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겐레이어 (EigenLayer) — 이더리움의 보안을 레버리지하다
아이겐레이어와 파생 프로토콜들이 이루고 있는 생태계를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023년 하반기부터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실제로 승인되며, 기관들의 자금 유입을 필두로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은 2021년 11월 이후로 4년 만에 고점을 탈환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바이낸스 및 업비트와 같은 CEX(Centralized Exchange)들의 거래량이 1조 달러를 돌파, CEX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인기 순위가 상승하는 등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도 또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구매한 가상자산을 활용하여 이자 수익을 창출하거나, 에어드롭을 받기 위해 CEX로부터 자산을 출금하여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에 활용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온체인 활동 또한 증가하며, 디파이 섹터의 TVL(Total Value Locked)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2배 가량의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더리움(Ethereum) 네트워크 기반의 아이겐레이어(EigenLayer)는 2024년 초부터 현재까지 약 10배가량의 TVL 상승을 통해 단숨에 전체 디파이 프로토콜 TVL 순위 중 3위를 차지하며, 디파이 섹터 TVL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아이겐레이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검증을 위해 스테이킹한 ETH를 활용하여 다른 프로토콜에 보안을 공유하는 동시에, 프로토콜 참여자에게 부가적인 이자를 제공하는 리스테이킹(Restaking) 기능을 제안하며 등장했습니다. 아이겐레이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의 자본과 보안성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안한 것에 힘입어, a16z를 비롯한 크립토 VC들로부터 약 1억 6천만 달러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에어드롭 파밍의 중요한 문법으로 자리 잡은 포인트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으며, 포인트 시스템을 극대화시키는 여러 파생프로토콜들을 통해 아이겐레이어의 TVL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아이겐레이어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는 동시에, 여러 파생 프로토콜들이 아이겐레이어와 어떠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하여 살펴보겠습니다.
2. 아이겐레이어란?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2022년 합의 메커니즘을 PoW(Proof of Work)에서 PoS(Proof of Stake)로 전환한 이후, 약 98만 개의 이더리움의 검증 노드가 32 ETH를 이더리움의 검증을 위한 네트워크인 비콘 체인(Beacon Cahin)에 예치하고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PoS에서는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가치가 네트워크의 보안과 직결되므로, 약 3100만 개의 ETH가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신뢰도를 보증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이더리움의 디앱(Dapp, Decentralized application)들은 이러한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 스마트 컨트렉트를 배포함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신뢰와 보안을 공유받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 브릿지, 시퀀서, 오라클 등의 AVS(Actively Validated Services)라고 불리는 프로토콜들은 체인과 체인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거나, 이더리움 네트워크보다 빠른 동기화 시간이 필요로 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이더리움의 네트워크만을 활용하여 기능을 구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AVS들은 자체적으로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직면해 왔으며, 탈중앙적인 방식으로 자체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인 합의 메커니즘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이더리움의 합의 메커니즘과 같이 PoS(Proof of Stake) 구조를 통해 자체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하는 AVS들은 각자의 네트워크를 부트스트랩 하는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문제들을 겪습니다.
- 각자의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스테이커들을 유치할 수 있는 창구가 부재함
- 스테이커들은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크고 구하기 어려운 AVS 네트워크의 네이티브 토큰을 매수하여 검증에 참여해야 하므로 ETH 대비 낮은 접근성을 가지게 됨
- 반면 스테이커들이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하기 위해 다른 자산 운용 기회를 포기해야 하므로 AVS들은 스테이커 유치를 위해 기본적으로 ETH보다 높은 APY를 제공하고 자본 비용을 지출해야 함
아이겐레이어는 위와 같은 문제를 이더리움 비콘 체인에 예치된 ETH를 한번 더 활용하여 AVS 검증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인 리스테이킹(Restaking)으로 해결하고자 등장했습니다. 리스테이킹에 참여하는 리스테이커들에게는 타 네트워크의 토큰을 구매할 필요 없이 ETH, 혹은 LST를 활용하여 AVS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하고 검증 보상을 추가로 획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AVS들에게는 아이겐레이어를 통해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모집한 리스테이커들의 유동성을 바탕으로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아이겐레이어의 관계도를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1. 리스테이킹, 이더리움의 보안을 레버리지하다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검증자들은 네트워크 보안에 피해를 주는 행동을 취할 경우, 검증에 참여하기 위해 예치한 32 ETH 중 최대 16 ETH까지 슬래싱을 당할 수 있으며, 예치한 ETH가 16 ETH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검증자 자격을 박탈당하게 됩니다. 즉, 슬래싱을 당하더라도 16 ETH 이상으로만 스테이킹 잔고를 유지할 수 있다면 이더리움 네트워크 검증자로서 계속 검증에 참여할 수 있으므로, 스테이킹된 유동성을 담보로 활용할 방법만 존재한다면 16 ETH 만큼의 지분을 다른 곳에도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겐레이어에서의 리스테이킹이란, 스테이킹된 ETH를 담보로 활용하는 메커니즘을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 검증자의 유휴 지분을 PoS 합의 알고리즘을 가진 AVS의 슬래싱 기준에 노출시키고 검증에 활용하여 보안을 제공하는 행위를 일컫습니다. 현재 아이겐레이어는 *LST(Liquid Staking Token) 리스테이킹과 네이티브 리스테이킹, 이 두 가지의 방식을 통해 리스테이킹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LST Restaking: 아이겐레이어 상에는 Liquid Restaking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본 글에서는 후속적으로 등장할 개념들과 혼동할 소지를 줄이고자 리퀴드 리스테이킹을 LST 리스테이킹으로 표기하였습니다.
2.1.1. LST 리스테이킹
LST(Liquid Staking Token)란 ETH를 예치받아 이더리움의 노드 구동을 대리하는 주체와 연결해 주는 LSP(Liquid Staking Protocol)들이 예치자들에게 예치에 대한 증서로 발행해 주는 토큰입니다. LSP는 다음과 같이 이더리움 네트워크 스테이킹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 유저들은 32 ETH 미만의 자본으로도 이더리움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하고 검증 보상을 받을 수 있음
- LST를 디파이 프로토콜에 활용하여 부가 수익을 창출하거나, 언스테이킹 대기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LST를 시장에 매도함으로써 스테이킹을 해제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음
대표적인 LSP 프로토콜 Lido Finance에는 현재 약 천만 개의 ETH가 예치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Lido Finance에서 발행한 LST인 stETH를 프로토콜 내에서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선택하기 시작하며, 작금에는 이더리움 생태계 내에서의 필수적인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아이겐레이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예치 증서인 LST를 아이겐레이어 스마트 컨트렉트에 예치하고 AVS 검증에 참여 및 AVS 네트워크 슬래싱 기준에 노출시키는 리스테이킹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이 LST 리스테이킹입니다.
아이겐레이어는 2023년 6월 메인넷 론칭과 함께 stETH, rETH, cbETH에 대한 리스테이킹 지원을 시작으로 현재는 총 12 종류의 LST 리스테이킹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이겐레이어 개발 팀은 아이겐레이어의 프로토콜 탈중앙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각 LST 별로 한도를 설정하여 특정 기간에만 LST 리스테이킹 예치를 받거나, 한 LST가 획득 가능한 아이겐레이어의 인센티브 및 거버넌스 참여 권한을 최대 33%로 제한하는 등의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이겐레이어에는 지금까지 총 5번의 LST 리스테이킹 한도 증가가 있었으며, 작성일을 기준으로 예정된 다음의 예치 한도 증가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2.1.2. 네이티브 리스테이킹
LST 리스테이킹은 LST를 담보로 활용하여 AVS 검증에 참여하는 방식이라면, 네이티브 리스테이킹은 이더리움의 PoS에 참여하는 노드 검증자가 네트워크에 예치한 ETH를 아이겐레이어에 연결하는, 보다 직접적인 방식입니다.
이더리움의 노드 검증자는 스테이킹의 해제를 통해 ETH를 수령하는 주소를 자신의 지갑주소가 아닌 아이겐레이어를 통해 생성한 EigenPod이라는 컨트랙트로 설정하여 네트워크에 예치한 ETH를 담보로 활용하여 AVS 검증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더리움 네트워크 검증자는 자신이 예치한 ETH의 직접적인 수령 권한을 포기하여 네이티브 리스테이킹, 곧 AVS 검증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로써 검증자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슬래싱 기준뿐만 아니라, AVS의 슬래싱 기준에까지 자신의 스테이킹 자산을 노출하게 되지만, 그에 따른 추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네이티브 리스테이킹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32 ETH를 스테이킹하고 직접 이더리움의 노드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LST 리스테이킹보다 높은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지만, LST 리스테이킹의 한도 제한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2.2. 오퍼레이터
리스테이커들은 아이겐레이어에 리스테이킹을 진행한 이후에 AVS 검증 노드를 직접 구동하거나, 검증 노드를 구동을 대리하는 오퍼레이터(Operator)에게 리스테이킹 지분을 위임하여 AVS 검증에 참여하고 추가 검증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퍼레이터는 AVS에게 자신이 보유 및 위임받은 지분에 대한 슬래싱 권한을 부여하고, AVS 검증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뒤에 AVS의 검증에 참여한 뒤, 각자 설정한 수수료만큼을 리스테이커들로부터 수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AVS에 보안을 공유하는 프로세스는 Testnet에서만 작동하고 있어 아직 아이겐레이어에는 AVS와 오퍼레이터가 존재하지 않으며, 리스테이커들에게도 부가적인 검증 보상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최근 아이겐레이어는 메인넷에서 첫 AVS인 EigenDA 론칭과 AVS 검증을 활성화시키는 Stage 2의 업데이트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여기까지의 아이겐레이어 관계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3.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아이겐레이어는 기여도 측정이라는 명목하에 리스테이커들을 대상으로 예치한 ETH 당 시간마다 1개의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포인트의 명확한 용도나 아이겐레이어의 토큰 출시에 대해 팀이 명확하게 언급한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추후 토큰 론칭 시 포인트 기준의 에어드롭을 진행할 것이라 기대하는 많은 유저들이 포인트를 파밍 하기 위해 리스테이킹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성일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전체 리스테이커들에게 배분된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는 약 26억개이며, 포인트 장외거래 플랫폼인 Whales Market에서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는 개당 $0.18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장이 아이겐레이어 토큰 에어드롭에 기대하고 있는 가치를 약 $440M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 셀레스티아(Celestia)가 에어드롭 당일 가격을 기준으로 $120M 정도의 에어드롭 가치 평가 된 것과 비교하면 시장으로부터 많은 에어드롭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인트를 파밍 하기 위해 리스테이킹을 진행하는 유저들은 다음과 같은 불편 사항을 마주하게 됩니다.
- LST 리스테이킹은 한도 제한을 가지고 있어 유저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예치가 불가능함
- 네이티브 리스테이킹은 32 ETH 단위의 자본이 필요하며, 직접 이더리움 네트워크 노드 구동을 해야 함
- 리스테이킹을 진행하면 아이겐레이어에 유동성이 동결됨으로써 유저들은 다른 부가 수익 창출 기회를 포기해야 함
- 묶인 유동성을 활용하고자 아이겐레이어에서 언스테이킹을 실행하면, 7일의 에스크로 기간을 기다려야 함
그에 따라 위의 단점들을 보완하여 리스테이킹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LRP(Liquid Restaking Protocol)들이 등장하며, LRP를 활용 한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파밍은 유저들에게 한 층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었습니다.
3. LRP(Liquid Restaking Protocol)
LRP는 유저들에게 ETH 혹은 LST를 예치받은 뒤, 유저 대신 아이겐레이어에 예치받은 자산을 활용하여 리스테이킹을 실행해 주는 프로토콜입니다. 또한 LRP는 예치한 유저에게 예치한 자산에 대한 증서로 LRT(Liquid Restaking Token)을 발행해 주어 유저들은 해당 LRT를 디파이에 활용하여 부가 수익을 창출하거나, 시장에 판매함으로 아이겐레이어 언스테이킹 에스크로 기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예치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아이겐레이어에 자산을 예치한다는 점만 제외하면 LRP와 LSP는 구조적으로 비슷합니다.
중간 용어 정리
- LSP(Liquid Staking Protocol): 이더리움 네트워크 검증을 대신해 주는 프로토콜
- LST(Liquid Staking Token): LSP가 예치자들에게 원금에 대한 증서로 지급하는 토큰
- LRP(Liquid Restaking Protocol): 아이겐레이어에 리스테이킹을 대신해 주는 프로토콜
- LRT(Liquid Restaking Token): LRP가 예치자들에게 원금에 대한 증서로 지급하는 토큰
더불어 대부분의 LRP들은 아이겐레이어 포인트와 별개로 예치자들에게 자체 프로토콜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LRP를 활용하면, 아이겐레이어를 통해 직접 리스테이킹을 실행하는 것보다 다음과 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 LRT 활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 LRT 매도를 통한 리스테이킹 포지션 클로즈
- 프로토콜 포인트 파밍을 통한 부가 에어드롭 기대
단, LRP를 통해 리스테이킹을 실행하고 생성되는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는 LRP에 자산을 예치한 유저의 지갑주소가 아닌 LRP의 소유 주소에 적립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LRP들은 예치자들에게 추후 LRP가 할당받을 아이겐레이어 토큰 에어드롭을 약속하고, 유저가 LRP를 통해 적립한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구축한 대시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밑에서는 LRP를 두 가지 기준을 통해 분류하고, 세부적인 설명을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3.1. 리스테이킹 방식에 따른 LRP 분류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이겐레이어의 리스테이킹 방식으로는 LST 리스테이킹과 네이티브 리스테이킹이 있으며, 두 방식은 예치받는 자산 종류, 이더리움 네트워크 노드 구동 여부 등의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LST 리스테이킹 방식을 채택한 LRP의 경우, 유저에게 예치받은 LST를 아이겐레이어 컨트랙트에 입금 한 뒤, 예치자에게 해당 가치만큼의 LRT를 제공하는 비교적 간단한 메커니즘을 통해 프로토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LST 리스테이킹의 영향을 받으므로, 아이겐레이어 리스테이킹 풀이 닫혀 있는 시기에 LRP에 새로이 예치된 LST는 아이겐레이어 컨트랙트에 예치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 LST들은 다시 리스테이킹 풀이 열리기 전까지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적립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반면, 네이티브 리스테이킹 방식을 채택한 LRP의 경우, 유저에게 ETH를 예치받아 직접 이더리움 네트워크 노드 구동을 해야 하므로 LST 리스테이킹 방식을 채택한 LRP 보다 프로토콜을 구축하고 운영 및 관리하는 데에 신경 쓸 요소가 많습니다. 하지만 LST 리스테이킹의 한도 제한이 존재하지 않음으로, 예치자들은 예치와 동시에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를 파밍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기반으로 LRP들은 각자의 프로토콜 콘셉에 맞는 리스테이킹 방식을 취사 선택하여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꼭 하나의 리스테이킹 방식만을 채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Kelp DAO는 아이겐레이어 론칭 초기에 LST 리스테이킹을 지원하는 LRP로부터 시작하여 빠르게 TVL을 끌어모은 뒤, 후속적으로 네이티브 리스테이킹 기능을 제공하는 전략을 취한 바 있습니다.
3.2. LRT 발행 방식에 따른 LRP 분류
한 LRP에서 단일 자산이 아닌 여러 종류의 LST 혹은 ETH를 예치받고 리스테이킹을 실행할 경우, LRT를 발행하는 방식에 따라 Basket-based와 Isolated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Basket-based 방식은 한 종류의 LRT를 취급하며, 유저가 LRP가 취급하는 어떤 종류의 LST를 예치하던지 하나의 LRT만을 발행하고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취급하는 LRT가 하나이므로 유저 입장에서 직관적이며, LRT의 유동성이 파편화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치된 LST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리스크에 LRP 전체가 노출된다는 단점이 있으며, 이러한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LRP 내의 LST 예치량 비중 조절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반면, Isolated 방식은 LRP가 취급하는 LST 각각에 대응하는 LRT를 분리하여 발행 및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LRT의 유동성이 파편화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LST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리스크 또한 격리됨으로 예치량 비중 조절을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Isolated 방식이 Basket-based 방식보다 가지고 있는 리스크가 적으며, 구축 및 운영이 비교적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LRP들은 유저입장에서 직관적이며, 디파이 프로토콜과 협업이 용이한 Basket-based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LRP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특징 외에도 각각의 부가적인 기능과, 시장 진출 전략을 통해 각각의 특장점을 어필하여 유저들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이를 몇 개의 예시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3. 대표적인 LRP 살펴보기
3.3.1. Ether.fi
이더파이(Ether.fi)는 스테이커들이 예치한 ETH에 대한 제어 권한을 온전히 가질 수 있다는 콘셉의 LSP로부터 시작했으며, 아이겐레이어 론칭 이후 최초로 네이티브 리스테이킹을 지원한 LRP입니다. 이를 통해 LST 리스테이킹 한도 제한 시기에도 이더파이는 예치자들에게 네이티브 리스테이킹을 통한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파밍을 제공하며, 꾸준히 TVL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이더파이에는 eETH와 weETH, 이렇게 두 가지의 LRT가 존재합니다. eETH는 이더파이에 ETH를 예치하고 받는 기본적인 LRT이며, 이자가 토큰 개수에 반영되는 리베이스(Rebase) 방식의 LRT입니다. 리베이스 방식의 토큰은 이자가 지급되는 시간마다 해당 토큰을 보유하고 있는 지갑의 토큰 잔고가 변경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예치한 기초 자산과의 가치가 1대 1로 고정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토큰 방식을 호환하지 않는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더파이는 LRT와 디파이 프로토콜들의 호환성을 높이고자, eETH를 이자가 토큰 가치에 반영되는 리워드 베어링(Reward-bearing) 방식의 토큰인 weETH로 랩(Wrap)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더파이는 LRT 보유자들에게 아이겐레이어 포인트와 더불어 이더파이 로열티 포인트(ether.fi loyalty point)라는 자체적인 프로토콜 포인트를 지급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LRT의 매도압력을 줄이고, 사용처를 늘리기 위해 LRT를 디파이 프로토콜에 예치하는 유저가 지속적으로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를 적립 받을 수 있도록 여러 디파이 프로토콜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LRT를 활용한 디파이 활동을 하는 유저들에게 이더파이 로열티 포인트를 부스팅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저들이 eETH 혹은 weETH를 활용하여 실행할 수 있는 디파이 활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 Curve, Balancer 등의 탈중앙 거래소에서 weETH/WETH 풀에 유동성 공급
- Morpho Blue, Silo 등의 대출 프로토콜에서 weETH를 담보로 제공
- Gravita와 같은 과담보 스테이블 발행 프로토콜에서 weETH를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 발행
- Pendle, Gearbox 등의 파생 상품 프로토콜 이용
이러한 활동을 통해 유저들은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이더파이 로열티 포인트 파밍과 더불어,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수취하거나, LRT를 담보로 받은 토큰들을 활용한 여러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더파이는 최근 이더리움 L2 아비트럼(Arbitrum)과 모드 네트워크(Mode Network)에 LRT 브릿징을 지원하여 유저들이 저렴한 가스비로 LRT를 보유하고 디파이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3월 18일 이더파이는 거버넌스 토큰인 $ETHFI의 TGE(Token Generation Event)를 발표하며, 전체 물량 6%의 에어드롭을 이더파이 로열티 포인트에 기반하여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오는 6월 30일 에어드롭 시즌 2가 예정되어 있으며, 시즌 2에는 ETHFI의 전체 물량 중 5%가 배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이더파이의 TVL은 약 $3b으로 LRP 중 가장 높은 TVL을 가지고 있으며, 아이겐레이어의 전체 리스테이킹 유동성의 4분에 1 가량이 이더파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3.2. Kelp DAO
켈프 다오(Kelp DAO)는 Lido Finance의 stETH와 Stader Labs의 ETHx, 이 두 가지의 자산에 대한 LST 리스테이킹을 제공하고 LRT로 rsETH 하나를 발행하는 Basket-based 방식의 LRP로 시작했습니다.
초기 아이겐레이어 LST 리스테이킹은 한도가 상향되었을 때마다 리스테이킹을 위한 많은 유저들이 몰려와 빠르게 한도에 도달했으며, 유저들은 높은 가스비와 지역적인 차이로 인한 시간대의 불편함을 겪었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켈프 다오는 자신의 프로토콜에 LST를 예치하면 추후 예치 한도 상한 시 LST 리스테이킹을 대행해 주고, 예치자들에게 자체 프로토콜 포인트인 켈프 마일즈(Kelp Miles)를 지급하겠다는 솔루션을 제시하며 많은 유저를 끌어 모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타 LRP들과 같이 특정 디파이에 LRT를 활용하면 켈프 마일즈 포인트 부스팅이 되도록 설계하여 유저들의 리스테이킹 및 LRT 활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네이티브 리스테이킹 방식 또한 추가하여 예치자들에게 제한 없는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파밍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더파이와 마찬가지로 아비트럼 네트워크 상에서 리스테이킹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여 유저들이 LRT를 보유하고 디파이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편리성을 높히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켈프 다오는 유저들이 파밍 한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를 $KEP라는 토큰으로 유동화할 수 있는 기능을 다른 LRP들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유저들은 0.5%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적립한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를 $KEP 토큰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이를 시장에 매도함으로써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를 수익화하거나, Balancer와 같은 탈중앙 거래소에 유동성 공급을 통해 부가 수익 창출과 더불어 켈프 마일즈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켈프 다오에 자산을 예치하지 않은 유저들도 시장에서 $KEP를 매수하여 켈프 다오에서 해당 수량만큼의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를 적립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3.3.3. EigenPie
아이겐파이(EigenPie)는 디파이 프로토콜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거버넌스 토큰을 모으는 MagPie 생태계가 아이겐레이어를 위해 출시한 서브 다오입니다. 아이겐파이는 아이겐레이어의 LST 리스테이킹이 지원하는 모든 LST에 대한 리스테이킹을 지원하고 있으며, 예치된 LST별로 각각의 LRT를 발행 및 지급하는 Isolated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LST 별로 격리된 풀을 가지고 있어, 특정 LST가 몰려서 예치됨으로 인해 생기는 리스크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특정 LST 프로토콜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캠페인을 진행하기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LSP인 Swell Network는 네이티브 리스테이킹 기능을 론칭하기 전 아이겐파이와 협력을 통해 자체 LST인 swETH를 아이겐파이에 예치한 유저들에게 Swell Network의 자체 포인트를 지급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아이겐파이의 예치자들은 아이겐레이어 포인트와 더불어 아이겐파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으며, 해당 포인트를 받은 유저들은 추후 발행할 거버넌스 토큰인 $EGP의 에어드롭과 IDO 참여 기회를 가질것이라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겐파이는 네이티브 리스테이킹을 지원하고 있지 않아 아이겐레이어의 LST 리스테이킹 한도 제한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발행된 LRT 또한 12종류로 유동성이 파편화되어있어 다른 LRP 보다 비교적 협업하고 있는 디파이 프로토콜이 적습니다.
4. 레버리지 포인트 파밍
이렇듯 LRP들은 리스테이킹을 대리해 주고 LRT를 지급하여 유저에게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파밍에 대한 편리한 접근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자체 프로토콜 포인트 시스템을 도입하고, 디파이 프로토콜과 협업을 통해 자체 프로토콜 포인트를 부스팅 시켜주는 캠페인은 많은 에어드롭 파머들을 아이겐레이어 생태계로 불러 모으는 촉매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LRP 등장 초기에는 LRP들과 협업하여 LRT를 담보 자산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대출(Lending) 프로토콜들이 부재하였기에 포인트를 파밍 하는 유저들은 프로토콜 포인트 부스팅 캠페인에 참여하여 프로토콜 포인트는 부스팅 받을 수 있었지만,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는 정직하게 자신이 보유한 LRT 만큼만 파밍이 가능했습니다.
그나마 Gravita라는 과담보 스테이블 발행 프로토콜에서 이더파이의 weETH를 활용하여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어, 유저들은 LRT를 담보 자산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다시 LRT를 구매하여 예치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루핑(Looping)을 통해 포지션을 레버리지하여 더 많은 아이겐레이어 포인트를 파밍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더리움 네트워크상에서의 높은 가스비와 최소 2,000개 이상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지 않으면 프로토콜을 이용할 수 없는 Graivta의 최소 이용 조건은 루핑을 시도하는 많은 유저들에게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던 중 2024년 1월 10일 펜들 파이낸스(Pendle Finance)가 이더파이의 eETH를 지원하기 시작하며, 소액의 자금으로도 높은 배율의 레버리지 포인트 파밍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에어드롭 파머들이 팬들 파이낸스를 이용한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파밍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아이겐레이어와 LRP들의 TVL은 큰 폭의 상승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4.1. Pendle Finance
펜들 파이낸스는 LST, LRT와 같이 이자가 창출되는 yield-bearing token들을 특정 만기일을 설정 한 뒤, 1개의 원금 토큰(PT, Principal Token)과 1개의 이자 토큰(YT, Yield Token)으로 분리하여 거래 가능하게 만드는 디파이 프로토콜입니다.
YT의 토큰 가치와 PT의 토큰 가치를 더한 가치는 항상 기초 자산의 가치와 동일하며, YT를 홀딩하고 있는 유저는 홀딩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만기까지 발생한 이자를 청구할 수 있음으로, YT 토큰의 가치는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0에 수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PT는 시장에서 YT토큰의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할인이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펜들 파이낸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펜들 파이낸스 (Pendle Finance) — 미개척 트레이딩 시장의 활로를 열다 를 참고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펜들 파이낸스와 이더파이는 협업을 통해 펜들 파이낸스에서 활용 가능한 첫 LRT로 이더파이의 eETH를 선보이고, 이더파이는 eETH의 YT 토큰인 YT-eETH를 홀딩하고 있는 유저에게 아이겐레이어 포인트와 이더파이 로열티 포인트가 적립되게끔 설계를 했습니다. 즉, 유저들은 만기일에 가치가 0에 수렴하여 기본 자산 토큰보다 저렴한 YT-eETH를 구매하여 만기일까지의 적립되는 이자와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예시와 함께 설명을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위 사진은 작성일 기준 펜들 파이낸스 eETH 상품의 현황이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해당 상품의 만기는 2024년 6월 27일로, 작성일 기준 약 103일 정도가 남음
- eETH의 7일 평균 APY는 3.13%이며, 현재 가격은 $3,872 임
- YT-eETH의 가격은 $196이며, 해당 가치로 YT를 구매할 경우 얻는 연 이자 수익률은 -99.8% 임
- PT-eETH의 가격은 $3,676이며, 해당 가치로 PT를 구매할 경우 얻는 연 이자 수익률은 20.02% 임
작성일 기준 eETH와 YT-eETH의 교환비는 약 1:20이며, 이더파이는 YT-eETH 토큰을 홀딩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2배의 이더파이의 로열티 포인트를 지급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 개의 eETH를 가지고 있는 유저가 eETH를 YT-eETH로 스왑하고 만기까지 홀딩한다면, 해당 유저에게 지급되는 이자 및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20개의 eETH를 홀딩하고 받는 이자
- 20개의 eETH를 홀딩하고 받는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 40개의 eETH를 홀딩하고 받는 이더파이 로열티 포인트
하지만 만기일까지 YT-eETH의 가치는 점진적으로 떨어지며 0에 수렴하므로 YT-eETH를 홀더가 회수할 수 있는 실제 가치는 20개의 eETH에서 발생하는 기본 이자뿐입니다. 해당 가치를 현시점의 가격으로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640로 계산할 수 있으며, 이는 eETH 한 개의 가치인 $3872 대비 약 6분에 1 수준으로, 유저들은 그만큼의 손실을 감수하고 eETH보다 저렴한 YT-eETH를 구매하여 포인트 파밍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포인트 파밍을 위한 YT-eETH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자, 할인율이 증가된 PT-eETH 또한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펜들 파이낸스의 eETH 상품 거래풀에 LP 공급을 진행하여 인센티브를 수취하고자 하는 수요 또한 증가하며, 현재 이더파이에서 발행된 전체 LRT의 3분에 1 가량이 펜들 파이낸스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더파이와의 협업 이후로도 펜들 파이낸스는 타 LRP들과도 같은 협업을 진행하고 지원하는 LRT의 개수를 늘려가고 있으며, 아비트럼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아이겐레이어와 LRT들의 레버리지 포인트 파밍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ilo Finance에서 펜들 파이낸스의 저평가된 PT-eETH를 담보 자산으로 활용하여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파생 상품이 출현하는 등, 펜들 파이낸스 또한 아이겐레이어의 수혜를 받으며 연초 대비 10배가량의 TVL 상승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4.2. Gearbox
레버리지 일드 파밍 프로토콜 기어박스(Gearbox)는 기존의 렌딩 프로토콜, 펜들 파이낸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레버리지 포인트 파밍을 제공하며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기어박스에서의 차입자는 자산을 빌리기 전, 크레딧 계정(Credit Account)이라는 스마트 컨트렉트를 생성해야 합니다. 그 후 크레딧 계정에 차입자의 담보 자산과 프로토콜로부터 대출한 자산을 함께 보관하는 방식으로 포지션을 레버리징 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차입자는 크레딧 계정을 통해 레버리지 된 현물 자산을 기어박스가 제공하는 마진 거래에 사용하거나 Convex, Yearn Finance 등의 여러 디파이 일드 파밍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어박스는 LRP 프로토콜과의 협업을 통해 레버리지 포인트 파밍 전략을 출시하였으며, Credit Account에 적립되는 아이겐레이어 포인트와 LRP 자체 포인트를 차입자의 지갑에 받을 수 있게 만듦으로써 유저들에게 최대 9배 배율의 레버리지 포인트 파밍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어박스는 펜들 파이낸스보다 비교적 직관적인 UI/UX를 통해 디파이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에게도 레버리지 포인트 파밍에 대한 매끄러운 접근성을 제공하며, 레버리지 포인트 파밍 기능 론칭 3주 만에 TVL을 5배가량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5. 리스크
이렇듯 이더리움의 보안을 위해 예치된 ETH를 담보로 많은 프로토콜들이 얽혀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LRP와 LRT/아이겐레이어 포인트를 활용하는 파생 프로토콜들이 등장하며 아이겐레이어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이겐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여러 잠재적인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들 또한 많이 있습니다.
아이겐레이어 백서에서는 아이겐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리스크로 1) 아이겐레이어의 보안을 AVS에 제공하고 검증에 참여하는 오퍼레이터들의 공모를 통한 AVS 자금 탈취 2) AVS 프로그래밍 버그 등 의도하지 않은 취약점으로 인한 슬래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퍼레이터 공모에 대한 개선책으로는 1) 공모 가능성을 감시 하는 시스템 구현 2) 오퍼레이터가 적은 AVS에만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한 오퍼레이터 다각화를 제시하고 있으며, 의도치 않은 슬래싱에 대한 개선책으로는 1) 철저한 AVS 보안감사 2) 커뮤니티를 통한 슬래싱 비토권 행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리스크가 개선되더라도, 메인넷에서는 아직 아이겐레이어의 오퍼레이터에게 지분을 위임하고, AVS에 보안을 제공하는 주요 기능들이 동작하고 있지 않음으로, 아직 관측되지 못한 리스크 또한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불어 LRT와 LRT를 활용한 파생 프로토콜들에는 아이겐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와 더불어 각 프로토콜의 컨트렉트, 오라클이 가지고 있는 취약점이 공격당하는 등의 추가 리스크들이 중첩되며, 파생 프로토콜을 통해 LRT를 담보로 하는 과도한 부채가 발생할 시 아이겐레이어에서의 조그마한 슬래싱을 통해서도 많은 양의 연쇄 청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또한 ‘이더리움의 합의에 과부하를 주지 마세요’라는 이름의 포스팅을 게시하며, 아이겐레이어를 통해 리스테이킹을 진행하는 검증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하드포크 하는 등의 사회적 합의 공격 가능성을 제시하며 아이겐레이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6. 아이겐레이어의 미래
단기적으로 아이겐레이어는 첫 AVS인 EigenDA를 론칭하고, AVS에 보안 공유 및 리스테이킹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인 Stage 2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EigenDA는 아이겐레이어를 만든 EigenLabs가 만든 AVS이며, 아이겐레이어의 보안을 활용함으로 독립적인 합의 알고리즘이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 가용성(Data Availability) 레이어입니다. 현재 Celo, Mantle, Fluents 등의 L2 체인들이 데이터 가용성 레이어로 EigenDA를 채택하겠다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또한 Stage 2 메인넷 출시 이후에는 EigenDA 이외의 타 AVS 론칭과 보안 공유가 가능한 Stage 3 테스팅이 예정되어 있으며, Ethos, Hyperlane, Espresso 등의 여러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Stage 3 메인넷 론칭 이후 AVS로서 아이겐레이어로부터 보안을 공유받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정 중 과연 아이겐레이어는 토큰 론칭을 할 것인지, 론칭을 한다면 해당 토큰은 아이겐레이어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지, 포인트를 적립한 유저들에게 어떤 인센티브가 부여될지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아이겐레이어가 토큰 에어드롭을 진행한다는 가정 하에 필자가 생각하는 아이겐레이어의 중•장기적 미래를 진단해 보겠습니다.
6.1. 아이겐레이어 토크노믹스
아이겐레이어에 예치된 자산들은 AVS의 보안에 활용되므로 아이겐레이어의 TVL 지표는 단순하게 아이겐레이어에 얼마나 많은 자산이 예치되어있는가의 의미를 넘어서 AVS들의 전체 보안 지수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어드롭 이후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파밍을 위해 리스테이킹을 진행하던 에어드롭 파머들이 리스테이킹을 철회하며 아이겐레이어의 TVL은 줄어들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겐레이어가 토크노믹스를 발표한다면, 현재까지 리스테이킹된 유동성을 지키고 해당 유동성을 기반으로 더 많은 AVS를 유치 및 더 많은 리스테이킹을 장려하여 네트워크 효과를 강화하는데에 주안점을 가지는 토크노믹스를 설계할 개연성이 있습니다.
특히 론칭 초기에는 오퍼레이터의 다각화를 위해 오퍼레이팅에 대한 부가 인센티브로써 토큰으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나아가 여러 AVS들이 아이겐레이어에 등록되어 보안을 제공받는 시기가 되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적은 보안이 제공되고 있는 AVS에 보안을 제공하는 오퍼레이터와 리스테이커들에게 추가적인 인센티브로써 아이겐레이어 토큰을 배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6.2. LRP와 AVS의 관계
AVS들은 리스테이커들로부터 더 많은 보안을 끌어오기 위해 리스테이커들에게 자체 토큰 에어드롭을 제공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아이겐레이어의 AVS로 올라갈 예정인 RaaS(Rollup as a Service) 프로토콜 AltLayer는 이미 자체 토큰인 $ALT를 발행하고 일정 물량을 아이겐레이어 리스테이커들에게 에어드롭 했습니다.
2024년 1월, Dymension, SAGA 등의 프로토콜들이 셀레스티아(Celestia)를 데이터 가용성 레이어로 채택하고 $TIA 스테이커들에게 자체 토큰 에어드롭을 발표하며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TIA 물량이 2배가 증가했던 것처럼, AltLayer와 같은 AVS의 리스테이커 대상 에어드롭은 아이겐레이어 토큰 론칭 이후에도 리스테이킹을 시장의 주요 내러티브로 견인할 여지가 존재합니다.
또한 AVS 입장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에어드롭을 약속하고 독단적인 홍보를 진행하는 것보다, 많은 양의 리스테이커와 보안 선택권이 모여있는 LRP를 통해 자신의 AVS를 홍보하는 것이 더 적은 자본 비용을 통해 더 큰 효과을 기대 할 수 있음으로, LRP와 AVS의 여러 파트너십 소식들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롤업 네트워크들의 크로스 메시징 기능을 지원하는 Omni Network는 이더파이와의 파트너십 발표 및 $600M가량의 지분을 지원받기로 발표한 바 있으며, 이더파이의 예치자들로 하여금 Omni Network의 토큰 에어드롭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더 나아가 LRP들로 하여금 토크노믹스를 통해 AVS와의 상호운용 관계를 시스템화시키는 시도 또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예를 들어 LRP 예치자들에게 보안을 제공할 AVS를 선택할 수 있는 거버넌스 토큰을 지급하고, 거버넌스 토큰을 활용하여 AVS에 투표를 실행한 유저에게 AVS가 자체 토큰을 보상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여 LRP의 예치자와 LRP 거버넌스 토큰 홀더, 그리고 AVS의 인센티브 얼라인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6.3. LRT의 역할 변화
현재까지 대부분의 리스테이커들은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파밍을 위해 펜들 파이낸스와 같은 포인트 레버리지를 극대화시켜주는 Defi 프로토콜에 LRT를 예치 및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이겐레이어의 토큰 발행 이후 아이겐레이어 포인트 지급 시스템의 지속여부는 미지수이지만, 리스테이커들이 아이겐레이어의 포인트에 가지는 기대 가치는 감소하여 레버리지 포인트 파밍을 극대화시켜주는 프로토콜들의 TVL은 감소할 여지가 생깁니다.
하지만 LRT는 AVS에 보안이 제공되기 시작하면 ETH의 가치와 페깅 되어 있는 토큰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이자율을 발생시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기존에 ETH 혹은 LST를 활용하던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LRT를 도입함으로써 유저들에게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현재 Morpho Blue, Silo finance와 같은 대출 프로토콜과 Gravita와 같은 과담보 스테이블 발행 프로토콜에서 LRT를 담보 자산으로 활용 가능하며, 포인트 장외거래 플랫폼 Whales Market에서도 담보자산으로 weETH(이더파이의 LRT)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 LRT의 사용처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더파이는 최근에 자체적으로 이더파이의 LRT를 예치받아 여러 디파이 프로토콜에 활용하고 이자를 창출하는 기능인 Liquid 기능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더파이, 렌조(Renzo) 등의 LRP들은 아비트럼, 모드 네트워크, 블라스트(Blast)와 같은 L2상에 LRT에 대한 브릿지, 네이티브 리스테이킹을 공식적으로 지원하여 L2 네트워크 상에서의 디파이 프로토콜들 또한 LRT를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채택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더불어 모듈식 롤업 네트워크의 유동성 허브 기능을 수행할 예정인 Mitosis 또한 이더파이와의 협업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타 체인으로의 LRT 확장을 위한 인프라 또한 발전 중입니다.
6.4. Superfluid Restaking
앞서 설명한 리스테이킹 섹터로 다시 돌아가 아이겐레이어의 백서를 살펴보면, 네이티브 리스테이킹과 LST 리스테이킹 외에도 슈퍼플루이드 리스테이킹(Superfluid Restaking)이라는 방식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슈퍼플루이드 리스테이킹이란 Uniswap, Curve와 같은 AMM DEX의 ETH, LST가 포함된 유동성 풀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받은 LP 토큰을 아이겐레이어에 리스테이킹 하는 방식이며, 리스테이킹 이자와 더불어 풀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이자로 수급할 수 있는 리스테이킹 방식입니다.
현재까지 백서 이외에 해당 방식에 대한 아이겐레이어의 공식적인 언급은 없지만, 추후 아이겐레이어가 슈퍼플루이드 리스테이킹을 지원한다면 해당 기능을 활용한 여러 파생 프로토콜들이 등장하며 또 다른 양상의 생태계가 구축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슈퍼플루이드 리스테이킹을 염두하며 구조를 설계한 Vector Reserve는 프로토콜에 예치된 여러 LRT와 LST를 DEX에 페어로 유동성 공급 후 받은 LP 토큰 가치로 뒷받침하는 vETH라는 인덱스 토큰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Vector Reserve는 추후 아이겐레이어에서 슈퍼플루이드 리스테이킹 기능 지원을 시작하면, vETH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슈퍼플루이드 리스테이킹 방식을 포함하여 기능을 강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7. 마치며
아이겐 레이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보안을 공유하고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간단한 개념에서 시작하여, 인프라 빌더와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다수의 파생 프로젝트와 함께 그 생태계를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브릿지, 시퀀서 등의 AVS는 이더리움의 보안성을 빌려 각자의 네트워크 보안성을 구축할 수 있으며, 투자자는 LST를 넘어 LRT를 활용하여 ETH의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이겐레이어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AVS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인지되지 못하는 리스크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은 아무런 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포인트를 파밍 하기 위해 리스테이킹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유저들의 아이겐레이어의 포인트 파밍에 대한 관심은 LRP와 파생 프로토콜을 통해 가속되어 왔으며, 작금에는 아이겐레이어에 예치된 자본을 담보로 발행된 LRT를 통해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아이겐레이어가 제시한 새로운 문법이 인프라 산업과 크립토 시장의 참여자에게 관심과 기대를 이끈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메인넷의 출시와 함께 본격적으로 작동할 아이겐레이어가 이더리움에 새로운 디파이 썸머를 불러올 것인지, 혹자의 우려와 같이 이더리움의 복잡성을 가중하고 연쇄적인 붕괴를 가져올지 그 영향력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참고자료
- EigenLayer
- EigenLayer Docs
- Upgrading Ethereum 2.9.7 Slashing
- AVS Research
- Navigating the Risks and Rewards of Actively Validated Services
- EigenLayer Stats
- Ether.fi Docs
- Kelp DAO Docs
- EigenPie Medium
- 펜들 파이낸스 (Pendle Finance) — 미개척 트레이딩 시장의 활로를 열다
- Gearbox Docs
- EigenLayer — The Point to the Points
- Vector Reserve Do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