하는 블록 보상에 제한을 두어 TVL이 아닌 티어에 따라 보상이 계단식으로 증가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디앱 스테이킹 3.0 티어, 출처: Astar Forum

가령 위 그림처럼 디앱 스테이킹 3.0에서 디앱 티어가 3개로 나누어져 있다고 가정해 보자. 총 23개의 디앱이 온보딩 가능하고 이중 13개(A~M)의 디앱만이 디앱 스테이킹 위에 실제로 올라와있으며, 각 티어별로 정해진 기준(ex. 최소 TVL)을 만족해야만 해당 티어에 들어갈 수 있다. 티어 슬롯(slot)이 남아있더라도 해당 티어 기준을 충족하는 디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공석으로 남게 되며 동일한 티어 내의 디앱들은 각 TVL 크기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양의 보상을 수령한다. 따라서 아스타는 일종의 ‘절대 평가’ 제도를 디앱 스테이킹에 도입하여 기존 2.0에서 문제로 지적되던 제로섬 게임 현상을 완화하고자 한다.

여기에 더해 ‘임의 티어(Forced Tier)’라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도 밝혔다. 임의 티어 제도란 티어 조건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디앱을 특정 티어에 임의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배치하는 제도이다. 주로 새롭게 온보딩하는 신규 디앱을 대상으로 아스타 생태계에 원활히 정착하고 보장된 스테이킹 보상을 바탕으로 해당 기간 동안 영향력을 키우는 일종의 신입 보호 제도로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대로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 디앱에 한해 블랙리스트로서도 활용이 가능하기에, 이 경우 중앙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간 클레임 되지 않은 사용자의 ASTR 스테이킹 보상과 티어 내 공란으로 인해 분배되지 않은 디앱 보상을 소각하여 아스타 생태계 참여자들의 더욱 적극적인 생태계 참여를 유도하고 ASTR 인플레이션을 감소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4 트랜잭션 처리 구조

아스타 zkEVM은 이더리움 메인넷 위에 올라온 zk 롤업으로서 일반적인 롤업 설루션들과 같이 이더리움 메인넷으로부터 트랜잭션을 분산시키고 오프체인 연산을 통해 더 저렴하고 더 빠른 속도로 사용자가 요청한 트랜잭션을 처리한다. 아스타 zkEVM에서 트랜잭션 처리에 참여하는 주체와 그 역할은 다음과 같다.

  • 사용자: 아스타 zkEVM(레이어 2)에서 트랜잭션을 생성
  • 시퀀서(Sequencer): 트랜잭션을 모아 생성한 배치(batch)를 이더리움 메인넷에 전송
  • 어그리게이터(Aggregator): 프루버(Prover) 실행을 통해 배치를 검증하는 영지식 증명 생성 및 이를 이더리움 메인넷에 제출

사용자가 아스타 zkEVM에서 트랜잭션을 생성하고 시퀀서 및 어그리게이터를 거쳐 이를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검증하기까지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사용자 지갑에서 트랜잭션 생성
  2. 해당 트랜잭션이 트랜잭션 대기 풀(pending pool)로 전송
  3. 시퀀서(sequencer)가 여러 트랜잭션을 선택하여 배치(batch)에 담고 이를 이더리움 메인넷에 제출
  4. 어그리게이터(Aggregator)가 배치 검증, 영지식 증명 생성 및 이를 이더리움 메인넷에 제출
  5. 이더리움에서 해당 배치 및 영지식 증명 검증 후 네트워크에 기록

위 과정에서 시퀀서는 제출한 배치가 타당하다면 배치 내에 포함된 트랜잭션의 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다. 따라서 시퀀서는 아스타 zkEVM에서 더 많은 트랜잭션이 실행될수록 더 높은 수익을 얻게 되며, 해당 수익이 시퀀서가 이더리움 메인넷에 배치를 제출하는데 소요되는 비용(ETH)을 초과하는 한 시퀀서는 순이익을 얻을 수 있다.

아스타 zkEVM은 ASTR의 인플레이션을 감소시키기 위해 트랜잭션 처리 과정에서 시퀀서와 어그리게이터가 ASTR를 매입 및 소각시키는 구조를 도입하였다. 먼저, 시퀀서가 아스타 zkEVM 사용자로부터 수취한 트랜잭션 수수료(ETH)의 일정 부분으로 ASTR를 매입 후 소각한다. 여기에 더해 시퀀서가 어그리게이터에게 서비스(영지식 증명 생성) 비용으로 ASTR를 제출하는데, 이때 지불된 모든 ASTR는 소각될 예정이다.

아직 시퀀서가 수취한 ETH 중 ASTR를 매입하는 비율과 어그리게이터에게 서비스 보상으로 제공하는 ASTR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추후 변동될 수 있다. 또한 초기에는 아스타 측에서 시퀀서 및 어그리게이터를 관리하는 중앙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당 매입 및 소각 과정은 신뢰할 수 있는 제3자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정리하자면 아스타 zkEVM 출시를 통해 이더리움 기반의 디앱들이 더욱 쉽게 아스타 네트워크 위로 온보딩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풍부해진 생태계에서 유저들의 트랜잭션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시퀀서와 어그리게이터가 매입 및 소각하는 ASTR의 규모 또한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ASTR의 인플레이션을 감소시키려는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3. 우려와 가능성

아스타 zkEVM은 현재 테스트넷 ‘zKatana’만 공개된 상태로 내년 초 메인넷 공개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들로 미루어보았을 때, 아스타 zkEVM이 해결해 나가야 하는 과제는 다음과 같다.

3.1 중앙화된 시퀀서 및 어그리게이터

앞서 트랜잭션 처리 과정에서 살펴보았듯, 아스타 zkEVM의 시퀀서와 어그리게이터는 아스타 재단에서 관리하는 단일 구조로 중앙화되어있다. 중앙화된 시퀀서는 탈중앙화된 시퀀서에 비하여 합의 도달, 검열 저항성, 그리고 악의적인 행동 검열에서 차이를 보이며 세부 사항은 아래와 같다.

하지만 단일 시퀀서를 사용하는 문제는 비단 아스타 zkEVM 만의 문제가 아닌, 레이어 2 설루션들의 공통된 문제이기도 하다. L2Beat 기준 TVL 상위 네 개의 롤업 설루션인 아비트럼, 옵티미즘, 베이스(Base), 그리고 zk싱크 에라 모두 궁극적으로는 시퀀서 탈중앙화를 이루려고 하지만 현재는 팀 측에서 운영하는 단일 시퀀서로 트랜잭션 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스타 역시 시퀀서와 어그리게이터를 점차 탈중앙화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아스타 zkEVM이 상기 언급한 중앙화된 시퀀서로부터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3.2 킬러 디앱의 부재

킬러 디앱이란 많은 자산과 유저를 유입시켜 해당 네트워크를 부흥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애플리케이션을 의미한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베이스의 프렌텍(Friend.tech)을 꼽을 수 있다. 프렌텍은 지난 8월 10일 모습을 드러낸 이후, 9월 한 달 동안 TVL이 $5M에서 $50M까지 10배가량 증가하는 엄청난 성장을 거두었다. 프렌텍이라는 킬러 디앱을 등에 업은 베이스는 이후 꾸준한 네트워크 성장을 기록하여 현재 TVL 기준 롤업 생태계에서는 3위, 네트워크 전체에서는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아스타에는 아직 이렇다 할 킬러 디앱이 부재하다. 디앱 스테이킹에 올라와 있는 62개의 디앱 중 아스타 재단(Astar Core Contributors, Community Treasury)을 제외하고 TVL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탈중앙화거래소 아스스왑(Arthswap)이다. 아스스왑은 디파이라마(DefiLlama) 기준 $16.1M의 TVL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같은 zk 롤업인 zk싱크 에라 내 최대 TVL 보유 프로젝트 싱크스왑(SyncSwap)이 $48.45M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아스타 파운더 와타나베 소타 역시 아스타가 직면한 해당 문제에 동의하며 최근 여러 프로젝트 및 기업들과 공격적으로 협약을 맺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으로 킬러 디앱의 부재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웹3 네이티브 프로젝트들을 온보딩 시키려는 방향이 아닌, 아스타와 소타는 웹2 기업과의 연계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대표 엔터테인먼트 및 테크 기업 소니(Sony)와의 멘토링 프로그램, 신기술 및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의 합작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3.3 아직 발전 단계인 zk 롤업 시장

아스타에게는 이더리움 롤업 설루션으로 올라오기 위해 옵티미스틱과 zk 롤업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그리고 서론에서도 살펴본 것처럼 아스타는 이미 과부하된 옵티미스틱 롤업 시장보다는 뚜렷한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 zk 롤업 시장을 선택하였다. 하지만 뚜렷한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반대로 아직 생태계가 풍부하지 않고 리더 역할을 자처하여 zk 롤업 생태계로 유저를 이끌어들일 네트워크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더군다나 롤업이라는 섹터로 넓혀본다면 결국에는 아비트럼, 옵티미즘 등 강성한 옵티미스틱 롤업들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을 터, 이 경쟁에서 아스타 zkEVM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실제로 옵티미스틱과 zk 롤업 생태계간 규모 격차는 매우 벌어져있다. 옵티미스틱 롤업 TVL 기준 상위 3개의 네트워크(아비트럼, 옵티미즘, 베이스)의 총 TVL 규모는 약 $11.56B인 반면, zk 롤업 상위 3개의 네트워크(zk싱크 에라, dYdX, 스타크넷)의 총 TVL 규모는 약 $0.97B로 옵티미스틱 롤업 섹터가 12배가량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 각 롤업 생태계에 유입 및 유출되는 자금 추세도 zk 롤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에 따르면 2023년 한 해동안 자산 순 유입을 기록한 섹터는 오직 옵티미스틱 롤업만이 유일하며 zk 롤업과 나머지는 오히려 자산 순 유출을 기록하였다.

이더리움 레이어2 누적 자산 순유입(유출) 추이, 출처: Galaxy Research

아스타 zkEVM이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킬러 디앱을 필두로 먼저 zk 롤업 생태계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루고, 더 나아가 옵티미스틱 롤업과의 경쟁에서 내세울 수 있는 무기를 갖출 필요가 있다.

4. 일본, 아스타만의 강점

그럼에도 아스타 zkEVM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아스타만의 고유한 강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일본 시장에서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아스타는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로서 그 입지를 웹3를 넘어 웹2까지 확장하고 있다. 아스타는 일본 시장에서 웹3 네이티브 전략을 취하기보다는 소위 웹2.5라 불리는 웹3(아스타)와 웹2(일본 대기업)와의 협력을 통해 신규 유저를 자연스럽게 아스타 네트워크로 온보딩 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스타가 웹2.5 전략을 취한 배경에는 일본의 경제적, 제도적 특징으로 인한 투자 기피 기조가 존재한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금리 인하 정책을 펼쳤으며 2012년 아베노믹스(Abenomics), 2015년 마이너스 금리 정책(NIRP)을 도입하며 엔화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우하향하였다. 저금리 정책이 수십 년간 이어지자 일본 내에는 투자와 불로소득에 대한 관심이 매우 미미해졌으며 가상자산과 같이 수익성을 내세우는 고위험•고수익 프로젝트들 역시 큰 호응을 얻을 수 없었다. 투자와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웹3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온체인 활동은 매우 저조한 수치를 기록하였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블록체인으로 알려진 아스타와 오아시스(Oasys) 마저도 한국 기반 네트워크 클레이튼(Klaytn)과 비교하였을 때 온체인 지표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따라서 아스타는 일본 내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신규 유저를 아스타 네트워크로 끌어들이기 위해 일본 국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웹3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키우기보다는 이미 일본 내에서 높은 영향력을 확보한 전통 기업들을 게이트웨이로 활용하여 웹2 유저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아스타에 참여하는 구조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4.1 정부의 친(親) 웹3 기조

기시다 내각의 웹3에 대한 호의적인 기조도 아스타에게 돛을 달아줄 수 있다. 아스타는 일본 정부의 규제 개혁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한 기업이자 변화된 규제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펼칠 기업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2022년부터 웹2에서의 실패를 딛고 웹3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하기 위해 규제 개혁을 포함하여 정부를 주도로 적극적으로 친(親) 웹3 정책을 펼치고 있다. 웹3 기업, 벤처 캐피털, 그리고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주요 행보는 다음과 같다.

  • 5개년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통한 10조 엔 펀드 설립(2022.10)
  • 전 세계 최초 스테이블코인 규제안 공식 시행(2023.06)
  • 기업이 발행하고 보유하는 가상자산의 미실현 이익에 대해 연말 과세 제외(2023.06)
  • 스타트업 가상자산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허용(2023.09)
*일본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아티클 참고일본 웹3 바이블 1편일본 스테이블코인 규제 톺아보기

4.2 일본 내 아스타의 입지

아스타의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는 소니와 KDDI와의 협약을 떠올릴 수 있다. 아스타는 지난 6월 소니와 함께 약 5억 엔 규모의 웹3 인프라 펀드를 설립하여 아스타 네트워크에 온보딩 할 신규 프로젝트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소니는 아스타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테크 스타트업 스타테일 랩스(Startale Labs)와 합작법인을 설립하였으며 2024년 1월 공개를 목표로 소니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있다. KDDI와의 협력은 비교적 최근인 지난 10월에 이루어졌으며, 두 기업은 MOU를 맺어 KDDI의 지갑 서비스 ‘αU wallet’과 NFT 마켓플레이스 ‘αU market’을 아스타 zkEVM에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Startale Labs

여기에 더해 아스타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커뮤니티인 ‘아스타 재팬 랩(Astar Japan Lab)’을 만들어 비즈니스 협력, 해외 벤처 캐피털 중개, 공동 연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아스타 재팬 랩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스타 재팬 랩은 현재 143개의 회원사를 보유한 대규모 커뮤니티로 거듭났으며, 여기에는 앤더슨 모리&토모츠네(AMT),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더블점프도쿄 등 법률, 테크, 게이밍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일본 국내외 기업이 포함되어 있다.

아스타와 스타테일 랩스의 파운더인 와타나베 소타라는 확실한 구심점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일본에서 아스타의 영향력을 넓혀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소타는 개인 블로그 및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속적으로 일본 정부가 웹3에 대한 규제를 개혁하여 일본 내 웹3 인력 및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는 아스타를 넘어 일본이 웹3 산업에서는 다시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기 위한 포부를 드러내고자 앞장서서 총 329개의 일본 기업의 로고를 담은 ‘Japan as No.1 Again’이라는 광고를 닛케이(Nikkei) 지면 신문에 게재하기도 했다.

출처: Astar Network

4.3 아스타, 일본과 글로벌의 교두보

일본은 그동안 ‘갈라파고스 제도’로 불릴 정도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그럴 필요성도 크게 느끼지 못하였다. 이 점은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웹3 산업에서 더욱 부각되었으며, 여기에 더해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 및 문화에 대한 강한 집착,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언어적 장벽 등은 일본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일본은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던 가상자산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를 주도로 적극적으로 웹3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정부 주요 기관 및 기업들의 웹3 진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과 블록체인, 양 측 모두에 탄탄한 기반을 지닌 아스타가 일본 내 기업들이 웹3라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있어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또한 이번 아스타 zkEVM 출시는 이더리움 생태계의 풍부한 자본 및 개발자 풀에 접근할 수 있는 활로를 제공해 줌으로써 퍼블릭 체인 진출을 고려 중인 기업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일본을 시작으로 대기업과 아스타 간의 유의미한 성공 케이스가 등장하고 이후 다른 기업들도 아스타를 통해 웹3로 진출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소타의 바람처럼 아스타가 2030년에 10억 명의 이용자를 달성하는 과정에 있어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 마치며

지금까지 아스타 zkEVM의 특징, 우려와 가능성, 그리고 아스타만의 강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완전한 EVM 동일성을 통한 이더리움 생태계로의 진출, 지속가능한 ASTR 가치 유지, 일본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장 등 아스타 zkEVM이 꿰하려는 변화는 다양하지만 이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두 같다. 바로 아스타 생태계로 더욱더 많은 참여자를 유입시키는 것이다.

5.1 아스타, 빌더를 위한 플랫폼

개발자와 기업은 아스타 생태계 위에 디앱을 제공함으로써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김훈 아스타 전(前) CTO가 언급했듯이, 아스타는 그 탄생부터 개발자들에게 더욱 편리하고 쉽고 다양한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플랫폼이다. 즉, 닭과 달걀의 문제에서 닭을 선택한 것으로, 기업과 개발자에게 편리한 환경을 제공해 주고 그들이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어내면 자연스럽게 유저들이 유입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아스타 zkEVM의 주된 목적은 이더리움 생태계에 있는 자본과 참여자들을 유인하는 데 있으며, 이를 통해 확장된 생태계를 레버리지하여 더 많은 개발자와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스타 zkEVM은 EVM 동일성을 기반으로 이더리움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이더리움 메인넷보다 효율적인 보안 및 유지 비용을 제공하여 기존 이더리움 생태계 참여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킨다. 더 나아가, 일본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력 등 일본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최근 아스타는 UDC 참여, 네트워킹 파티 주최, 국내 언론과의 활발한 인터뷰 등 한국 진출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아스타에 대한 국내의 관심 역시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과연 아스타가 zkEVM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필두로 일본, 한국,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