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Commentary | 11. 29.
국내 가상자산 시장 현황, 솔라나의 성장 부진과 베이스 생태계 호황
Market Commentary는 한 주간 있었던 주요 소식들을 되짚어보고 향후 주목할 포인트에 대한 디스프레드 리서치의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11월 29일 Market Commentary에서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현황 그리고 솔라나의 성장 부진과 베이스 생태계 호황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1. 트럼프 내각 기대감에 움직이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Feat. 막강한 업비트의 영향력)
2024년 11월 20일부터 26일까지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에서 거래대금 기준 상위 10개의 가상자산을 분석한 결과, 리플($XRP)이 약 $16.44B의 거래대금으로 1위를 차지하였으며, 그 뒤로는 도지코인($DOGE), 스텔라루멘($XLM), 비트코인($BTC), 그리고 $USDT가 각각 2위부터 5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거래대금 기준 상위 5개의 가상자산 중 스텔라루멘은 나머지 자산들과 비교하여 낮은 시가총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동안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위라는 높은 순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최근 국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금융 기관 간의 전자 데이터 교환을 위한 글로벌 표준인 ISO 20022를 준수하는 가상자산(리플, 스텔라루멘 등)이 트럼프 당선 이후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리플과 스텔라루멘의 가격 역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하여 해당 기간 동안 각각 최대 34.1%와 116.7% 상승하였으며, 특히 스텔라루멘의 경우 글로벌 현물 거래대금에서 국내 거래소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25.17%에 달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막강한 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트럼프 측에서 ISO 20022와 관련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는 점, ISO 20022의 효과적인 활용이 기대되는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트럼프가 강력히 반대한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였을 때 현재 ISO 20022 관련 자산의 가격 상승이 지속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 표는 2024년 11월 6일부터 26일까지 국내 거래소에서 주간 거래대금 기준 상위 5위의 변동을 보여줍니다. 지난 마켓 코멘터리에서 살펴보았듯, 트럼프 당선 이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가상자산은 도지코인($DOGE)이었습니다. 도지코인은 첫 번째 주(11월 6일부터 12일)와 두 번째 주(11월 13일부터 19일)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였으며, 세 번째 주(11월 20일부터 26일)에는 가격이 횡보하며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트럼프가 친 가상자산 입장을 유지하고 일론 머스크가 지속적으로 트럼프 내각에서 주요 인물로 활약하는 한, 도지코인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3주 동안 도지코인, 비트코인, USDT가 꾸준히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첫 번째 주에서 드리프트($DRIFT), 두 번째 주에서는 페페($PEPE)의 상위 5위에 진입하면서 업비트의 원화 마켓 상장이 가지는 영향력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두 가상자산은 각각 11월 8일과 11월 14일에 업비트 원화 마켓에 상장하였으며, 상장 주간에 드리프트는 $3.6B의 거래대금을, 페페는 $3.1B의 거래대금을 기록하였습니다. 그동안 마켓 코멘터리에서 강조하였듯,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업비트가 가지는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상승장이 지속될수록 업비트와 국내 타 거래소와의 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1.1. DeSpread Comments
미 대선 이후 바이낸스와 한국 5대 거래소의 총 거래대금의 비율은 8:2 수준에서 7:3 수준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1월 24일에는 최대 34%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한국 시장에서 가상자산 거래가 점점 활발해지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되었다는 의견이 종종 들리기도 하지만, 한국 거래대금 점유율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아직 시장 과열 상태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불었던 2024년 초와 비교해 보면, 한국 시장 점유율(vs. 바이낸스)은 2024년 1월 최대 약 66%, 2월 최대 약 58%를 기록하여 최근의 시장 흐름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과도한 상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거래 종목에 있어서는 한국 시장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11월 28일 기준 일주일 간의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BTC, $ETH, $SOL, $BNB 등 대체로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하는 메이저 종목들이 포진한 반면, 한국 시장에서는 $XRP, $DOGE, $XLM 등의 알트코인들이 $BTC, $ETH 등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하는 종목들보다 거래대금 상위에 위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샌드박스($SAND), 이더리움클래식($ETC)은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21위, 26위의 거래대금 순위를 보였으나, 한국 시장에서는 두 종목 모두 상위 10위 안에 랭크한 것,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에 비해 리플($XRP), 도지($DOGE), 스텔라루멘($XLM)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보아 한국 가상 자산 시장만의 독특한 거래 양상이 존재함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나 중앙 거래소를 중심으로 투자 활동을 전개하는 투자자들에게 존재하는 독특한 내러티브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투자 활동 전개 시 글로벌 트렌드를 섣불리 한국 시장에 적용하는 방식은 저조한 성과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2. 솔라나의 부진과 베이스의 호황
지난 10월 25일 자 마켓 코멘터리에서 다룬 $GOAT의 등장 이후로 우후죽순 등장한 AI 에이전트 토큰들, 그리고 Pump.fun 필두로 몇 주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던 솔라나의 온체인 지표는 최근 며칠간 정체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크게 다음의 두 가지 이유를 지목할 수 있습니다.
1. ai16z의 발 AI 에이전트 프로젝트의 성장 부진
ai16z는 트레저다오(TreasureDAO) 생태계 기반의 게임 스몰월드(Smolworld)를 개발하던 개발자 쇼(Shaw)를 주축으로 구축되고 있는 프로젝트로, AI 에이전트가 초기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자산을 집행하는 벤처 캐피털을 만들고자 합니다.
펀드 모금 플랫폼 Daos.fun을 통해 출시된 ai16z의 펀드 지분을 보증하는 토큰 $ai16z는 10월 27일 a16z의 CEO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의 “도전이 시작되었군(Gauntlet Thrown)”이라는 트윗 이후 단숨에 시가총액 $100M에 도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토큰 발행이 추가로 가능한 Daos.fun의 컨트렉트 형식으로 인해 개발자가 마음대로 토큰을 추가 발행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며 반나절만에 시가총액은 $50M으로 감소하였습니다.
이후 ai16z 팀은 팀이 직접 토큰을 추가 발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고, 쇼는 신뢰 회복을 위해 디스코드에서 라이브로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코딩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ai16z는 다시금 커뮤니티의 신뢰를 쌓으며 $ai16z의 가격은 약 20일간 꾸준히 상승해 11월 18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500M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같은 시기, ai16z 커뮤니티는 ai16z의 로고에 담긴 캐릭터 엘리자(Eliza)의 AI 에이전트를 생성했는데, 해당 에이전트의 지분을 나타내는 토큰 $eliza 또한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50M 상당의 시가총액을 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ai16z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정점에 달했던 11월 18일, 쇼는 갑작스럽게 새로운 엘리자의 AI 에이전트를 공개하며, 새로운 엘리자의 지분을 나타내는 토큰 $ELIZA를 출시했습니다. 이로 인해 기존의 $eliza 토큰 가격은 1시간 동안 약 71% 하락했으며, ai16z의 또 다른 개발자 로건(Logan)의 지갑에서 쇼의 발표 이전에 $eliza를 매도하고 새롭게 발행된 $ELIZA를 초기에 매수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슈로 ai16z 팀은 지금껏 자신들을 응원해 주던 커뮤니티의 원성을 샀으며, $ai16z 토큰의 가격 또한 2일에 걸쳐 80%가량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후 ai16z 팀은 로건을 팀에서 제외시키고 앞으로 개발에만 집중하겠다고 발표하며, 이에 따라 $ai16z의 가격은 일정 부분 회복했으나, 작성일인 11월 28일 기준, 최대 시가총액이었던 $500M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210M에 그치고 있습니다. 솔라나 네트워크에서 가장 주목받던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ai16z의 위와 같은 행보로 인해 ai16z와 협업을 진행했거나 쇼가 관여한 모든 AI 에이전트 프로젝트들의 가격은 약세를 보였으며, 개발팀이 존재하는 AI 에이전트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2. Pump.fun 스트리밍 서비스 무기한 중단
펌프닷펀(Pump.fun)은 솔라나 네트워크의 밈코인 발행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에서는 토큰 발행자가 임의로 물량을 분배하거나 프리세일을 진행할 수 없으며, 본딩 커브(Bonding Curve) 메커니즘을 통해 수요에 따른 토큰 가격이 책정됩니다. 시가총액이 $69K에 도달하면 본딩 커브를 통해 모인 $SOL의 일부를 활용하여 레이디움(Raydium)에 해당 밈코인의 유동성 풀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매일 5만 개 이상의 밈코인이 펌프닷펀을 통해 출시되고 있으며, AI 에이전트 밈코인의 시초인 $GOAT, 틱톡 밈코인의 시초인 $CHILLGUY와 같은 시가총액 $500M 이상의 밈코인들도 해당 플랫폼을 통해 탄생했습니다. 11월에는 솔라나에서 발생한 전체 거래의 62%를 차지할 정도로 펌프닷펀은 솔라나 네트워크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플랫폼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도입된 토큰 발행자 라이브 스트림 기능이 밈코인 강세장과 맞물리며, 일부 발행자들이 토큰 가격 부양을 위해 음란 행위나 동물 학대, 자해 등 비윤리적 행위를 스트리밍하는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해 가이드라인 및 제제 없는 펌프닷펀의 플랫폼 운영 방식에 대한 커뮤니티의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하자, 결국 11월 25일 펌프닷펀은 부적절한 콘텐츠 및 스트림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공지와 함께 스트림 기능을 무기한 중단하였습니다.
바이낸스의 전 CEO 창펑 자오(CZ) 또한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밈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밈은 조금 이상해지고 있다. 블록체인을 사용한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보자"라는 트윗을 남기는 등, 펌프닷펀 기반의 과열된 밈코인 시장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유저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솔라나 생태계의 이러한 정체는 베이스(Base) 생태계의 수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아르테미스(Artemis)에 따르면, 베이스 네트워크의 7일간 자산 순 유입량이 $225M에 달해 솔라나 네트워크 순 유입량의 3배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1월 1일 자 마켓 코멘터리에서 다룬 버츄얼 프로토콜(Virtual Protocol) $VIRTUAL 토큰과 버츄얼 프로토콜 기반 AI 에이전트로 X상에서 알파 정보를 트윗하는 aiXBT, 그리고 밈코인을 발행하는 AI 에이전트 클랭커(Clanker)의 $CLANKER가 베이스 순 유입 추세의 수혜를 받아 큰 폭의 가격 상승을 보였습니다. 특히 $CLANKER는 11월 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간 최대 15배 이상 상승하여 시가총액 $140M에 도달하는 등, 베이스 생태계의 토큰들 중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2.1. DeSpread’s Comments
최근 솔라나 생태계에서 베이스 생태계로의 유동성 순환이 발생하고 있으나,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가장 주목받는 생태계는 솔라나와 베이스 생태계일 것임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견의 근거로 위 생태계의 대표 DEX들의 온체인 지표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멀티체인 덱스를 운영하는 프로토콜을 제외하면 솔라나의 레이디움(Raydium)과 베이스의 에어로드롬(Aerodrome)이 TVL 기준 DEX 상위 랭킹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사수하고 있으며, 단일 생태계에서 구동하는 프로토콜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2.35B, $1.57B의 높은 TVL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랜잭션 수수료 측면에서 레이디움은 대표적인 DEX 프로토콜인 유니스왑(Uniswap)보다도 높은 수수료 매출을 기록(각각 7일간 유니스왑 $33.38M vs. 레이디움 $56.61M)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솔라나 생태계가 이더리움 생태계보다도 훨씬 높은 온체인 활성도를 기록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솔라나와 베이스의 이러한 부상에는 높은 확장성과 토큰 발행 플랫폼의 존재(솔라나의 pump.fun, 베이스의 clanker와 virtual), 그리고 단단한 커뮤니티가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플레이북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굉장히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작업이기 때문에, 다른 생태계에서 쉽사리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두 생태계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 전망하며, 두 생태계가 보여준 플레이북을 실현시킬 수 있는 레이어들에게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열려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