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sclaimer: 본 보고서의 내용은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됩니다.

1. 들어가며

근래 자주 접할 수 있는 전통 기업이 Web3 산업에 진출하는 사례와는 반대로, 디파이가 기존의 전통 기업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렌드가 존재합니다.

이전까지는 디파이 플랫폼에서 이용 가능한 자산은 암호화폐 및 NFT와 같은 디지털 자산에 국한되었기 때문에, 자산 유동화 및 대출 서비스 등 탈중앙화된 금융 서비스가 존재해도 온체인 내에서만 자본이 유통되니 자본효율성의 극대화 승수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근래 실제 세상에 존재하는 자산 (Real World Asset, RWA) 및 실존하는 전통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서비스가 디파이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시도가 계속해서 이루어져 왔고, 실질적으로 디파이 프로토콜과 금융 기관이 서로 협업하여 사업을 확장하는 사례까지 등장했습니다.

전통 기업이 디파이를 활용함으로써 직접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역시 비용입니다. 기본적으로 디파이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부터 소비자에게 유리한 자본 비용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1) 국경이 존재하지 않으며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없거나 사용이 제한된 주체 (Unbanked / Underbanked)에게도 열려있고, (2) 증권화와 같은 금융 서비스 대상의 기초 자산 및 투자자가 기관 특이적이지 않고 범위를 확대할 수 있으므로, 높은 접근성으로부터 규모의 경제 확보 용이
  •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하며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인력과 운영 비용의 최소화 용이

시스템을 효율화시킴으로써 부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는 언제나 각광을 받아 왔으며, 사용자는 언제나 그러한 비용을 절감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입니다.

그림 1. 디파이의 비용 효율성 및 리스크 (출처: IMF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April 2022)

특히 부대 비용 절감 효과는 기본적으로 분산 원장 기술을 기반으로하여 중개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달성할 수 있으며, 공급자와 소비자가 손쉽게 직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가장 알기 쉬운 디파이의 의의입니다.

그림 2. 디파이 활용의 의의 (출처: Frigg 백서)

물론 금융 서비스란 자본주의 시장에서 국민의 생명과도 같은 “자산”이 관련되어 있기에 규제 당국은 항상 다양한 절차 및 제도를 구비하여 위험을 줄이고자 합니다. 부대 비용이라는 것 또한 그러한 의도에서부터 발생하는 부작용이며, 자본 비용과 자본 위험은 언제나 서로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가져왔습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아직 실제 세상에서 존재하는 RWA가 관련된 이상,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하는 다국적 무허가 금융 서비스가 해당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완벽하게 파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높은 확률로, 머지않아 다양한 종류의 RWA에 대한 온체인 표준이 확립되고 디파이의 보안성이 확립되는 등 인프라가 확립됨과 동시에 규제 기관의 요구 사항이 적절한 선에서 버물여짐으로써, 절감된 자본 비용과 충분한 안정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배경을 등에 업고 전통 기업과 디파이의 관계로부터 지속적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짐에 따라, 실제로 이미 디파이 프로토콜이 온체인의 벽을 넘어 실제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사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을 알린 것이 바로 메이커다오 (MakerDAO), 아베 (AAVE) 그리고 골드핀치 (Goldfinch)입니다.

2. 메이커다오: RWA 볼트

메이커다오는 이더리움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예치하여, 예치 자산을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 $DAI를 발행하는 프로토콜입니다. 과거 금본위제에서 볼 수 있었던 금을 담보로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을 빗대어 묘사할 수 있으며, 온체인 금융 인프라의 가장 기본이 되는 발판을 마련한 1세대 디파이 프로토콜입니다.

온체인 유저는 가지고 있는 디지털 자산을 매도하지 않아도 메이커다오에 예치 후 $DAI를 발행하는 것으로 자산을 유동화시킬 수 있으므로, 발행한 $DAI를 사용하여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거나 다른 자산을 구매하는 등의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메이커다오는 발행한 $DAI의 양에 비례하여 수수료 수익을 얻습니다. 하지만 2021년 말 이후 총체적 하락장을 맞이하여 담보자산 가치의 변동성이 커짐으로부터 $DAI의 상환 액은 증가하며 자산 유동화 수요는 줄어듦으로써 메이커다오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림 3. 메이커다오 월간 수수료 수익 (출처: 듄 애널리틱스 @SebVentures / MakerDAO — Dashbord)

하지만 메이커다오는 이와 같은 트렌드를 마치 예상했던 것처럼 2021년 중순부터 이더리움과 같은 디지털 자산이 아닌, RWA를 담보로 $DAI를 발행하는 RWA Vaults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리고 아래 그래프와 같이 메이커다오에 온 보딩 되고 있는 RWA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습니다. 메이커다오는 RWA를 예치 자산으로 편입함으로써 금융의 스케일을 극적으로 확장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디지털 자산 시장의 사이클과 낮은 상관관계를 가진 매출 구조를 획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림 4. 메이커다오 RWA 규모 (출처: 듄 애널리틱스 @SebVentures / MakerDAO — Dashbord)

현재 메이커다오에는 총 7개의 RWA 볼트가 존재하며, 해당 볼트는 각 성격에 따라 몇 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2.1. 실물 자산의 토큰화 볼트

이 분류에 해당하는 RWA 볼트는 6S Capital, ConsolFreight, FortunaFi, Harbor Trade Cred, New Silver가 있으며, HVBankMIP65 볼트가 도입되기 전인 22년 7월까지 RWA 볼트를 대표하던 그룹입니다.

실물 자산을 메이커다오라는 온체인에 예치하기까지의 과정은 다음과 같은 인프라가 활용됩니다;

RWA를 디파이에 온 보딩 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센트리퓨지 (Centrifuge) 체인의 킬러 앱인 Tinlake가 실물 자산의 법적 계약 내용을 담은 서류를 NFT로 발행하여 토큰화 (Tokenization) 시킨 후, 해당 자산을 담보화 (Collateralization) 하여 Senior/Junior (Drop Token/Tin Token) 트랜치를 구분하는 형태로 ERC-20 토큰을 발행합니다.

요는 실물 자산 -> NFT -> ERC-20 입니다.

그림 5. 실물 자산 -> NFT -> ERC-20 (출처: 센트리퓨지 독스)

메이커다오는 총 4종류의 Tinlake 기반 RWA 토큰과, 1종류의 별도의 6S Capital 사 기반의 RWA 토큰을 포함하여 총 5종류의 RWA 토큰을 대상으로 하는 볼트를 구비하였습니다. 따라서 실물 자산 유동화를 원하는 주체는 Tinlake 등으로부터 토큰화한 RWA 자산을 메이커다오에 예치함으로써 $DAI를 발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 ConsolFreight: 화물 선적 서류 담보 대출
  • FortuneaFi: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실물 자산을 토큰화한 자산
  • Habor Trade Credit: 수출 대금 매출채권
  • New Silver: 주거용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담보 대출 및 모기지 담보 대출
  • 6S Capital: 상업용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담보 대출

위와 같이 실물 자산을 토큰화하여 예치를 받는 RWA 볼트는 현재 담보 대출 및 대출 채권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비유동적 자산을 가진 주체에게는 유동성을 제공해 주고, 동시에 온체인 투자자들은 특히 Tinlake의 UI를 통해 해당 볼트에 원하는 트랜치 (Senior/Junior)에 투자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즉 해당 RWA-DeFi 연계는 실물 자산의 유동화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 상품 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를 디파이 플랫폼에 구현한 것이기도 하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2.2. 은행 직통 볼트

그림 6. Huntingdon Valley Bank (출처: Philadelphia Business Journal)

22년 7월에 등장한 HVBank 볼트로, 미국 펜실베니아에 위치한 상업은행 Huntingdon Valley Bank (HVB)와 메이커다오의 합작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HVB는 유동성이 필요할 경우 제3자에게 대출을 매도하는 것이 아닌, 메이커다오에 해당 대출 자산을 예치하고 $DAI를 발행하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메이커다오는 본래 목적인 $DAI 발행량 증진 및 담보 자산의 다각화 뿐만 아니라, HVB가 지닌 실물 자산에 대한 위험 관리 및 법률적, 규제적 절차에 관한 오랜 노하우를 전수받음으로써 향후 더욱 다양한 RWA를 받아들이기 위한 평가 기준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메이커다오 거버넌스에 HVBank 볼트를 제안하고 해당 사업을 추진한 주체는 RWA Company이며, HVB와 메이커다오 거버넌스 간의 소통 및 오프체인 데이터를 메이커 커뮤니티에 전송하는 일을 담당하는 등 양자 간의 다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RWA Company의 CEO는 과거 메이커 재단의 Head of BD를 담당했던 Greg Di Prisco이며, 현재 메이커다오의 컨트리뷰터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메이커다오는 현실과 온체인 간의 직통 볼트를 개설하기 위하여 MBPTrust (MakerDAO Bank Participation Trust)라는 Delaware Statutory Trust 형태의 신탁을 출범했습니다.

MBPTrust가 메이커다오를 대표하여 HVB에 대한 채권자의 법적 주체를 담당하며, HVB와의 계약을 감독합니다. 해당 신탁은 메이커다오로부터 선출된 위원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HVB가 예치한 자산과 발행한 $DAI의 관계를 포함한 상업적 이슈를 모니터링합니다.

그림 7. HVB와 메이커다오의 관계 (출처: 메이커다오)

메이커다오는 HVB에게 22년 7월부터 2년간 총 $100m의 신용 한도 (Credit Line)을 제공하기로 하였습니다. HVB 참전 직전 메이커다오 RWA 볼트에 예치된 자산 총합이 약 $40m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HVB와의 합작이 디파이가 실제 세상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얼마나 큰 한보를 내디딘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래 데이터와 같이 22년 11월 기준, 설정된 신용 한도 $100m가 전부 사용되어 $100m의 $DAI의 발행이 이루어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단 현재 HVB 볼트는 발행한 $DAI의 Stability Fee를 온체인에서 청구하지 않고, 매출이 오프체인에서 발생 후 메이커다오의 Surplus Buffer로 편입되는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그림 8. 각 RWA 볼트 별 $DAI 발행량 및 발행 한도 (출처: Makerburn.com)

이번 합작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등재가 된다면, 디파이 프로토콜은 크립토 시장뿐만 아니라 수 천조 달러 규모에 달하는 전통 금융 시장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을 열어갈 것입니다. 오랜 노하우가 적립된 전통 은행 HVB과 함께함으로써 RWA와 디파이 프로토콜 간의 법적 문제 및 담보 자산 위험도 평가 절차 그리고 청산 관련 이슈에 관한 인프라 구축 정도가 크게 진전될 것이며, 이를 토대로 다른 디파이 프로토콜 또한 이 시장에 도전하기 용이해지면서 전통 금융과 탈중앙화 금융의 시너지는 더욱 크게 성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디파이 프로토콜의 성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전통 금융 시장 또한 자본 효율성을 위한 새로운 창구를 얻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HVB는 이번 합작으로부터 대출 자산을 유동화 시켜줄 새로운 유동성 창구를 얻은 것이며, 실제로 한 개체에게 빌려줄 수 있는 최대 대출 한도가 증가했습니다.

2.3. MIP65 볼트 (Monetalis Clydesdale)

MIP65는 위의 다른 두 종류의 볼트와는 성격을 달리합니다. 지금까지의 볼트는 실물 자산을 담보로 하여 $DAI를 발행하는 자산 유동화 역할을 했다면, MIP65는 메이커다오가 $DAI 가격 안정성을 위하여 보유해왔던 $USDC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을 그대로 두지 말고 실물 자산을 매수하는 데 사용하기 위한 볼트입니다.

매수 대상은 미국 단기 국채 (80%) 및 투자 적격 등급의 회사채 (20%)이며, 스테이블 코인을 그대로 보유하는 것보다는 유동성이 비교적 떨어질 수 있으나 $DAI의 가격 유지를 위한 담보 자산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으며 충분한 이자율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목적입니다. 애초에 써클의 $USDC의 가격 유지를 위한 담보가 위와 같은 유동성이 높은 투자 적격 등급의 채권이므로, 메이커다오가 직접 볼트를 운용하여 $DAI 안정성 유지 및 이자율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정확히는 MIP65 볼트에 메이커다오 스스로가 보유한 $USDC를 담보로 $DAI를 발행하여 스위스의 디지털 자산 은행 Sygnum을 통해 블랙락 사의 iShares ETF를 매수하는 형식입니다.

해당 볼트의 의의는 메이커다오가 현실 세계의 기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탈중앙화 프로토콜이 다량의 실물 자산을 소유하는 주체가 된다는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MIP65 볼트는 22년 11월 현재 $150m 상당의 $DAI를 발행하여 채권 매입에 나섰으며, 향후 $500m까지 증설할 예정입니다.

그림 9. MIP65 볼트의 실물 자산 매입을 위한 $DAI 발행량 (출처: Makerburn.com)

위와 같이 다양한 루트로부터 메이커다오에 실물 자산이 편입되고 있으며 현재 실물 자산과 관련된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이 메이커다오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물론 최근 지속적인 하락장으로부터 디지털 자산을 담보로 발행된 $DAI Stability Fee의 매출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을 고려해야 하나, 디파이가 현실 세계에 진출한다는 것은 기회의 땅을 좇는 것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림 10. 메이커다오 매출 구조 (출처: 듄 애널리틱스 @SebVentures / MakerDAO — Dashbord)

물론 현재 메이커다오가 기획하고 있는 엔드게임 플랜에 따르면 실물 자산은 정부의 자산 동결 및 압류에 취약하므로 프로토콜의 근간을 흔드는 치명적인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현실 세계의 규제 기관 하에 있는 금융 자산을 디파이에 온 보딩 하는데 있어서, 다양한 규제 당국과 디파이 인프라가 서로 효용과 혁신 그리고 위험과 규제 사이에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충분한 안정성 대비 비용 효율적인 접점을 찾아낼 것이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하는 제2의 디지털 금융의 혁신이 탄생하는 순간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아베: 싱가폴이 추진한 다국적 은행 간 온체인 거래

오히려 전통 기업의 디파이를 활용한 혁신을 독려하는 정부도 존재합니다. 바로 싱가폴 금융관리국 (The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MAS)이 추진한 디지털 자산과 탈중앙화 금융 기반의 금융 도매 거래 시범 사업에서 그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해당 사업에는 싱가폴에서 가장 규모가 큰 DBS 은행, 일본계 SBI 은행의 자회사 SBI Digital Asset Holdings, 그리고 JP 모건체이스이 참여했습니다. 시범 사업의 내용은 (1) JPY (일본 엔)와 SGD (싱가폴 달러) 간의 FX 거래, (2) 일본 국채싱가폴 국채의 거래를 온체인 유동성 풀에서 실행하는 것입니다.

해당 실물 자산은 모두 토큰화되어 온체인에서 실시간으로 거래되었으며, 거래는 퍼블릭 블록체인 폴리곤AAVE ARC (아베의 Permissioned Pool 포크)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AAVE ARC는 아베가 구축한 이자율 및 환율 파라메터를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SGD와 JPY의 토큰화 및 AAVE ARC에 대한 예치는 각각 JP 모건 체이스와 SBI가 담당하였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역사상 최초로 은행이 발생시킨 실물 자산을 기초로 하는 토큰의 예치 트랜잭션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polygonscan.com/token/0x5E85C16A31284cCa21d3eD0f8d86002B00D73142

이하 해당 시범 사업에 대한 싱가폴 금융관리국의 공식 발표를 발췌하여 번역한 내용입니다.

디파이를 활용하면 금융 중개인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사용하여 당사자가 서로 직접 금융 거래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번 최초 시범 사업은 토큰화된 자산을 기반으로 FX 거래가 당사자 간으로부터 직접 거래, 청산 및 결제가 실시간으로 즉시 실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으로부터 금융 거래에서 발생하는 청산 및 결제 중개자 비용, 그리고 장외 시장(OTC)에서 요구되는 거래 상대방에 관련된 비용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시범 사업일지언정, 아무리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전통 금융기관 간에 거래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금융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 Permissioned Pool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에 회의감을 표출하는 커뮤니티도 존재합니다.

물론 진정한 무허가 기반의 온체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디파이 스피릿에는 어긋나지만, 실제로 금융 당국의 규제를 받으며 타인의 자본을 수탁하는 은행이라는 주체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안전장치였을 것입니다. 최소한 그 결과 세간은 디파이 활용에 대한 비용 및 시간 효율성, 확장성 그리고 투명성에 대해 이해했을 것이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현실 세계와 디파이 양자 간에 발전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비효율성의 개선 및 비용의 절감은 언제나 환영받는 수요이며, 수요는 언제나 혁신을 만들어냅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정해진 수순을 투명하게 밟게 해주는 프로토콜은 금융 도매 거래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다양한 기존 사업체가 디파이 플랫폼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이 분야가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그림이 나오는 여지를 제공하기 충분합니다.

4. 골드핀치: 온체인 -> 현실 무담보 자금 융자

현재 디파이 프로토콜이 현실 기업에 제공하는 것은 단순 서비스뿐만이 아닙니다. 투자의 형식으로 기업에 무담보 자금 융자를 제공하여, 실제로 돈을 빌려줍니다. 그리고 해당 모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프로토콜 중 하나는 바로 골드핀치 (Goldfinch)입니다.

골드핀치는 부채 조달이 필요한 전 세계의 실물 투자처를 대상으로 하여 투자의 형태로 자금을 융자하는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그 융자를 위한 자금 및 유동성은 온체인 투자자들로부터 USDC를 통하여 모금됩니다.

그림 11. 골드핀치 Borrwer Pools (출처: 골드핀치)

위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풀이 존재하며, 각 풀마다 융자의 대상이 되는 테마 (섹터) 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투자자는 원하는 섹터를 타겟하여 USDC를 예치합니다.

그림 12. 골드핀치 Senior Pools (출처: 골드핀치)

그리고 위와 같이 여러 Borrower Pool을 아우르는 분산된 포지션의 Senior 트랜치를 점유하는 비교적 낮은 리스크와 낮은 수익률을 위한 Senior Pool 또한 존재합니다. 투자자는 자신의 위험 감내도에 맞는 트랜치를 고려하여 Senior Pool을 통하여 선순위 분산 투자를 선택하거나, Borrower Pool 중에서 직접 섹터를 타겟하며 후 순위 집중 투자를 감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 골드핀치는 다음과 같이 3분류의 참여자가 프로토콜을 구동합니다.

1. Borrower: 골드핀치의 Borrower Pool로부터 융자를 받고자 하는 고객입니다. Borrower는 Borrow Pool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사용하여 정의하는 계약 내용을 (이자율 및 상환 스케쥴 등) 따르게 됩니다.

2. Investor: Borrower에게 지급될 크립토 자본을 프로토콜에 제공하는 투자자입니다. 투자자는 크게 두 종류로 분류하여 명명합니다.

  • Backer — Borrower Pool을 직접 선택하여 투자하며, 대출에 대한 최초 손실 자본 (First-loss capital)으로서의 투자를 담당합니다. 그 대가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받습니다. 또한 Borrower에 대한 실사 및 투자 감행 여부를 결정하는 당사자입니다.
  • Liquidity Provider — Senior Pool에 투자하며, Borrower Pool에 포지션이 전체적으로 분산되어 있습니다. 회수 불능 채권에 대해 Backer 보다 선순위로 원금을 보호받는 대신 낮은 수익률이 배분됩니다. 각 Borrower Pool 별 비중은 각 풀에 예치된 Backer 자산에 따라 달라집니다.

3. Auditor: Backer에게 새로운 Borrower의 참여를 제안하기 전에 먼저 Borrower에 대한 필터링을 실행하는 주체입니다. Auditor의 선발은 골드핀치의 거버넌스 토큰인 $GFI 스테이크 홀더 중 KYC 인증을 마친 9명의 무작위 선택으로 이루어지며, 사기 행위를 통한 차입을 막기 위하여 손수 직접 올바르게 검토할 수 있도록 보상을 주거나 잘못된 검토 시 슬래싱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Borrower 필터링이 이루어집니다.

그림 13. 골드핀치 참여자 관계도 (출처: 골드핀치 독스)

Auditor의 필터링 후, 실질적으로 Borrower에 대한 실사 (Due deligence) 및 대출 여부 결정은 최초 손실 자본을 제공하는 Backer 단에서 이루어집니다. 필요시에는 Backer 사이에서 서로 신용 평가사/분석가 역할을 부여하기도 하며, 실물 자산을 담보로 잡는 결정을 하여 채무 불이행 시 담보 자산을 청산하는 계약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후 실사가 완료되고 융자가 결정되면, 해당 풀의 USDC가 명목 화폐로 전환되어 부채 조달처에 제공됩니다.

이와 같이 골드핀치는 전통 금융권의 은행과도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함과 동시에, 디파이 프로토콜로서 각 참여자가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탈중앙적 의사 결정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구축이라는 미션까지 달성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작은 기업들은 채권의 기관 수요 부족, 복잡한 절차 및 높은 발행 비용 (Floating Cost) 때문에 자본 시장을 경유하는 직접 금융을 활용하기 위한 진입 장벽이 매우 높습니다. 혹은 자본 시장 자체가 발달하지 못한 이머징 마켓은 그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이 유일한 부채조달의 수단이나, 위와 같이 크립토 시장을 경유하여 기관뿐이 아닌 누구나 투자에 참여할 수 있으며, 자금을 필요로 하는 전 세계의 주체가 접근 가능한 자금의 풀이 다양하게 만들어진다면 더욱 효율적인 자본 시장이 구축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디파이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부대 비용은 발행 비용을 십분 낮출 수 있으므로, 차입자와 투자자 사이에 가장 효율적인 자본 거래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5. DAO 트레져리: 온체인이 RWA를 도입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

디파이 프로토콜이 실물 기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온체인과 실물 시장 사이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역으로 온체인 세상에 존재하는 DAO가 실물 시장의 혜택을 받는 방향에 관하여 고찰해 볼 수 있습니다.

DAO는 기본적으로 트레져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트레져리는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확장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거나 발생한 매출을 보관하는 DAO의 금고와도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트레져리는 안전해야 하며 동시에 효율적으로 운용되어야 합니다.

오늘날의 DAO는 $ETH, 스테이블 코인, DAO 네이티브 토큰 등 디지털 자산으로 트레져리를 구성하고 있으며 높은 비 체계적 위험을 떠안고 있는 동시에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 등 자산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RWA의 토큰화 기술이 널리 도입되면 DAO의 트레져리를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하고 유동성이 높으며 이자를 발생시키는 실물 자산으로 자산을 배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트레져리라는 중요한 자본을 보다 낮은 위험과 함께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막대한 RWA 수요를 창출하는 그림까지 점쳐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온체인에 실물 자산이 다양한 방법으로 온 보딩 되어갈 것이고, 향후 디파이는 금융 시장에 중역을 맡을 하나의 산업 군으로 당당하게 자리 잡아 나갈 것입니다.

6. 끝으로

지금까지 실물 자산, 실물 기업 그리고 디파이 프로토콜 간의 연계에 대한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았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트렌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며, 몇 년에 걸쳐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인프라가 구축이 되어온 산업입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 과거에 비해 한층 굳건해진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연계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더욱 다양한 시도가 폭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습니다. 분명 향후 디파이와 실물 시장 사이에서 발견되는 헛점이 원인이 되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수많은 규제 당국과의 힘 싸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디파이와 실물 시장 사이에는 양자 간의 무궁무진한 시너지가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기에, 우린 답을 찾을 것입니다.

늘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