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스테이블코인은 낮은 변동성과 높은 범용성으로 P2P 송금, 거래소, 디파이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요성에서 더 나아가 기존의 은행, 증권, 결제, 국제 송금, 무역 등 전통 금융 시장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 국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정의를 명확하게 하고, 책임 및 관리, 감독 주체를 정하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2023년 싱가포르 중앙은행이 발표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시작으로, 2024년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들이 출시 및 운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EU(MiCA): MiCA(The European Union's Markets in Crypto Assets regulation)는 2022년 3월 EU에서 발표하였고, 2023년 4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통과되어 2024년 12월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추가적으로, EU는 MiCA를 보완하여 여러 법정화폐 또는 자산을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기술 표준 초안을 발표하였고, 이 관련 규정은 2024년 여름부터 발효될 예정입니다.
- 홍콩: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이 2024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스테이블코인 샌드박스도 운영 준비 중입니다.
- 미국: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하원 민주당에게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하였고, 미국 하원의원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는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가 매우 가까워졌다."라고 발언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 영국: 빔 아폴라미(Bim Afolami) 영국 재무부 장관은 2024년 2월 코인베이스가 주최한 행사에서 "6개월 내에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언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2024년에 관련 법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양한 국가의 법정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은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외환 시장처럼 여러 국가의 법정화폐 스테이블코인을 교환하는 온체인 외환 시장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현황과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의 특징, 현재 진행 중인 규제들을 알아볼 것이며, 더 나아가 2편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준비 중인 국가들의 현황과 새로 나오는 다양한 스테이블코인들의 특징을 알아볼 것입니다.
2. 스테이블코인 시장 현황
- 스테이블코인 시장 동향: 더블록 데이터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총공급량은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2년 3월 30일에 최대치인 1,804억 달러를 달성하였습니다. 이후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로 인해 공급량이 감소하다가 2023년 9월 이후에는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3월 12일 기준으로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의 규모는 약 1,536억 달러(약 200조 원)에 달합니다.
-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USDT의 공급량이 1,081억 3천만 달러로 전체의 70.5%, USDC의 공급량이 313억 8천만 달러로 20.5%를 차지하고 있어 두 스테이블코인의 공급량이 전체의 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총공급량은 약 1,530억 달러입니다.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총공급량은 약 6억 달러로,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비중은 99%에 달합니다.
3. 대표 프로젝트 현황
3.1. USDT
- 발행사: Tether Limited
- 보증 방식: 법정화폐와 1:1로 페깅되며, Tether의 준비금으로 100% 보증
- 담보자산 구성 (2023년 12월 31일 기준):
- 현금 및 현금성 자산: 84.58%
- 미국 재무부 채권: 76.87%
- 익일 역환매부건부매매계약: 11.4%
- 기관 역환매부건부매매계약: 0.99%
- 머니마켓펀드: 10.16%
- 현금 및 은행 예금: 0.48%
- 미국 외 국채: 0.08%
- 회사채: 0.05%
- 귀금속: 3.62%
- 비트코인: 2.91%
- 기타 투자: 3.89%
- 담보대출: 4.95%
- 현금 및 현금성 자산: 84.58%
- 증명 방식: 회계법인을 통한 감사보고서 (현재 2022년 2분기부터 BDO Italia에서 분기별 감사)
- 수수료 및 입출금 정책
- 최소 입출금 금액: 100,000 USD
- 법정화폐 입금 수수료: 0.1%
- 법정화폐 출금 수수료: $1,000 또는 0.1%
- 발행 자격: 인증된 회원
3.1.1. 현황 업데이트
- 수익 현황
- 글로벌 감사기관 BDO의 2023년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Tether사의 순이익은 약 29억 달러(약 3조 8,600억 원)이며, 순영업이익은 약 10억 달러(약 1조 3,300억 원)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수익원은 미국 국채 보유에 따른 이자 수익이었으며, 이외에도 보유한 비트코인과 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도 있었습니다. 같은 기간 Bank of America의 순이익이 31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Tether사의 수익 규모가 결코 작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신뢰성 이슈
- 과거 Tether사는 2017년부터 회계 감사에 대한 요구가 있었지만 이를 거부하였고, 실물 달러 예치 없이 허위로 USDT를 발급하여 비트코인 가격을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로부터 소환장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2018년 6월과 11월에 법무법인과 은행 잔고 확인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산을 증명하였지만, 정식 회계 감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신뢰 회복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 정식 감사 이행
- 그로부터 약 3년 6개월 후인 2021년 3월부터 Tether사는 회계법인을 통해 분기별 보고서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의 불안감이 다소 해소되었습니다. 하지만 경쟁사인 USDC 발행사 Circle이 매달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과 달리 분기별 보고라는 점에서 규제 리스크가 있습니다. EU의 MiCA와 뉴욕감독청에서는 매월 자산 현황을 의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USDT 발행 블록체인 현황
- USDT는 주로 중앙화 거래소에서 거래 페어로 활용되며, 전송 수수료가 저렴한 트론(Tron) 블록체인에서 중앙화된 거래소 간 USDT 전송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그 결과, 트론 블록체인에서의 USDT 발행량이 빠르게 증가하여 기존 최다 발행 플랫폼이었던 이더리움의 발행량을 넘어섰습니다. 현재 트론 블록체인에서 약 50%의 USDT가 발행되어 있는 반면, 이더리움에서는 약 44.79%가 발행되어 있습니다.
3.2. USDC
- 발행사: Circle
- 보증 방식: 법정화폐와 1:1로 페깅되며, Circle의 준비금으로 100% 보증
- 담보자산 구성 (2024년 3월 7일 기준): 현금 12.28%, Circle Reserve Fund 87.72%
- Circle Reserve Fund(Ticker : USDXX)는 The Bank of New York Mellon에 보관되어 BlackRock이 관리하고 있으며, 2024년 3월 11일 현재 U.S Treasury Repurchase Agreement(미국 국채 환매 계약) 58.01%, U.S Treasury Debt (미국 국채) 41.99%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증명 방식: 매월 4대 회계법인을 통해 감사 보고서를 제공 (현재는 Deloitte사 이용)
- 매달 발행된다는 점과 유명 회계 법인에서 진행한다는 점, 자금의 수탁 및 관리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USDT보다 높은 신뢰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
- 수수료 정책: 무료
- 발행 자격: 인증된 회원
3.2.1. 현황 업데이트
- 수익 현황
- Circle사의 2023년 상반기 수익은 약 7억 7,900만 달러입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 중이며, 보수적인 자금 운용으로 인해 USDT 대비 수익 규모가 작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자금 운영과 규제 준수 노력으로 기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 디페깅 사태
- 2023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 Circle의 준비금 400억 달러 중 33억 달러(약 8~9%)가 SVB에 예치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USDC 가격이 0.86달러까지 하락하는 디페깅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미국 정부의 전액 보증 조치로 준비금 손실 없이 사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 발행 현황
- USDC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의 발행량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USDT와 달리 현재 트론 블록체인에서는 발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Circle은 2024년 2월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에 따라 트론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2025년 2월까지 고객의 트론 기반 USDC를 다른 체인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 USDC는 중앙화 거래소보다 디파이 생태계에서 더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솔라나의 디파이 성장에 따라 솔라나 체인에서의 USDC 발행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3.3. DAI
- 발행사: MakerDAO
- 보증 방식: Maker Vault를 이용하여 담보를 맡기고 DAI를 발행
- LTV는 변동성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과담보 방식
- 담보자산 구성: 암호화폐, RWA 등
- 스파크 디앱 예치 담보: $1.19B (약 26%)
- USDC: $757M (약 16.55%)
- ETH: $676M (약 14.77%)
- WSTETH: $515M (약 11.25%)
- RWA007(실물연계자산): $446M (약 9.75%)
- 기타: $0.99B (약 21.64%)
- 증명 방식: 온체인 데이터
- 수수료 정책: 볼트 유동성 변화에 따라 상이
- 발행 자격: 누구나
3.3.1. 현황 업데이트
- 수익 현황
- 메이커다오의 2023년 매출은 7,550만 달러이며, 순수익은 2,170만 달러로, 2022년 대비 15.6% 증가하였으며, RWA의 자산 비중이 281.5% 증가하며 담보 비중이 변화
- 발행 현황
- DAI는 다양한 블록체인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발행량의 90%가 이더리움 체인에 집중되어 있어 USDC보다 높은 이더리움 집중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DAI를 생성할 수 있는 주요 디앱인 Spark가 현재 이더리움과 Gnosis 체인만 지원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 특징
-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인 USDT와 USDC는 법정화폐와 1:1 페깅되어 있으며, 정기적인 회계 감사 보고서를 통해 담보 자산을 증명하는 반면,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인 DAI는 온체인에서 담보 자산이 투명하게 공개되며, 누구나 발행이 가능한 장점이 존재합니다.
- 하지만 과담보로 인한 비효율성, 담보 자산 가치 변동에 따른 관리 어려움, 유동적 수수료 등의 단점이 존재합니다.
4. 스테이블코인 실패 사례
기존 스테이블코인은 DAI 등 과담보 모델의 자본 효율성 문제와 확장성 부족으로 대중화가 어려웠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대부분 모호한 규제와 구조적 한계에 가로막혀 실패했습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Basis, Terra, Diem(전 Libra)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Basis는 1억 3천만 달러 투자를 받았으나 규제 이슈로 중단되었고, Terra는 디페깅 공격으로 약 59조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페이스북 주도 Diem 프로젝트 역시 규제 반발로 무기한 연기 후 종료되었습니다.
이러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실패 사례는 글로벌 기업의 통화 정책 영향력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Terra 사태 등으로 인한 대규모 피해로 각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이드라인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더불어,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적 해결과 더불어 명확한 규제 기준 마련이 필수적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주요 실패 사례에 대한 설명입니다.
- Basis
- Basis는 자본 효율성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로, 2018년 Andreessen Horowitz, Polychain Capital, Meta Stable 등 대형 투자사로부터 1억 3천3백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 하지만 토큰이 미국 증권 규정에 적용될 수 있다는 법적 판단에 따라 검열 저항성을 잃고 유동성도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고, 이 주장은 Basis의 비전과 동떨어진다고 판단, 결국 자본금을 반환하며 프로젝트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 Terra
- Terra 프로젝트 역시 자본 효율성 문제 해결을 내세운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었습니다. LUNA와 UST의 이중 토큰 구조를 통해 LUNA와 연계하여 UST 가격을 달러에 페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2022년 5월 대규모 디페깅 공격으로 UST가 디페깅되었고, 설계와 달리 LUNA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무너졌습니다. 이로 인한 Terra의 피해 규모는 약 59조 원으로 추정되는 등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 Diem(전 Libra)
- Diem(전 Libra) 프로젝트는 2019년 페이스북 주도로 출범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였습니다. 달러, 유로화 등 복수 통화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여 대중화를 꾀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프로젝트에는 페이스북 외에도 마스터카드, 비자, 우버 등 28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100개 업체로 확대할 계획이었습니다.
- 페이스북의 20억 사용자를 기반으로 계좌 미보유자에게도 간편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EU와 G7 국가 등에서 강력한 규제 반발에 부딪혀 무기한 연기되었고, 파트너사들도 하나둘 탈퇴했습니다. 이후 Diem으로 프로젝트 명칭을 변경하고 규모를 축소하여 달러 페깅 스테이블코인 발행으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끝내 모호한 규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책임자가 사퇴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5. 국가별 스테이블코인 정의 및 규제 현황
5.1. 싱가포르(MAS)
- 스테이블코인 정의
- 하나 이상의 지정된 법정화폐 가치에 고정된 디지털 결제 토큰
- 적용 대상
- 싱가포르에서 발행되는 싱가포르 달러 또는 G10 통화 페깅 단일 통화 스테이블코인(SCS)
- 주요 요구사항
- 가치 안정성: 준비자산 구성/평가/보관/감사 요건 충족
- 자본요건: 최소 기본자본 및 유동자산 유지
- 액면가 환매: 요청 후 5 영업일 이내 액면가 반환
- 공개의무: 가치안정화 메커니즘, 보유자 권리, 감사결과 등 정보 공개
- 'MAS 규제 스테이블코인' 인증
- 상기 요건 충족 시 MAS에 공인 스테이블코인 인증 신청 가능
- 인증된 경우에만 'MAS 규제 스테이블코인'이라 명시 허용
5.2. 유럽(MiCA)
- 스테이블코인 정의
- 유럽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보증 방식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 전자화폐토큰(E-money token)
- 법정화폐와 1:1로 교환되어 발행
- 보유자에게 상환권 부여
- 자산준거토큰(Asset-referenced token)
- 법정화폐, 상품, 암호자산, 자산바스켓 등을 기반으로 가치 안정화
- 다양한 자산이 담보로 구성
- 유틸리티토큰(Utility token)
- 스테이블코인으로 간주하지 않음
- 전자화폐토큰(E-money token)
- 유럽은 전자화폐토큰과 자산준거토큰만을 스테이블코인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발행 목적과 안정화 자산에 따라 규제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 유럽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보증 방식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 스테이블코인 규제 종류
- ‘전자화폐토큰’과 ‘자산준거토큰’은 각각 발행자와 주요 의무에 있어서 규제의 차이가 있습니다.
- 전자화폐토큰 발행 및 운영 규제
- 발행자 자격
- 은행 및 전자화폐기관으로 발행자가 제한됨
- 전자화폐기관 운영을 위해 관련 지침(Directive 2009/110/EC, 전자화폐 기관 사업의 인수, 추구 및 건전성 감독)에 따른 인가 필요
- 주요 의무사항
- 최저 자기 자본 규제 등 전자화폐기관 운영 요건 준수
- 토큰 보유자 상환권 보장
- 언제든지 명목화폐 액면가로 상환 청구 가능해야 함
- 상환 수수료는 발행 실제 비용 수준에서 허용
- 이자 지급 금지
- 토큰 보유기간에 대한 이자 지급 불가
- 안전한 자금 관리
- 수취자금은 동일 통화 자산에 투자하여 이종통화 리스크 방지
- 커스터디 서비스로 자금 안전하게 관리
- 시사점
- 엄격한 자격 요건과 의무 규정으로 전자화폐토큰 발행 및 운영의 건전성 도모
- 다만 은행 등 전통 금융회사 중심의 발행 체계로 혁신성에 한계 지적 존재
- 발행자 자격
- 자산준거토큰 발행 및 운영 규제
- 발행 승인 및 거부 규정
- 자산준거토큰 발행을 위해서는 EU 관계 당국의 사전 승인이 필수적임
- 발행 예정 사업모델이 금융안정, 통화정책, 통화주권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경우 당국은 승인을 거부할 수 있음
- 승인/거부 전 유럽은행감독청, 유럽증권시장감독청, 유럽중앙은행 등과 협의 필요
- 투자자 보호 규정
- 발행자는 보유자에게 명확하고 공정하며 오해 소지 없는 정보를 제공해야 함
- 백서에는 가치안정화 메커니즘, 준비자산 정책, 보유자 권리 등의 정보가 포함되어야 함
- 이해상충 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공시해야 함
- 유통량, 준비자산 가치/구성을 최소 매월 공개해야 함
- 중대한 사건 발생 시 이를 공시해야 함
- 보유자에게 상환권을 제공해야 하며, 미제공 시 이를 백서에 명시해야 함
- 준비자산 관리 및 운영 규정
- 발행자는 준비자산을 구성하여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보수적으로 관리해야 함
- 준비자산 정책(구성, 배분, 리스크 평가, 생성/폐기 절차 등)을 마련해야 함
- 준비자산 보호를 위한 적절한 커스터디 정책을 수립해야 함
- 발행자 자산과 완전 분리, 담보 제공 금지, 발행자의 신속 접근성 보장 등
- 준비자산은 신용기관, 전문 투자회사, 인가 암호자산사업자에 의해 보관되어야 함
- 보관 기관에 준비자산 손실 책임 부과
- 토큰 보유 기간에 대한 이자 지급은 금지되어야 함
- 발행 승인 및 거부 규정
- 스테이블코인 활용 가능성
- MiCA 규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정의와 발행 요건이 명확해짐에 따라, 유럽 내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활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 특히 규제 기반이 마련되면서 갤럭시디지털, DWS, 플로우트레이더스 등 주요 기업들이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서고 있으며, 스페인 모네이 등 핀테크 기업들도 은행 감독 하에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유로화의 외환시장 비중이 높은 만큼, MiCA 규제를 기반으로 향후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더욱 다양하고 활발한 시도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명확한 규제 기반 마련으로 스테이블코인 활용 가능성이 한층 더 증대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5.3. 일본(PSA)
일본은 2022년 6월 자금의 송금 및 결제와 관련한 규율을 담당하는 PSA(Payment Services Act)의 3차 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정의 및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 스테이블코인 정의
- 일본금융청에서 정의하는 스테이블코인은 1차적으로 가치 유지 방법에 따라 법정화폐와 1:1로 페깅되는 ‘디지털 화폐형’과 암호자산에 페깅되는 ‘암호자산형’으로 구분합니다. 암호자산형의 경우 PSA에 따라 암호자산과 유가증권으로 구분됩니다.
- 디지털 화폐형 스테이블코인 규제
- 전자결제수단으로 3가지 특성 충족 필요
- 불특정인에게 물품/서비스 대가로 지급 가능
- 전자결제시스템을 통해 이전 가능
- 불특정인과 상호교환 가능한 재산적 가치
- 전자결제수단 4가지 유형
- 물품/서비스 대가, 불특정 다수 매매 가능한 재산적 가치
- 1호와 상호교환 가능한 재산적 가치
- 특정금전신탁수익권
- 금융청 별도 지정
- 은행 등이 1호, 디지털화폐 발행 시 3호 전자결제수단 해당
- 암호화폐형은 4호로 분류 가능성
- 전자결제수단으로 3가지 특성 충족 필요
제1호, 제2호 전자결제수단은 발행자가 기본적으로 은행업 또는 자금이체업의 라이선스가 필요하여 접근하기 힘들지만, 제3호 전자결제수단의 경우 신탁회사가 신탁업과 특정금전신탁업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되기 때문에 진입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이번 PSA 개정에서 전자결제수단 중개자 규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개자는 거래업과 취급업 라이선스로 나눠집니다.
- 전자결제수단 거래업: 다음 행위를 수행하는 경우 거래업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합니다.
- 전자결제수단 매매 또는 교환
- 전자결제수단 중개
- 타인을 위해 전자결제수단 관리
- 자금이체 업자를 대신하여 사용자로부터 수령한 자금 관리
- 거래업 라이선스를 획득할 시, 일본 내에서 발행되는 전자결제수단 이외에도 외국에서 발행되는 전자결제수단도 취급 가능합니다. 다만, 이때 취급할 수 있는 외국 발행 전자결제수단은 다음의 조건을 반드시 만족해야 합니다.
- 외국 법령에서 PSA 또는 은행법에 준하는 법률에 따라 적격 라이선스를 획득한 기업에서 발행되었을 것
- 상환에 필요한 자산에 대해 철저한 회계감사를 받은 업체일 것
- 발행한 전자결제수단이 범죄행위에 연루되었던 경우, 해당 업체가 거래 정지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을 것
- 전자결제수단 취급업: 전자결제수단 취급업 라이선스는 은행이 발행한 전자결제수단을 중개하기 위해 취득해야 하는 라이선스로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은행의 위탁을 받아 은행을 대리하여 은행에 예금계좌를 개설한 예금주
- 전자정보처리시스템을 이용하여 계좌와 관련된 자금 및 외환 거래를 통해 수령한 자금 관리하는 자
정리하자면, 중개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1) 전자결제수단 발행자가 은행일 경우에 전자결제수단 취급업 라이선스를, 2) 발행자가 자금이체업자 혹은 신탁회사일 경우 거래업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으로 두 라이선스 간 혼용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령 은행과 자금이체 업자가 발행한 전자결제수단 모두를 중개하기 위해서는 두 라이선스를 전부 취득해야 합니다.
- 스테이블코인 활용 가능성
- 일본은 2022년 PSA 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이에 발맞춰 디커렛, ENF, 재스미(Jasmy), GMO 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 단순 발행에 그치지 않고 실제 활용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MUFG는 긴코 등과 협력하여 기업 전용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무역금융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며, JPYC, 프로그맷과 함께 신탁형 JPYC 발행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 특히 MUFG는 2024년 6월 스테이블코인 중개업 라이선스 획득 이후 본격적인 스테이블코인 실사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 규제 기반이 마련되면서 일본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활용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4년은 일본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있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5.4. 뉴욕감독청 (NYDFS)
뉴욕주는 미국 최초로 2022년 6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지침이 포함된 ‘가상자산 지침(Virtual Currency Guidance)’를 발표했습니다.
- 스테이블코인 지침
- 스테이블코인의 상환성: 스테이블코인은 매 영업일이 끝나는 시점을 기준으로 시장에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와 동일한 규모의 자산이 준비금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은 발행사의 소유 자산과 분리되어야 하며, 미국 주 혹은 미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공인한 예금기관(depository institutions) 혹은 DFS가 사전에 서면으로 승인한 수탁기관에 예치되어야 합니다.
-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준비금은 다음과 같은 자산으로만 구성되어야 합니다.
- 발행 기관이 취득한 만기 3개월 이하의 미 단기 재무부국채(U.S. Treasury bills)
- 미 단기 재무부국채(U.S. Treasury bills), 중기 재무부국채(U.S. Treasury notes), 또는 특정 장기 재무부국채(Treasury bond)에 의해 담보되는 역 RP(reverse repurchase agreements). 초과 담보와 관련하여 DFS가 승인한 요건 적용.
- 역 RP는 예외 없이 발행 기관이 신용을 신뢰할 수 있는 거래 상대와의 3자 약정, 또는 양자 약정이어야 하며, 해당 거래 상대의 신원과 신용 평가 정보는 발행 기관이 해당 거래 상대와 약정을 체결하는 날로부터 최소 14일 전에 DFS 측에 제출해야 합니다.
- 국공채 MMF(Government money-market funds)
- 미국 정부의 직접 의무에 대한 최소 비율 할당 및 이러한 의무에 대한 역상환약정 등 단기금융시장펀드에 예치할 준비금 자산 비율에 대한 DFS 승인 한도 및 해당 펀드에 대한 DFS 승인 제한 사항이 적용됩니다.
- 지정된 예탁 기관에 예치할 자산에 대한 준비금 비율 또는 절대 가치 상한선 및/또는 특정 예금 기관의 위험 특성에 관한 DFS의 결론에 근거한 한계 등 DFS가 승인한 제한 사항의 적용을 받는 주 또는 연방 공인한 예금기관의 예금 계좌
- 단, 예상되는 상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예금기관에 예치해야 하는 합리적으로 필요한 금액을 고려합니다.
-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감사
- 준비금 관련 발행 기관의 공시 정보는 해당 지침에 명시된 바와 같이 미국에서 면허를 취득한 독립 공인회계사(CPA)의 감사를 매월 1회 이상 받아야 합니다.
- 이때, 감사에는 미국공인회계사협회(AICPA)의 감사 기준이 적용되며, 해당 공인회계사 정보와 공인회계사의 감사 약정서는 사전에 DFS의 서면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 매월 감사를 실시할 때, 감사를 담당하는 공인 회계사는 감사가 적용되는 기간의 최종 영업일과 당해 감사 기간 내의 영업일을 최소 1일 무작위로 선택하여 다음과 같이 발행 기관의 준비금 공시 정보를 검증해야 합니다.
- 스테이블코인의 상환성: 스테이블코인은 매 영업일이 끝나는 시점을 기준으로 시장에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와 동일한 규모의 자산이 준비금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현재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인 Circle의 USDC와 PAXOS의 PYUSD, USDP, BUSD 등이 뉴욕 감독청의 지침에 따라 발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사건이 없다면 이후에 나올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에도 뉴욕감독청의 지침이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 지금 Tether의 USDT는 규제 환경에 맞추기 위해 많은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매 월 감사보고서를 내고 있는 Circle과 다르게 3개월마다 발표하고 있으며, 비트코인 등의 준비금 구성 자산 요건에 포함되어있지 않은 담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규제 환경에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큰 스테이블코인 시장인 미국의 규제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해야 합니다.
6.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현황과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USDT, USDC, DAI의 특징, 그리고 싱가포르, EU, 일본에서 논의되고 있는 관련 규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그 내용이 명확해짐에 따라 다양한 시도가 출현하는 한편, 사업 지속이 어려워지는 프로젝트들이 대거 등장할 수 있는 만큼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규제 도입 현황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은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에 다음 글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도입하려는 각 국가들의 진행 상황과 기존 규제 국가의 정책과 어떠한 차별점이 있는지 알아보고, 최근 다양한 시도를 보이는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에 대한 소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얼마나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끝으로 기존 외환시장과의 비교를 통해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 EU 암호자산시장 법률안 한국은행 번역본
- Theblock Stablecoin Data
- Transparency Report, Tether
- Transparency & Stability, Circle
- MakerDAO 2023 Annual Report
- MakerBurn
- DeFiLlama
- MAS Finalises Stablecoin Regulatory Framework
- 일본 스테이블코인 규제 톺아보기, Declan Kim
- CBDC와 스테이블코인: 한국은행, Circle, Paxos의 인사이트, 해시드 오픈 리서치
- NYFDS Virtual Currency Guid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