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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보고서의 내용은 작성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토큰을 구매 또는 판매하거나 프로토콜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됩니다.

1. 들어가며

일본 웹3 산업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지 1년 여가 지났습니다. 기시다 정권 하에서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되찾고 현재의 디지털 경쟁 시장에서 강대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하나의 축으로 웹3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였습니다. 가상자산 규제 확립, 정부부처의 다양한 웹3 장려 활동, 대규모 금융기관들의 스테이블코인 및 토큰증권 산업 진출 등이 대표적인 행보입니다.

필자는 2023년 한 해 동안 토큰 증권(STO), 규제 동향, 일본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전략, 일본 블록체인 게임 현황 등 일본 웹3의 다방면을 다룬 아티클을 작성해 왔으며, 지난 웹X 도쿄 2023과 올해 IVS2024 교토에 참석하여 웹3를 향한 뜨거운 열기를 현지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IVS2024 행사장

1.1. IVS란?

IVS는 2007년부터 시작된 일본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콘퍼런스이며, 2022년에는 웹3 기업들을 위한 IVS 크립토를 신설하여 현재는 일본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행사 중 하나로 발전하였습니다. 2022년 나하, 2023년 교토에 이어 올해 IVS2024 크립토는 교토에서 개최되었으며 7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 동안 VC, 프로젝트, 미디어, 학생 등 각계각층에서 12,000명 이상이 참가하였습니다. 디스프레드는 작년 IVS에 이어 올에도 참가하였으며 본 콘퍼런스에는 IVS2024 교토의 파트너로서 참여하였습니다.

‘Cross Boundaries’라는 IVS2024의 이념 아래 IVS2024에는 웹2와 웹3를 불문하고 수많은 기업 및 프로젝트가 참여하였습니다. IVS는 스타트업 콘퍼런스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소니(Sony), SBI, KDDI 등 일본 내 굵직한 대기업들의 참여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IVS2024에서는 행사장 중앙에 위치한 메인 스테이지를 기준으로 웹2 부스와 웹3 부스가 반씩 차지하고 있어 참여자들은 별다른 노력 없이 일본 웹2와 웹3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시도들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 AI를 적용한 다양한 서비스 등 그동안 전통적인 산업만을 추구해 온 일본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트렌디한 프로젝트들을 여럿 마주할 수 있었으며, 기시다 정권에서 강력히 추진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위한 산업의 노력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본 아티클에서는 IVS2024 교토에서 직접 보고 느낀 일본 웹3 산업의 현황과 트렌드에 대해 다룹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일본이 본격적으로 웹3 발전에 힘을 쓴 지 1년이 지난 현재 무엇이 달라졌고 어떤 분야에서 가장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으며, 또 앞으로 주목할 프로젝트는 어떠한 것들인지 살펴보겠습니다.

2. IVS2024 리캡

2.1. 스피치 세션 분석

Web3 스테이지에서 열린 패널 토론

7월 4일부터 7일까지 IVS2024 크립토에서는 IVS 크립토 메인 스테이지, 웹3 스테이지, 웹3 엔터테인먼트 존, 크립토 빌리지, 그리고 피치 파크까지 5개의 장소에서 총 75개의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세션에는 스피치, 패널 토론(파이어사이드 챗), 관객 참여형 팝업 세션, 해커톤 등이 포함되었으며, 이 중에서 오프닝, 크립토 빌리지에서 진행된 단순 커뮤니티 밋업, 그리고 피치 파크에서 열린 해커톤을 제외하고 남은 63개의 세션에 대해 카테고리 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하나의 세션이 복수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경우도 있기에 아래 세션 수의 합이 63을 초과하는 점을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2.1.1. 여전히 게이밍이 강세

게이밍과 IP가 각각 25개와 10개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일본은 본격적으로 웹3 산업에 뛰어들기 이전부터, 풍부한 IP를 바탕으로 한 게이밍과 NFT가 일본 블록체인 산업을 이끌 동력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다양한 스타트업 및 대기업에서 게이밍과 NFT 관련 프로젝트로 웹3에 진출하는 모습을 자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IVS2024 크립토에서도 해당 기조는 계속되었습니다. 전체 63개의 세션 중 약 40%가 게이밍 관련일 정도로 여전히 일본 웹3 산업에서 가장 활발한 논의 및 시도가 이루어지는 섹터는 게이밍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세션이 이루어졌던 장소별로 살펴보면 메인 스테이지에서는 총 20개의 세션 중 40%, 웹3 스테이지의 23개 세션 중 17.4%,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존의 20개 세션 중에서는 65%가 게이밍 관련 세션이었습니다.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메인 스테이지에서 상당수의 세션이 게이밍을 다루었으며 NFT, IP, 그리고 게이밍과 관련된 세션을 위한 장소로 엔터테인먼트 존을 따로 할애하는 등 게이밍이 일본 웹3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존에서 진행된 YGG 재팬의 새로운 프로젝트 ‘Katana’ 발표 세션, 출처: Gabee Town

비록 위 분석에서 NFT 관련 세션의 수치가 낮게 기록되었지만, 세션을 진행한 많은 게이밍 프로젝트들이 NFT를 활용한다는 점과 카테고리가 게이밍 관련이 아닌 다른 세션에서도 NFT 도입 방안에 대해 자주 논의되었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수치를 넘어 여전히 일본 내에서 NFT가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1.2. 기관 및 규제에 관한 논의도 활발

일본 웹3가 작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게된 배경에는 가상자산 규제 정립을 바탕으로 한 정부와 기관의 적극적인 웹3 진출이 존재했습니다. 2014년 마운트곡스(Mt.Gox)와 2018년 코인체크(Coincheck) 등 대규모 거래소 해킹을 겪은 이후, 일본 정부는 결제서비스법(PSA), 금융상품거래법(FIEA) 등을 개정하며 오늘날 가상자산 규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였습니다. 또한 SBI, MUFG 등 굵직한 전통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소니, NTT, 반다이 남코(Bandai Namco) 등 다양한 업종의 대기업들 역시 웹3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기관과 규제는 IVS2024 크립토 세션에서도 뜨거운 주제였습니다. 일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의 이사급 인사와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원에 해당하는 일본 금융청(FSA)의 핀테크 최고 책임자도 패널로 참여하였습니다. 기관 관련 세션에서는 주로 각 대기업들의 웹3 산업 진출 전략에 대해 다루었으며, 규제 관련 세션에서는 세제 및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논의가 뜨거웠습니다.

일본은 작년 6월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시행하였으며, 그 이전부터 상당수의 금융기관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비록 수치상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세션은 한 개이지만 기관, 규제, 그리고 전망(Outlook) 관련 세선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자주 언급되었습니다.

이번 IVS를 공동주최한 헤드라인 아시아(Headline Asia)와 IVC의 파트너 아키오 타나카(Akio Tanaka)는 메인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및 2025 웹3와 크립토 전망(Web3 and crypto outlook into 2024 and 2025)” 세션에서 일본이 웹2에서 놓친 우위를 다시 점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집중해야 하는 축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언급하며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JPYC, 소니 뱅크(Sony Bank), 일본 중앙은행이 패널로 참여한 “스테이블코인의 현재와 전망(Current status and outlook for stablecoins)” 세션에는 수많은 참여자가 몰리며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웹3 스테이지에서 진행된 스테이블코인의 현재와 전망(Current status and outlook for stablecoins) 세션

2.1.3. AI를 향한 높은 관심

AI와 관련된 세션은 총 6개로 기관과 함께 공동 4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그동안 블록체인 산업에서 AI 적용에 대한 논의가 디핀(DePIN) 등 인프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면, IVS2024 크립토에서는 게이밍과 IP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써 AI를 주목하였습니다. 이는 상기하였듯 아직 일본 웹3의 최대 관심사가 게이밍과 IP에 머무른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AI 세션 중 게이밍 및 IP와 관련된 세션 리스트]

  • AI application: Acceleration and revolution of gaming
  • Animechain.ai's Vision for a Creator-First Generative AI × Blockchain Ecosystem
  • AI x Web3 short animation contest 「Prince JAM!」
  • The future of AI utilization in anime and game production sites

2.2. 부스 분석

IVS2024에서는 1층 메인 스테이지를 반으로 나누어 좌측에는 웹2 관련 부스를, 우측에는 웹3 관련 부스를 배치하였습니다. 메인 스테이지 내 총 34개의 웹3 관련 부스의 카테고리를 분석하였으며, 지나친 카테고리 파편화를 방지하기 위해 몇몇 비슷한 유형의 카테고리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Gaming: 웹3 엔터테인먼트 존 SHAKE! 내 게이밍 프로젝트
IP: IP, NFT, 게이밍 등의 프로젝트
Community: 밈, DAO, 웹3 스튜디오 등
Institution: 커스터디, 클라우드 등 B2B 위주의 서비스

2.2.1. 기대받던 대기업 부스의 부재

SBI, 미츠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 미쓰이스미토모 신탁은행(SMTB) 등 일본의 대규모 금융기관들의 웹3 부스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던 점은 이번 IVS2024 크립토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해당 금융기관들은 2020년 STO를 시작으로 2023년에는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최근에는 지갑, NF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웹3에 뛰어들며 일본 웹3를 이끌어갈 주요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콘퍼런스에는 전통 금융기관들의 웹3 부스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SBI 홀딩스의 실버 스폰서 참여가 유일하였습니다. 또한 금융기관을 비롯하여 소니, NTT 등 굵직한 대기업의 웹3 사업부 고위직이 참여한 세션에서도 그들의 웹3 사업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확인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대기업의 규모와 사내 의사결정 구조를 고려한다면, 웹3 스타트업에서 볼 수 있는 바텀업(Bottom-Up) 기반의 빠른 의사결정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으므로,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2.2.2. 레이어 관련 부스의 강세

총 34개 웹3 부스 중, 레이어 관련 부스가 7개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제우스 네트워크(Zeus Network)와 같이 최근 주목을 받는 신생 프로젝트부터 OG 프로젝트인 아발란체(Avalanche), 그리고 일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재팬 오픈 체인(Japan Open Chain) 등 다양한 종류의 레이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2.3. 게이밍을 향한 열기를 가득 담은 웹3 엔터테인먼트 존 ‘SHAKE!’

웹3 엔터테인먼트 존 ‘SHAKE!’ 부스, 출처: IVS

‘SHAKE!’는 IVS2024 크립토의 메인 스폰서인 YGG 재팬에서 운영한 웹3 게이밍 부스로, 제노펫(Genopet), 히어로즈 오브 마비아(Heroes of Mavia), 문베일(Moonveil.gg) 등 YGG가 지원하는 게이밍 프로젝트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HAKE! 에서 관람객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간단한 이벤트에 응모하는 등 단순히 설명을 듣는 것 이상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였습니다.

3. IVS2024에서 엿본 인사이트

3.1. 아발란체 서브넷의 잠재력

이번 IVS2024에서 기업별 맞춤형 네트워크를 지원할 수 있는 아발란체의 서브넷을 필두로 일본 내 웹3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게 아발란체가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브넷은 아발란체의 확장성을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설루션으로, 아발란체 검증자 하위집합(subset)이 운영하는 자체 네트워크입니다. 각 서브넷은 네트워크 규칙, 토크노믹스 등을 포함한 네트워크 구조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에, 서브넷을 높은 유연성과 확장성을 제공하는 아발란체 앱체인(app-chain)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발란체의 서브넷은 퍼블릭 네트워크에 진출하는 동시에 독자적인 네트워크 구조를 만들고 싶어 하는 웹2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3년 9월에는 데이터 마케팅 기업 로열티 마케팅(Loyalty Marketing)이 그들의 포인트 결제 플랫폼 폰타(Ponta)에 서브넷을 도입하였으며, 2024년 6월에는 코나미(Konami)도 자체 NFT 설루션 리셀라(Resella)에 서브넷을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IVS2024에서는 아발란체 재팬 부스에서 서브넷 적용 사례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아발란체 재팬 부스, 출처: 0xtoshiko의 X

사라(SARAH)는 월간 2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음식 리뷰 애플리케이션으로, 웹2에서 성과를 거둔 이후 사라는 아발란체 서브넷 기반의 오니기리 체인(Onigiri Chain)이라는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였습니다. 사라의 목표는 네트워크에 기록되는 리뷰 정보를 타 애플리케이션과 공유하고 레스토랑 멤버십 NFT(NOREN NFT)를 통한 특정 고객 대상 마케팅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식품 및 헬스케어를 포괄하는 프로토콜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오니기리 체인을 비롯하여 서브넷을 도입한 일본 기업의 웹3 서비스가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한 사례는 많지 않지만, 기존 웹2 기업 중심으로 웹3 산업을 육성하려는 일본 웹3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퍼블릭 체인의 장점과 높은 자율성을 확보한 아발란체 서브넷이 트렌드로 떠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2.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아직 준비단계

2023년 6월, 일본은 스테이블코인 개정안을 시행하여 일본 내 은행, 자금 이체 기관, 신탁 회사를 중심으로 엔화 및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하지만 작년 시행 당시의 기대와는 달리, 해당 법안이 시행된 지 1년 여가 지난 현재에도 엔화 및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유통은 준비단계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2023년 11월 이후 일본 스테이블코인 관련 소식]

지난 STO 아티클, 일본 웹3 바이블, 그리고 일본 스테이블코인 규제 아티클에서 일본 스테이블코인 산업을 이끌어갈 주요 플레이어로 MUFG와 프로그마를 언급해 왔습니다. 실제로 최근 일본 스테이블코인 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이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띄며 추가적으로 일본에서 USDC를 유통하려는 SBI 홀딩스와 일본 대표 스테이블코인으로 발돋움하려는 JPYC가 두드러집니다.

특히 JPYC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습니다. JPYC는 일본에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개정되기도 이전인 2021년 3월 출시되었으며, 거대 금융기관이 아닌 핀테크 스타트업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으로 초기에는 유니스왑 v3 풀 내 TVL이 $8K에 불과하는 등 난항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스테이블코인 산업 부흥을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동반되고 프로그마를 필두로 JPYC가 발행 및 유통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 현재, JPYC는 일본의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아직 MUFG, 소니뱅크 등 대기업에서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지 않아 뚜렷한 경쟁자가 부재한 지금의 상황이 JPYC에게는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적기라 볼 수 있습니다.

4. 마치며

그동안 일본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팔로우한 입장으로서 이번 IVS2024 크립토는 일본 웹3의 최신 동향을 확인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열정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기회였습니다. 이번 콘퍼런스를 돌이켜보면 다음과 같은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1. 게이밍과 IP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았고,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2. 기관과 개인 모두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향후 일본 웹3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3. 크립토에서 1년은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기간이지만, 정부 주도의 일본 웹3에게 1년이란 짧은 시간이었다.

4.1. 마이넘버카드, 캐시리스정책, 그리고 웹3

마이넘버카드란 특정 개인을 식별하기 위한 번호와 각종 전자증명서가 탑재되어 있는 IC카드로서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공인인증서를 합한 것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일본의 신분증입니다. 마이넘버카드는 2015년 10월부터 시행됐으나, 일본 정부는 그로부터 4~5년이 지난 후에야 마이넘버 카드를 적극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당시 아날로그 행정 처리의 한계를 실감하고 디지털 전환 정책의 일환으로 마이넘버카드 대중화에 앞선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정보에 민감한 일본 국민성, 아날로그 행정처리의 관습화, 그리고 마이넘버카드에서 발견된 대량의 오류 사례 등으로 인하여 해당 정책을 시행하고 4년 차가 되는 2019년까지 교부율이 14.3%에 머무를 정도로 초반 보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마이넘버카드의 대중화를 위하여 인센티브(마이나포인트)를 제공, 건강보험증 폐지 및 마이넘버카드에 통합, 마이넘버정보 총점검본부 설치 및 정기적인 체계점검을 통한 신뢰회복, 그리고 디지털행재정개혁 담당 신설 등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하였으며, 이에 교부비율은 2020년 23%, 2021년 39.9%, 2022년 51.1% 그리고 2023년 76.1%까지 꾸준히 상승하였습니다.

또한, 최근 캐시리스(Cashless) 결제의 가파른 비중 증가에서도 일본의 디지털 전환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캐시리스(신용카드, QR페이 등) 결제 비율은 2010년 13.2%, 2015년 18%, 그리고 2018년 24.2%로 타 주요 국가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2019년 10월 소비세 증가에 따른 캐시리스 결제에 대한 포인트 환원 제도 도입, 라인(Line), 야후재팬(Yahoo Japan) 등 대표 메신저 및 포털 기업들의 적극적인 간편 결제액 환급 이벤트,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대면 결제 수요 증가 등의 요소가 맞물려 일본의 캐시리스 결제액 비율은 2019년 26.8%, 2022년 36%, 그리고 2023년 39.3%까지 급등하고 있습니다.

마이넘버카드 보급률과 캐시리스 결제 비율의 사례는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정부 및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을 앞세워 디지털 전환 사업에 대한 불신 및 일본 산업의 관습을 극복하고 디지털 전환 사업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 일본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은 웹3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웹3 산업도 시행 초기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앞선 두 사례처럼 같이 정부 및 기업의 지속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웹3가 일본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하나의 축으로 성장하리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