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산업에서 기관 수탁이 가지는 의미

가상자산 산업에 신뢰를 가져다준 기관 수탁업체
가상자산 산업에서 기관 수탁이 가지는 의미
가상자산 산업에서 기관 수탁이 가지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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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지난 몇 년간, 가상자산 산업은 급격한 발전을 이루어냈으며 이제는 각국의 정부 및 기관들이 주목하고 있는 주요 산업 섹터로 발돋움하였다. 2021년 9월, 대규모 자산운용사 피델리티(Fidelity)가 유럽, 아시아, 그리고 미국에 위치한 1,000개가 넘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81% 이상의 기관이 포트폴리오에 가상자산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코로나 시절 미 연방을 중심으로 한 양적완화로 인해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고 대규모의 자산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되자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서비스인 수탁(custody)에 대한 요구는 높아졌고, 이에 보안, 운영, 그리고 법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 수탁업체(Institutional Custodian)가 각광받았다.

하지만 본래 가상자산 산업에 있어서 자신의 자산을 제3자에게 위임하는 수탁이란 행위는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성숙하지 않은 산업 규제, 수많은 거래소 및 기관의 해킹 사례, 그리고 무엇보다 탈중앙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권은 스스로 보유한다는 셀프-커스터디(self-custody)로 대변되는 웹3 정신과 정확히 반대된다는 것이 그 배경이었다. 그 결과, 가상자산 업계로 진출하고자 하는 기관 수탁업체들은 기존의 서비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고객에게 접근해야만 했고 현재에는 가상자산 산업 맞춤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수탁업체들이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기관 수탁업체란?

전통 금융권에서 수탁은 금융 기관(주로 은행)이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하지만 가상자산 산업에서는 수탁이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수탁업체가 고객의 자산을 직접 보관하는 전통적인 의미가 아니라, 해당 자산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객의 개인키(private key)를 보호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따라서 기관 수탁업체는 고객의 개인키를 보관하고 고객을 대신하여 트랜잭션을 승인하는 주체로서 직접적으로 중개인, 딜러, 그리고 거래소와 상호작용하여 고객의 자금을 거래한다.

기관 수탁업체가 필요한 이유

기관 수탁업체는 수많은 자금을 움직이는 기관이 가상자산 산업에 진입할 때 필연적으로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를 해소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해당 리스크는 크게 보안, 운영, 그리고 규제 리스크로 나눌 수 있으며 고객의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셀프-커스터디를 통해 모든 자금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더욱 기관 수탁업체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 제공 업체 ‘블록데이터(Blockdata)’가 2022년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탁된 가상자산의 금액은 2019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32b에서 $223b로 약 7배에 달하는 상승을 기록하였다.

  • 보안 리스크: 개인키 탈취, 미허가 접근 등
  • 운영 리스크: 개인키 백업 손상, 불안정한 자금 이전 등
  • 규제 리스크: 피해 금액에 대한 보험 미적용, 회계 감사 부재 등

바이낸스(Binance), 업비트(Upbit) 등의 중앙화 거래소 역시 기관 수탁업체와 비슷하게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고 실제로 어느 정도 해당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래소 해킹 사례가 급증하며 거래소에 기관 자금을 맡기는 추세는 감소하고 있다.

2012년 이후 거래소 해킹으로 인한 피해 규모 추이, 출처: Binance Research

따라서 대규모의 자산을 움직이는 기관들은 거래소에 자금을 맡기기보다는 고객 자산의 보호와 안전이 최우선 목표인 기관 수탁업체에게 자금을 맡기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기관 수탁업체들은 보안과 관련한 회계 감사 및 매니지먼트를 더욱 철저히 구축하였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현재 기관 수탁업체들은 홀로 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역량을 아직 갖추지 못한 기관들을 가상자산 사업에 끌어들일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관 수탁업체

코인베이스 커스터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Coinbase Custody)는 미국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2018년 출시한 수탁 서비스로, 기관 맞춤 트레이딩 및 커스터디를 제공하는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의 서비스 중 하나이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는 대형 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기관 투자자를 대신하여 그들의 개인키를 보호하고, 자산 보관, 수수료 징수, 그리고 예치금 관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는 뉴욕 금융서비스부(New York Department of Financial Services)에서 인가한 유한책임 신탁 회사로서 뉴욕주 은행법 및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를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SEC가 수탁업체에 대해 더욱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다는 발표를 했을 때에도, 코인베이스 측은 문제없이 이전처럼 규제를 준수하며 수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대응하면서 다시 한번 규제 리스크로부터 안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는 지난 6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할 때 수탁업체로 지정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nat)에 따르면,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의 지갑 중 하나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2,200개가 증가하였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의 지갑 BTC 보유량 추이(노란선), 출처: CryptoQuant

코인베이스는 상기한 블랙록과의 수탁 계약 및 기관 고객의 증가에 힘입어 2023년 2분기 $663m의 순수익을 기록하였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0%가량 하락한 수치였지만, 예상치를 상회하였으며 바이낸스와 같은 경쟁 업체들이 규제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였다.

BitGo

2013년 설립된 BitGo는 다중 서명 지갑(Multi-Sig Wallet)과 임계값 서명 체계(Threshold Signature Scheme)를 통해 기관 자금 수탁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는 BTC의 ERC-20 랩드 토큰(wrapped token)인 wBTC의 초기 파트너이자 현재까지 wBTC의 유일한 수탁업체이다. 랩드 토큰 발행의 구조적 특성상 사용자는 자신의 기초 자산을 맡기는 수탁업체를 신뢰해야만 하기 때문에 BitGo는 고객들을 안심시키고자 자금이 안전하고 투명하게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 PoR)’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BitGO는 온체인 대시보드를 통해 PoR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는 해당 대시보드에서 wBTC 유통량, BitGo에 동결되어 있는 BTC 양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블록 익스플로러 이더스캔(Etherscan)에서도 교차 검증이 가능하여 BitGo에서 의도적으로 대시보드를 조작할 위험을 막아주고 있다.

BitGO PoR, 출처 : WBTC
BitGO wBTC 보유량, 출처 : Etherscan

또한 그들이 수탁 중인 BTC가 어떠한 지갑에서 얼마만큼 보관 중인지, 해당 지갑으로 BTC가 언제 들어오고 빠져나갔는지 등 모든 거래 정보를 온체인 검증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단순히 wBTC와 BTC의 총액을 비교하는 것을 넘어 각 거래별로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자신이 믿고 자산을 맡긴 BitGo가 어떻게 자금을 관리하는지 보다 더 투명한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BitGo는 기관 수탁 업계의 리더로서 50개가 넘는 국가에 걸쳐 1,500개 이상의 기관 자금을 보관하고 있으며, 단순 자산 수탁을 넘어 스테이킹(Staking), 디파이(DeFi) 보안 강화, 대출 및 차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치며

가상자산 산업에 다양한 기관과 대규모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현재, 기관 수탁업체들은 신뢰와 안정성, 그리고 편리함을 제공하며 산업에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늘날 기관 수탁업체들은 단순히 고객들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수탁 서비스뿐만 아니라 트레이딩, 보험, 에스크로(escrow), 스테이킹, 그리고 리서치 제공 등 다양한 분야로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또한 기관 수탁업체에 관한 규제가 정비되어 가고 고객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통 금융의 수탁업체들이 가상자산 산업으로 진출하고 있다. 미국의 가장 오래된 은행 중 하나인 BNY Mellon은 2022년 가상자산 수탁 프로그램을 출시하면서 주목을 모았다. 전통 금융의 수탁업체와 가상자산 산업 네이티브(native) 수탁업체들의 경쟁 역시 미래에 주목할 포인트이다.

BNY Mellon의 가상자산 수탁 프로그램 출시, 출처: BNY Mellon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반드시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더군다나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피해 사례를 기록한 가상자산 산업의 경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그 무엇보다 중요시되어야 할 것이다. 기관 수탁업체는 생태계에 안전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갈수록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About the author
Declan Kim

Declan Kim

Research Analyst at DeSp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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