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코인, 관심 경제를 통해 재발견된 잠재력

밈코인의 역할 변화를 살펴보고 시장의 자본과 관심을 받는 배경을 탐구하다
밈코인, 관심 경제를 통해 재발견된 잠재력
밈코인, 관심 경제를 통해 재발견된 잠재력
Disclaimer: 본 보고서의 저자는 본 보고서를 조사하거나 초안을 작성하는 동안 미공개 중요 정보 등을 이용하여 관련 토큰을 구매하거나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각 보고서의 내용은 해당 보고서의 각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서술되지 않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 됩니다.

1. 들어가며

2021년 $DOGE의 폭발적인 인기를 기점으로 암호화폐 산업에서는 밈코인(memecoin) 트렌드가 싹을 틔웠다. 밈코인이란 주로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 캐릭터,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의미하는 밈과 코인의 합성어를 의미한다.

기술을 기반으로 설루션을 개발한 특정 프로덕트의 네이티브 토큰으로서가 아닌 단순한 캐릭터로 얻은 인기는 오랜 시간 지속되지 못하였고, 여기에 더해 시장이 전반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자 더욱 가파른 가격 하락을 기록하며 그 열기는 사그라드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24년 2월 말 $DOGE, $SHIB, $PEPE, $FLOKI 등 원년 밈코인들의 가격 급등에 이어, 지난 3월 13일 덴쿤 업그레이드 적용 이후 솔라나와 베이스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밈코인 열풍이 관측되었다. 그리고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작금의 밈코인 트렌드가 고위험 고수익의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기존의 역할과 위상을 넘어 블록체인 산업의 엄연한 주류 섹터와 현상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 아티클에서는 필자가 이번 밈코인 열풍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던 밈코인이라는 섹터의 진화, 그리고 여기에 숨겨진 밈코인의 잠재력에 대해 조명하고자 한다.

2. 밈코인 역할 확장, 리테일부터 프로젝트까지

단순 투기 상품으로 취급되던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마케팅 수단, 개인의 의사 표현, 커뮤니티의 소속감 표출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밈코인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밈코인의 역할 및 위상의 진화를 크게 개인 투자자인 리테일 측면과 프로덕트를 만드는 프로젝트 측면으로 나누어 각 시장 참여자들이 밈코인을 활용하는 전략에 대해 살펴보겠다.

2.1. 리테일

2.1.1. 높은 변동성으로 투기심을 자극하다

전통 투자 시장과 비교하여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매우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여주는 밈코인은 리스크를 선호하는 리테일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회의 장으로 여겨지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낮게는 수십 배에서 높게는 수만 배에 이르는 가격 상승률을 기록한 밈코인이 등장할 때마다 해당 밈코인으로 막대한 수익을 기록한 투자자들이 트위터 등 SNS에 수익률을 게시하며 많은 이들의 포모(FOMO)를 이끌어냈고, 이는 곧 밈코인 시장에 신규 투자자들을 유입시키고 제2, 제3의 성공 사례를 꿈꾸는 수많은 밈코인 프로젝트를 등장시킨 동력이 되었다.

특히, 솔라나와 베이스를 중심으로 발생한 이번 밈코인 열풍에서는 주목을 받는 밈코인 내러티브 혹은 특정 토큰이 시간단위, 분단위로 바뀔 정도로 리테일 투자자들의 매우 적극적인 트레이딩 활동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처럼 높은 변동성 및 가격 상한선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함을 기반으로 밈코인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빠져있는 소위 ‘디젠(Degen)’들이 즐길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이고 흥미로운 놀이가 되었다.

더 나아가,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와 같이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DEX를 비롯하여 게이트아이오(Gate.io), 쿠코인(Kucoin), 심지어 바이낸스(Binance) 등 여러 CEX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밈코인들을 지속적으로 상장하며 리테일 투자자들의 밈코인 거래 환경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일차원적인 관심을 끌기 위한 밈코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경쟁이 심화되는 동시에 시장은 더욱더 자극적이고 직관적인 밈코인을 찾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인종차별, 참사, 지나친 희화화 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밈코인들이 순간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는 상황도 발생하였다. 특히, 가장 활발히 밈코인이 거래되던 네트워크인 솔라나에서는 한동안 인종차별을 앞세운 밈코인들이 유행하는 상황도 발생하였다.

이처럼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밈을 내세운 밈코인들이 인기를 얻는 상황을 보고 해당 사태, 나아가 밈코인이 블록체인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한다는 입장이 등장하였다. 특히, 이더리움 레이어 및 인프라에 대해 오래전부터 기여해 온 리서처 폴리냐(Polynya)는 작금의 밈코인 열풍을 ‘암호화폐의 무너진 도덕적 나침판’이라고 언급하며 절필을 선언하기도 하였다.

2.1.2. 커뮤니티를 결속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

밈코인은 태생부터 특정 인물, 캐릭터, 혹은 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에 소속감을 불어넣을 확실한 이미지 및 수단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는 주로 개, 고양이, 모자 등 매우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가능한 대상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굿즈 제작 및 커뮤니티 구성원의 2차 창작이 매우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단순한 만큼 이해하기 쉬운 밈코인의 대표 이미지는 홀더들의 커뮤니티 진입 장벽을 낮춰주며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모자를 쓴 개(DogWifHat)’를 로고로 하는 밈코인 $WIF는 가장 일반적인 상징인 개에 털실 모자를 씌움으로써 다른 밈코인들과 차별점을 가져갔으며 해당 모자를 응용한 다양한 2차 밈을 생성해 내며 커뮤니티를 확장시켰다. 여기에 더해, 지난 3월 10일, $WIF 커뮤니티는 18,0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돔 공연장 라스베이거스 스피어(Sphere)에 $WIF 로고를 게시하자고 제안하였고 총 $650,000에 달하는 목표 금액을 단 4일 만에 모집하는 데 성공하였다. $WIF의 해당 사례는 밈코인에 기반한 커뮤니티가 SNS 상에서 새로운 밈을 창작하고 고유하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커뮤니티 결속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주요한 터닝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출처: WIF Sphere

2.2. 프로젝트

앞서 살펴본 리테일 측면에서의 밈코인의 역할과 위상 변화는 밈코인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초기부터 가지고 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규모와 영향력을 넓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밈코인을 활용하는 방법에서는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수많은 밈코인 활용사례가 발견되었으며, 이는 밈코인이 단순히 투기성 짙은 기회의 장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프로젝트의 성장에 다양한 방면에서 기여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발돋움했다고 여길 수 있는 주요 근거가 되었다.

2.2.1. 크립토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유명 암호화폐 VC 배리언트 펀드(Variant Fund)의 공동창립자 리 진(Li Jin)이 작성한 ‘새로운 GTM 전략으로서의 밈코인(Memecoins as the new GTM strategy)’에 따르면, 밈코인의 등장은 웹3 마케팅 프로세스의 선후관계에 변화를 가져왔다.

전통적인 GTM(Go-to-Market) 전략은 먼저 제품(프로덕트)을 만든 뒤, 이후 마케팅을 통하여 해당 제품을 사용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밈코인의 등장 이후 GTM 전략은 밈코인을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뒤에 해당 밈코인을 활용한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상기한 방식은 2021년 NFT가 높은 인기를 얻을 때 활용했던 전략과 유사한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밈코인은 NFT에 비해 높은 유동성과 접근성을 가지고 있으며, 결제수단 채택 등의 유틸리티를 더욱 용이하게 부여할 수 있다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해당 GTM 전략을 채택한 대표적 프로젝트로 $BONK 팀이 출시한 텔레그램 트레이딩 봇인 봉크봇(Bonkbot), $SHIB 팀이 출시한 이더리움 레이어 2인 시바리움(Shibarium), 그리고 소셜 디앱 파캐스터(Farcaster)의 대표 밈코인 $DEGEN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각 팀은 바이백, 소각, 가스 토큰 채택 등을 통해 프로젝트가 해당 밈코인 가격 상승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설계하였다.

  • $BONK: 트레이딩 수수료 중 일부를 $BONK 바이백 및 소각에 활용
  • $SHIB: 이더리움 레이어 2 시바리움 개발
  • $DEGEN: 파캐스터 팁 지불, 결제수단으로 채택, 그리고 $DEGEN을 가스비로 활용하는 레이어 3 구축

특히, 무기한 선물 탈중앙화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는 네이티브 토큰을 출시하기 이전에 밈코인 $PURR을 먼저 출시하며 규모 확장 및 사용자 확보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고양이를 로고로 가진 $PURR은 하이퍼리퀴드의 대체가능 토큰 표준 HIP-1을 기반으로 현물 거래가 지원된 첫 번째 토큰이다. 지난 4월 16일, $PURR 거래가 시작된 이후 하이퍼리퀴드 브릿지에는 3억 6천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모이며 입금 지연이 발생하는 등 시장의 엄청난 열기를 보여주었다. 이후 하이퍼리퀴드는 HIP-1을 활용하여 새로운 토큰을 배포할 시 해당 토큰의 일정 부분이 HIP-1을 기반으로 한 다른 토큰의 홀더에게 분배되는 방향으로 개선하면서 밈코인과 프로젝트의 성장을 일치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밈코인은 유통 계획, 거버넌스, 유틸리티 등 토크노믹스 설계에 있어 네이티브 토큰보다 높은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PURR의 이와 같은 성공 사례 이후 프로젝트 측에서 밈코인을 먼저 출시하여 규모를 확장하고 시장의 관심을 충분히 모은 뒤 프로젝트를 개선하고 네이티브 토큰을 출시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출처: 하이퍼리퀴드 브릿지

2.2.2. 밈코인 특화 프로젝트의 높은 수익성

밈코인 생성 플랫폼 펌프닷펀(Pump.Fun)의 성공을 통해 밈코인이 프로젝트 수익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펌프닷펀은 0.02 SOL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솔라나 네트워크에서 토큰을 생성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으로, 지난 5월 한 달 동안 솔라나에서 약 455,000개의 새로운 토큰이 생성되는 성과에 상당 부분 기여하였다.

펌프닷펀 수익 추이, 출처: Hashed

펌프닷펀은 간편하고 자유로운 밈코인 생성 서비스를 제공하며, 6월 5일 기준으로 약 850,000개의 토큰이 생성되었다. 해당 플랫폼은 거래 금액의 1%를 사용자에게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재까지 벌어들인 누적 수익은 209,000 SOL을 초과하여 약 3,600만 달러에 이른다.

펌프닷펀을 비롯한 밈코인 관련 프로토콜들의 성과는 순수익을 넘어 총매출(수수료)을 기준으로도 두드러진다. 위 그래프는 지난 한 달 동안 수수료를 기준으로 솔라나 디파이 프로토콜 상위 5개의 수수료를 나타내며, 이 중 밈코인 생성 플랫폼인 펌프닷펀과 솔라나 트레이딩 봇 트로얀(Trojan)이 각각 2,3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펌프닷펀의 성과는 타 체인의 대표 디파이 프로토콜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더리움 기반 합성 달러(USDe) 발행 프로토콜 에테나(Ethena)보다 많은 매출과 수익을 올렸다.

3. 시장의 선택을 받고 있는 밈코인

3.1. 수치로 살펴보는 밈코인 열풍

현재 밈코인 열풍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사실은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2024년 5월 28일 미결제약정(OI, Open Interest) 볼륨을 기준으로 상위 10개 암호화폐 중 4개가 밈코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결제약정은 반대매매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파생상품 계약의 수를 의미한다. 따라서 미결제약정의 증가는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 및 잠재 유입 자금이 증가를 의미하여, 주로 시장 활성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밈코인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 $BTC(1위), $ETH(2위), 그리고 $SOL(3위)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 파생상품 거래소 CME($SOL 제외)를 비롯하여 각각 14개, 14개, 그리고 11개의 거래소에서 파생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반면, 상기한 4개의 밈코인인 $PEPE(4위), $DOGE(5위), $BONK(6위), $WIF(8위) 경우에는 각각 4개, 11개, 5개, 그리고 10개의 거래소에서만 취급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밈코인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 및 자본 유입을 보여준다.

비단 투자와 관련된 데이터를 넘어 밈코인은 일반 리테일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화젯거리로 남아있다. AI 기반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인 카이토(Kaito)에 따르면, SNS 상에서 특정 토큰의 영향력을 정량화한 지표인 마인드셰어(Mindshare)를 기준으로 밈코인 섹터는 올해 3월부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가 시장의 관심을 대부분 흡수한 1월과 5월을 제외하고는 밈코인 섹터는 AI와 더불어 2, 3위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디파이, 레이어 2, 게임파이 등 대부분의 기존 섹터보다 높은 성적이었다.

섹터별 수익률에서는 이와 같은 밈코인의 폭발적인 인기를 더욱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델파이 디지털(Delphi Digital) 리서처 Ceteris에 따르면, 2024년 1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암호화폐 섹터별 수익률에 밈코인이 525.5%로 타 섹터에 비해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었다. 레이어 1, 이더리움 디파이, 모듈러 등 이전부터 존재해 온 섹터들이 낮거나 음의 수익률을 보이는 것을 고려한다면, 밈코인 섹터의 막대한 수익률은 밈코인의 시총이 타 암호화폐에 비해 작은 편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3.2. 밈코인의 위상 변화

위에서 밈코인을 향한 자본의 유입, SNS에서의 높은 언급량, 그리고 실제로 밈코인이 기록한 압도적인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챕터에서는 밈코인이 이처럼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과 밈코인의 위상과 관련하여 최근 관측할 수 있었던 시장의 트렌드 및 여론 변화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3.2.1. 어텐션 이코노미: 관심은 돈이 된다

출처: aDOtat

흔히 관심경제 혹은 주목경제로 번역되는 어텐션 이코노미(Attention Economy)는 인간의 주의력을 희소한 자원으로 보는 경제학적 접근법이다. 1971년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이 처음으로 해당 개념을 제시하였으며 2006년 토머스 데이븐포트(Thomas H. Davenport) 교수의 저서 ‘관심의 경제학(The Attention Economy)’에서 본격적으로 이론화되었다.

관심경제는 그동안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접근법이었지만, 지난 5월 13일 발간된 델파이 디지털의 아티클 ‘Attention Is All You Need’에서 밈코인 열풍을 견인하는 동력으로서 어텐션 이코노미를 조명하며 암호화폐 산업에서도 관심경제가 주목받게 되었다. 해당 아티클의 저자 마이클 링코(Michael Rinko)는 타 토큰들에 비해 밈코인의 강한 직관성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설득력을 가져다주었다고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밈코인은 ‘관심이 곧 가치’라는 접근법을 극단으로 끌어간다. 밈코인은 미래에 발생시킬 관심을 토대로 토큰을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방법을 제공하며 투자자는 프로젝트의 로드맵에 걱정할 필요 없이 오직 관심만을 고려하면 된다. 밈코인은 본질적 가치의 부재를 투명하게 보여주며, 이는 역설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신선함을 제공한다 (Memecoins take the “attention is value” framework to its logical extreme. They offer the purest way to buy a token because of the future attention you think it will command. You don’t have to worry about product roadmaps or technical milestones, just attention. Memecoins are transparent about their utter lack of intrinsic value, which, funny enough, many people actually find refreshing).”

기존에 특정 토큰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방법들을 고려하면, 프로젝트가 수익을 창출하지 않고 토큰 홀더에게 수익의 일부를 제공하지 않는 밈코인은 모두 가치가 0으로 수렴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시가총액 기준 상위 25개의 암호화폐 중 3개가 밈코인($DOGE, $SHIB, $PEPE)이며, 막대한 자본과 관심이 밈코인으로 유입되고 있다. 관심경제는 이러한 ‘비상식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접근법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제 시장은 토큰이 발생시킬 ‘수익’보다 토큰이 발생시킬 ‘관심’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3.2.2. 낮은 MC/FDV: 공정한 투자의 필요성이 대두되다

최근 주요 중앙화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가 상장 이후 대부분 하락세를 겪으면서 암호화폐 산업에서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지만 낮은 초기 유통량을 기록하고 있는, 이른바 낮은 MC/FDV 토큰에 대한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MC(Market Capitalization): 시가총액, 현재 유통량에 현재 토큰 가격을 곱한 값
FDV(Fully Diluted Valuation): 완전희석가치, 총공급량에 현재 토큰 가격을 곱한 값

리테일 투자자는 낮은 MC/FDV를 가진 토큰에 투자함으로써 VC 및 팀을 비롯한 내부자들의 유동성 출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바이낸스 리서치(Binance Research)에 따르면 VC를 비롯한 적격 투자자만이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시장의 규모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으며 이와 함께 VC들의 투자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부 투자자들은 수익 실현을 위해 자연스럽게 프로젝트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책정하고 초기 유통량을 제한하여 높은 가격으로 토큰을 출시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다.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MC/FDV는 최근 3년간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 새롭게 출시된 토큰의 초기 유통량은 적게는 6%에서 많게는 18%를 기록하고 있다. 토큰 유통 데이터 분석 플랫폼 토큰언락(TokenUnlock)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약 $15.5b 규모의 토큰이 언락 될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이에 상응하는 매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밈코인은 상기한 낮은 MC/FDV를 가진 토큰들과 완벽히 대척점에 서있다. 대부분의 밈코인은 토큰 락업 없이 출시되기 때문에 MC와 FDV가 동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내부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밸류에이션, 토큰 언락에 따른 퍼블릭 시장에서의 토큰 가격 하락, 그리고 낮은 유통량으로 인해 부풀려진 토큰 가격에 회의를 느낀 리테일 투자자들이 VC가 존재하지 않고 토큰 언락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밈코인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현상은 공정한 투자자산을 찾아가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유통량과 수익률, 출처: @CryptoKoryo 트윗

유통량에 따른 수익률에서도 리테일 투자자들이 밈코인에 몰리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위 그래프에서 X축은 총공급량 중 유통되지 않는, 즉 토큰 락업 비율을 나타내며 Y축에는 지난 3개월(24.02~05) 동안의 해당 토큰의 수익률을 나타낸다. 또한 age 범례는 해당 토큰이 출시된 이후 경과된 개월수를 나타내어 진할수록 오래된 토큰임을 의미한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위 200개의 토큰을 위 그래프에 기록한 결과 $BOME, $PEPE, $WIF 등 락업 물량이 없는 밈코인이 압도적인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MANTA, $W, $DYM 등 높은 락업 비율로 최근 출시된 토큰들의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3.2.3. 거버넌스 토큰을 둘러싼 회의감: 양복 입은 밈코인

이더리움을 제외한 오늘날 알트코인의 유틸리티는 대부분 거버넌스, 즉 토큰을 보유함으로써 해당 프로젝트의 로드맵에 투표를 할 수 있는 기능에 국한되어 있다. 하지만 토큰의 상당 비율이 VC, 팀을 비롯한 내부자와 소수의 고래에게 집중되어 있어 대부분의 일반 투자자들은 해당 토큰을 보유해도 유의미한 거버넌스 영향력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많은 프로젝트들이 SEC로부터 증권성 이슈를 피하기 위해 거버넌스 참여 외에 프로젝트 수익 공유 등의 유틸리티를 붙이지 않은 채 토큰을 출시하는 규제 리스크로 인해 추가적인 유틸리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일한 유틸리티인 거버넌스 영향력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없다면 거버넌스 토큰과 밈코인에는 사실상 차이가 존재하지 않으며, 거버넌스 토큰은 로드맵, 유틸리티, 거버넌스 등의 허례허식만을 갖춘 밈코인이라는 의미로 ‘양복 입은 밈코인’이라는 의견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이는 상기한 ‘낮은 MC/FDV’와 맞물려 VC에 의해 주도되는 토큰들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었고, 공정하며 높은 가격 상승 가능성을 가진 투자자산으로 밈코인이 부상하게 되었다.

3.2.4. 금융 허무주의: 고위험 투자의 게이트웨이가 되다

금융 허무주의(Financial Nihilism)는 개인이 법정화폐, 투자자산, 나아가 금융 시스템 전체에 본질적 가치가 부재하다고 믿는 사고방식이다. 금융 허무주의는 고용 불안, 물가 상승 등 경제적 불안성이 가중될 때 지지를 받는 경향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2030 젊은 세대 사이에서 물가와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근로소득만으로는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으로 금융 허무주의가 발현되고 있다.

금융 허무주의가 심화될수록 소수의 자본가를 제외한 개인은 예금, 적금, 채권 등 안정적인 전통 투자자산보다 주식 혹은 암호화폐 등 비교적 리스크가 높은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존에는 높은 리스크를 가진 자산으로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주요 투자처였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이전과 같은 막대한 수익률을 기대하기 갈수록 어려워질수록 금융 허무주의에 빠진 투자자들은 더욱 변동성이 높은 자산을 찾아 비트코인에서 알트코인으로, 그리고 이제는 알트코인에서 밈코인으로까지 이동하고 있다.

4. 밈코인의 잠재력

4.1. 플랫폼에 제약받지 않는 팬문화 형성

이기 아잘레아(Iggy Azalea)의 $MOTHER가 거둔 성공은 밈코인이 플랫폼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팬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MOTHER는 유명 래퍼이자 모델 이기 아잘레아가 만든 밈코인으로서, 이번 밈코인 열풍 때 처음으로 등장한 유명인 관련 토큰인 케이틀린 제너(Caitlyn Jenner)의 $JENNER가 큰 관심을 얻은 이후 출시된 토큰이다.

출시 직후 외에는 큰 관심을 이끌지 못했던 $JENNER와 달리, 이기 아잘레아는 트위터에서 밈을 적절히 활용하며 $MOTHER 홀더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였으며, $MOTHER 홀더를 위한 텔레그램 채팅방을 개설하였고, $MOTHER를 활용해 티셔츠를 살 수 있는 홈페이지까지 제작하며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MOTHER로 구입할 수 있는 티셔츠, 출처: mother.fun

$MOTHER의 사례는 유명인들이 자신의 브랜드와 사회적 관심을 수익화하기 위해 특정 플랫폼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개인의 플랫폼화’를 가속화시켰다. 그리고 이는 비단 유명인에 국한되지 않고 특정 캠페인, 사회적 이념 및 운동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발행자는 해당 브랜드를 대표하는 밈코인을 출시하고, 이를 지지하거나 해당 토큰이 많은 관심을 받을 거라 예측하는 참여자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가 구축되어 고유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4.2. 기관 유입에 대한 기대감

4.2.1. 밈코인 펀드 출시

더불어 밈코인에 대한 금융 기관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 자산 관리 회사인 반에크(VanEck)는 지난 4월 22일 $DOGE, $PEPE, $WIF를 포함하여 유명 밈코인 6개의 가격을 추종하는 밈코인 지수펀드(MEMECOIN)를 출시하였다.

반에크의 밈코인 인덱스, 출처: MarketVector

접근성과 거래 볼륨 측면에서 부족함이 존재하기에 반에크의 밈코인 지수펀드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때와 같은 기관 유입 영향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런 유틸리티 없이 오직 커뮤니티만을 기반으로 성장한 밈코인이 기관의 관심을 받아 실제 상품까지 출시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본 사례를 통해 타 기관 혹은 더 많은 일반 투자자가 밈코인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암호화폐에 기반한 펀드 회사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밈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려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펀드 회사 스트라토스(Stratos)는 지난 12월 $WIF 유동 펀드를 출시하였다. 당시 $WIF의 가격은 $0.01로, 스트라토스는 해당 펀드를 통해 2024년 1분기에 137%의 수익률을 기록하였다. 또한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트라토스 외에도 유럽 헤지 펀드 브레반 하워드(Brevan Howard)도 $WIF에 투자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금융 기관들이 밈코인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밈코인이 단순한 커뮤니티 중심 자산을 넘어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되기 시작하면서, 밈코인에 대한 인식과 가치 평가가 변화하고 있다.

4.2.2. 밈코인 ETF까지 확장된 기대감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5월, 시장은 이더리움 이후 세 번째로 현물 ETF가 출시될 암호화폐에 대한 논의로 뜨거웠다. 솔라나, 리플 등 높은 시가총액을 보유한 OG 프로젝트들이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몇몇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도지코인 현물 ETF에 대한 언급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카이토 창립자 유 후(Yu hu)는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이 세 번째 암호화폐 현물 ETF 기초자산이 될 수 있는 이유와 $DOGE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여섯 가지 근거에 대해 다루었다.

  1. 토큰 분배가 소수에 집중되지 않은 높은 탈중앙성
  2. CFTC에 규제받는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 파생상품 거래소에 $DOGE 선물 상품 상장
  3.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DOGE의 마인드셰어
  4. 3월 밈코인 열풍 당시의 마인드셰어 및 센티멘트의 상당 부분 회복
  5. 새롭게 유입될 리테일 투자자들이 가장 익숙한 대표 밈코인
  6. 충분한 수익 실현 기회

다만 지난 1월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근거에 미루어보았을 때, 도지코인 현물 ETF는 선현물 시장 규모 및 거래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혹여 상장된다 하더라도 향후 1, 2년 안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이와 관련한 자세한 설명은 필자의 트위터를 참고하길 바란다). 그럼에도 도지코인이 솔라나, 리플 등 오랜 기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대표적 알트코인들과 더불어 세 번째 현물 ETF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밈코인의 위상이 변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5/22 기준 2024년 내에 도지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 출처: Polymarket

5. 마치며

밈코인의 역할과 활용 방안이 다양해지고 생태계가 풍부해지고 있지만 마냥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밈코인을 만들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만큼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 내부자 거래, 허니팟(Honeypot) 등 투자자 피해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시장이 더욱더 자극적이고 직관적인 밈코인을 찾는 상황이 과열되면서 인종차별, 참사, 지나친 희화화 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밈을 앞세운 밈코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도 하였다. 유명 암호화폐 VC인 a16z의 CTO 에디 라자린(Eddy Lazzarin)은 작금의 밈코인 열풍에 “밈코인은 카지노 혹은 거짓된 약속을 보장으로 하는 상품들처럼 암호화폐가 인식되게 하고 이는 미래의 웹3 도입, 규제, 그리고 빌더들의 행동까지 모두 영향을 준다(At best, it looks like a risky casino. Or a series of false promises masking a casino. This deeply affects adoption, regulation/laws, and builder behavior).”라고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이번 밈코인 열풍에서는 밈코인의 긍정적 및 부정적 면모를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밈코인이 시장 참여자의 여론, 주목받는 내러티브 등 그동안 정량화하는데 어려운 요소에 가치를 부여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공정한 토큰, 내부자들에 대한 도전, 커뮤니티 문화 반영 등 밈코인의 가치를 나타내는 수식어는 많지만, 시장 참여자가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밈코인의 본질적 가치는 여론, 마인드셰어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토큰의 가격으로 수치화시킨 데에 존재한다. 특정 밈코인이 대표하는 커뮤니티가 얼마나 활발한지, 얼마나 시장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지, 대변하는 밈이 얼마나 뜨거운 주제인지 등의 무형 자산이 실시간으로 해당 토큰의 가치에 투영되고 있는 현 상황은 암호화폐 시장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가치 발현 프로세스이며, 웹3 산업의 발전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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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lan Kim

Declan Kim

Research Analyst at DeSp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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